수중방파제 ‘잠제’…부실 시공…
‘해안침식 공사를 했는데 왜 침식은 계속될까’ 잠제 보도의 시작이다. 이번 취재의 관건이자 난관은 물속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었다.어렵게 당시 잠제 시공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지만,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물속 현장을 취재해 엉망이 된 부실공사 현장 영상을 들고 업체 관계자를 다시 만났다. 이러저런 얘기 끝에 조금씩 부실공사의 실체를 들을 수 있었다. “애초부터 부실하게 제작된 잠제가 들어갔다”는 실로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이때부터는 국내 몇 명 되지 않는 해안침식 관련 교수와 전문가들을 쫓아다니며 취재에 돌
그들은 왜 119 구급차를 되돌려 보냈나?
“간과 폐가 으깨진 채 한 시간 동안 의식이 살아 있던 고인의 상상하지도 못할 고통에, 누군가의 욕심에 치료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병원만 옮겨 다니다 죽게 된 억울함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기도한다.” 첫 보도 뒤 유족이 취재진에게 전한 말이다. “사장이 장례식장에 보낸 조화에 화풀이를 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유족의 제보로 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출동한 119구급대를 돌려보내고, 15분 거리의 종합병원을 지나쳐 30분이나 떨어진 지정병원까지 환자를 이송한 일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
한국일보 ‘광복 70년, 독립운동家 70년’ 최초의 전수조사 호평
청주CBS ‘그들은 왜 119 구급차를 되돌려 보냈나’ 산업재해 은폐 현장 고발전체적으로 다른 달에 비해 수작이 많지 않다는 평가였다. 5편만 최종 관문을 통과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제300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낸 시기에 광복절이 들어있는 영향 때문인지 이 부문에서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KBS의 광복 70년 특집 다큐멘터리 ‘끌려간 소녀들, 버마전선에서 사라지다’는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흡인력과 함께 의미도 컸다는 평가가 많았다. 동남아 전선의 위안부 문제는 그동안 여러 번 거론되기는 했으나 KBS는 그 현장을 찾아 새로운 사
한국일보 ‘독립운동家 70년’ 등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2일 제300회 이달의 기자상에 한국일보의 ‘광복 70년, 독립운동家 70년’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또 이날 중앙자살예방센터와 함께 선정하는 2015년 3분기 자살예방 우수보도상에 경향신문 주간경향의 ‘따뜻한 말 한마디론 막을 수 없다’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내달 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한국일보 사회부 경찰팀 ‘광복 70년, 독립
YTN ‘인분교수 사건’ 치밀한 분석과 취재로 사회적 반향 불러일으켜
제29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56편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이 가운데 예심과 본심을 거쳐 모두 8편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취재보도1부문의 YTN ‘인분교수 사건’ 보도는 사회적 지위를 가진 교수의 일탈에서 비롯된 사건에 관한 것이다. 전형적인 사건 기사이기는 하지만 열심히 발품을 판 기자의 노력이 기사에 고스란히 담겨져 드러난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였다. 당사자의 반론권 보장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사안을 치밀하게 분석하여 본질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점이 큰 사회적 반향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한국일보의 ‘세월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비리의혹 추적…
이른 새벽 첫 지하철엔 대화가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고단함을 한가득 움켜쥐고 헐값의 일당을 위해 갈 길만 재촉한다. 현실은 숙명이요 처연함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합리에 절망했고, 분노했고, 또 포기하고 있다.유력 정치인이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의 생활은 이들과 달랐다. 그는 업자 김모 씨가 선물한 안마의자에 몸을 맡기고 피로를 풀었다. 업자가 준 외제 명품 시계를 찼고, 현금 수억원이 담긴 명품 가방을 받았다. 김 씨는 곧 안마의자였고, 안마로 몽롱해진 심신은 곧 박기춘 의원의 부정부패였다.동아일보 법조팀은 경기 남양주, 분양대행…
인분 교수 사건
“직원에게 폭행을 일삼고 심지어 인분을 먹이는 사장이 있어요.”짧은 말의 제보로 시작된 취재였다. 사실 확인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사실로 믿기에는 충격적인 내용이어서 우리 취재진은 확인에 확인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진실로 드러난 학대 행위로 인분 교수는 구속기소 됐고, 학교에서도 파면됐다. 범죄자는 응당의 죗값을 치르고 있지만, 우리는 피해자가 받았을 고통이 더 걱정스러웠다. 첫 직장에서 은사에게 당한 횡포와 학대는 쉽사리 잊혀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지독하게 가학적인 폭행에 노출되면서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세월호 비리 연루 재판 중인 운항관리자 정부 무더기 특채 파문…
“네, 모두 특채된 것 맞습니다.” 그들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확인해줬고, 당당했다. 선박 안전점검을 맡는 운항관리자 업무가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이관되면서 세월호 비리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운항관리자 30여명 또한 공단에 특별채용됐다는 내용의 기본 취재를 마치고, 공단과 해양수산부에 최종 확인해 들어갔을 때다. 전국 1만명이 넘는 운항관리 자격자 중 하필 운항관리 부실 등으로 세월호 참사의 일정 부분 원인 제공을 한 이들을 준(準)공무원으로 영전시켜 줬음을 인정한 것이다.7월6일 보도 직후 해수부는 재판 중인 33명 가운데…
임대주택 꼼수에 혈세 줄줄 샜다…
“임대 아파트를 분양한다고요? 그것도 비싸게요?” 소식을 접한 것은 지난 4월이었습니다. 귀를 의심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3년 넘게 취재하면서 임대주택을 분양한다는 말은 처음 들었기 때문입니다. 방식도 특이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이었습니다. 최대 10년간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살고, 입주 후 5년이 지나면 건설사가 입주민에게 분양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업체는 5년 뒤 ‘확정 분양가’를 미리 약속하고 분양대금의 약 98%를 입주 때까지 받고 있었습니다. 분양 아파트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제보를 기다리기보다는 온전히 우리의 발품, 손품, 머리품을 팔아 생산한 기획물을 선보이고 싶었다. 고위공직자 병역이행 내역 전수조사는 그런 우리의 욕구에 적합한 목표물이었다. 4급 이상 고위공직자 2만9489명에 그들의 직계비속은 1만9595명. 그 무량한 숫자 앞에서 우리는 숨이 턱 막혔다. 특히 실명으로 전재하기로 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915명과 직계비속의 병역 이행내역을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일일이 검색했는데, 홈피의 속도가 너무 느리고 자료가 미비한 경우도 있어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했다. 장애물을…
사드 한반도배치 영향 및 성능 논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전략은 베일에 쌓여 있는 대표적인 군사기밀입니다. 그래서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논란은 팩트에 기반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없었습니다.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중국에 전략적 위협이 된다고 반발한 반면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구체적인 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한국 내 논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드 레이더를 북한을 향해 고정시켜 놓으면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주장들이 난무했습니다.…
부산역 노숙인 선원으로 팔려간다…
노숙인들이 불법 브로커에 의해 선원으로 팔려가 열악한 환경에서 6개월 넘게 일해 받은 돈을 이런저런 명목으로 다 떼인 후 다시 노숙 생활을 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는 이야기는 특별하지만 모른 척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였다. 사실 확인이 쉽지 않았을 뿐더러 노숙인들은 원래부터 있던 ‘관행’처럼 이 일을 설명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숙인들의 심각한 인권침해를 그냥 두고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취재가 시작됐다. 정보가 부족해 취재는 곧 난관에 부딪혔다. 결국 두 달 가까이 부산역 인근을 저인망식으로 훑으며 노숙인 100명 이
돌직구 40-죽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
지난 7월3일. 울산 화학 공단에서 일하던 근로자 6명이 작업현장에서 숨졌다. 폐수를 모아두는 저장조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근로자 모두 한꺼번에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한국의 대표적 산업도시 울산에서는 이와 같은 사고가 한 해, 두 해 문제가 아니다. 이 도시의 지난 3년간 산재 사망자 수만 200명이 넘는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사고의 90%가 하청 노동자라는 사실이다.사망자는 모두 정규직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들. 취재 결과,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한화케미컬은 전혀 신경을
동아일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비리의혹 추적’ 등 총 8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5일 제299회(2015년 7월) 이달의 기자상에 동아일보의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비리의혹 추적’ 등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오는 3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 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장관석, 조건희, 조동주, 변종국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비리의혹 추적’△YTN 사회부 배성준, 김주영, 이형원 기자, 영상취재부 이승준 기자 ‘인분교수 사건’△
‘경력법관’ 임용 논란…
대법원은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경력법관으로 선발했다. 임용일은 지난달 1일이었지만 합격자 발표는 7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에 이뤄졌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누구를 뽑았는지 6개월 동안 꼭꼭 숨겨왔다. ‘대법원은 대체 무엇을 숨기려 한 것일까?’ 의문은 여기서 시작됐다.6개월 동안의 취재는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합격자 명단을 입수하기 어려웠다. 망망대해에서 헤매기를 한참, 결국 합격자 명단을 단독으로 입수하는 데 성공했다. 밤낮없이 명단과 씨름하기를 나흘째 경력법관 채용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분석할 수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