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검증의 주체
대통령 선거전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한나라당 내 후보간 검증 논쟁은 과거 선거에서 보기 힘든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경쟁 당이 아닌 같은 당 후보들에 의해 상호 네거티브 이슈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명분상으로는 도덕성 검증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랫동안 그리고 전략적으로 준비된 한나라당 두 후보진영의 캠페인 전략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여론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리던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다고 한다. 비에 맞으면 옷이 젖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
‘독재자의 딸’이 한국의 지도자 될 수 있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한나라당 집권가능성을 우려하고 그 당의 대선주자들을 공박했는데 중앙선관위는 7일 이를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규정한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짓고 대통령에게 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했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선거법 제9조의 모호성과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자기발언의 정당성을 주장함과 아울러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이 민주개혁을 방해하고 있다고 계속 몰아붙이고 있다. 노대통령은 직설적 언사로 자주 구설수에 오르고 있으며 그 덕에 참여정부의 인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번에도 그는 법을 거스르지 않고도 그
장애인의 자존심 꺾는 언론
6월1일 인터넷언론네트워크가 주관한 “사회적 소수자와 대안미디어의 역할” 정책워크숍에 참석해서 ‘소수자를 위한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태곤 함께걸음 편집장은 장애인 미디어가 봉착한 어려움들에 대해 설명했다. 함께걸음은 1988년 창간한 월간지로 최근에는 인터넷 매체로도 접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장애인 미디어는 인터넷 신문 에이블뉴스와 위드뉴스, 주간 장애인복지신문, 장애인신문과 부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저항하라, 보이스 등 인쇄매체가 있다. 방송은
‘기자실통폐합’ 선한 의지인가?
‘기득권 집단의 권력 해체’로 요약되는 참여정부의 개혁전선은 우리사회의 거의 모든 전문직 영역과 경제적 기득권 계층에 걸쳐 있다. 이런 국정 전략의 근거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 이론적 토대는 인터넷과 같은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 기술에서 기대되는 ‘정치 매개집단의 약화론’에 있는 것 같다. 대중매체 시대에는 정치 전문가나 이익집단, 그리고 엘리트들이 정치커뮤니케이션의 자원을 장악하고 있다. 그렇기에 대의제 민주주의체제에서 대통령의 선출은 국민투표로 이루어지지만, 임기 중에는 국회와 정치
5·16의 참뜻 - 산업화인가 반통일인가?
최근 한국의 학계와 언론에서는 4·19와 5·18은 민주화를 이루었고 5·16은 산업화를 가져왔다는 논리가 통용되고 있다. 4·19나 5·18이 민주화를 촉진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5·16의 덕으로 산업화가 됐다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우선 5·16 군사반란 주역들의 소위 ‘혁명공약’자체가 민생고를 해결하고 자주경제를 재건하겠다는 정도의 목표를 세웠지 외자도입으로 산업화를 이룬다는 거창한 꿈은 꾸지도 않았다. 그들이 뒤집어엎은
특종이란 무엇인가
언론인들에겐 특종에 대한 욕심이 있다. 자신의 보도가 다른 사람들의 보도와 차별화된 가치를 갖게 되길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언론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사가 특종을 건졌다며 선전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으며,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어떤’ 매체의 ‘누구’ 기자가 ‘무슨’ 특종을 냈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특종이란 무엇인가. 언론사들과 언론인들이 각자의 머리에 담고 있는 특종에 대한 상(想)은 일치하는 것일까. 특종은 언론이 지향하
기사(騎士)와 기자(記者) 사이
function __ffdd_getFrameName() { try { return window.frameElement.tagName; } catch(e) { return e.number&0xFFFF; } return ''; } 얼마 전부터 게으르게 읽고 있는 ‘중세 이야기’라는 책을 보면, 중세 시대 기사(騎士)는 기자(記者)와 비슷한 면이 많았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기사는 칼을 들었고, 기자는 펜을 들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둘 다 사회적 공명심과 공적 책임과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조승희 사건과 민족주의 논쟁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다. 버지니아공대에서 32명을 살해하고 자살하는 끔찍한 일을 저지른 범인이 한인 1.5세였다는 보도에 우리 모두는 너무나 놀랐다. 그리고 혹 인종적 보복을 받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도쿄대지진(1923년), 만보산사건(1931년), LA폭동(1992년) 등 해외동포들이 집단학살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정부와 국민에게 세 번이나 깊은 조의를 표했다. 또 정부는 조문사절을 보내려했는데 미국의 만류로 그만두었다. 이곳 미주동포들도 여러 곳에서 희
버지니아공대 참사와 언론의 국가주의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를 접했을 때, 실로 엄청난 인명피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한편, 이제는 미국 사회도 총기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데 사회적 합의를 이룰 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한국언론에 비친 이번 사건은 가해자의 국적이 어디냐에 처음부터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는 걷잡을 수 없는 국가주의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주미 대사와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이나, ‘한국인으로서 미안하다’는 여론이 조성된 것이나, 같은 선상에서 볼 수
결정적 시기
결정적 시기는 언제나 오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성장 환경에 따라 뇌의 발달은 영향을 받는다. 뇌 세포들이 서로 연결을 짓고 자라는 과정 중에서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는 것이 있다. 결정적 시기는 후천적 지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로 뇌 과학을 풀어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열쇠이기도 하다. 독일의 연구자 로렌츠는 오리실험을 통해, 새끼 오리들이 항상 어미 오리를 쫓아다니는 행위가 특정 시기에 결정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리의 뇌는 부화하자마자 처음 본 흰색 물체를 쫓아가도록 유전자 프로그램
대선과 정상회담 시비
지금 한국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금년 말 누가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인가이다. 그래서 모든 일에 대한 찬반이 대선에서 어느 쪽에 유리 혹은 불리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 중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의 가부에 대한 시비가 특히 그렇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동안 정상회담문제에 대해 비교적 미온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런데 최근 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작년 10월 베이징에서 북측인사를 접촉했으며 그 후속조치로 이해찬 전 총리가 지난달 방북하여 북한 고위층과 남북관계를 협의하는 가운데 정상회담 문제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성애 사실보도 그렇게 힘드나
작년 한해 종합일간지 10개가 ‘동성애’ 관련해 보도한 기사들에 대한 모니터링 자료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인권정책팀은 “레즈비언, 신문을 찢다”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고 이 자료를 공개하며, 동성애 관련한 보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10월까지 종합일간지에 보도된 동성애 관련 총 624개의 기사 중 34.6%가 동성애에 대해 편견이나 혐오를 내포하고 있고, 18.9%가 공정하지 않은 인용을 통해 동성애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며,…
같기도 언론
요즘 TV에서 유행하는 코미디 중에 ‘같기도’라는 코너가 있다. ‘같기도’란 특정 행동이 해석하기에 따라 이렇게도 보일 수 있고 저렇게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응용한 일종의 상황극이다. ‘같기도’는 우리사회를 지배하는 ‘그때그때 마다 다른 임기응변식 상황논리’를 교묘하게 비판한다. ‘같기도’ 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대선후보로 거명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행보는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우리를
북한을 보는 언론의 눈
지난 2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는 ‘HEU/위조지폐/마약… 근거없는 북한 때리기 반성해야’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미국정부와 미국언론의 발표나 논조에 무조건 동조하여 북한을 비방하는 한국 언론의 자세를 개탄하며 그 시정을 요구했다. 한국 언론은 그 성명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였으며 어느 정도 반성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미국 언론이 북한을 사정없이 때리고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미국 정부나 언론은 북한이란 나라 자체를 ‘깡패국가
한·미 FTA의 대안
아미티지 보고서와 한·미 FTA 한·미 FTA 협상이 오는 24일 이전에 타결될 것 같다. 19일부터 워싱턴에서 수석대표-통상장관으로 이어지는 최종 고위급 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분야를 맞바꾸는 빅딜, 농산물과 섬유분야의 ‘이익 균형’을 이루겠다는 스몰 딜의 결과는 모두 앞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그 불평등성으로 말하자면 병자수호조약이나 소파(외국군지위에 관한 행정협정) 정도가 비견될 수 있을까? 한·미 FTA의 외교안보적 의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