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도 표절 근절해야
논문 표절 시비로 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현직 사퇴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공개된 국내 언론계 내부의 표절 사례는 언론계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에게 자신의 관행화된 그릇된 행위를 되돌아볼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번 표절 파문을 계기로 표절 문제를 깊이 있게 보도해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표절의 문제는 우리네 학계에서만 문제되는 게 아니라 우리 언론계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다뤄야 할 윤리적 문제다. 신문윤리위원회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각 언론사에 보낸 ‘표절금지에 대한 주의조치&r
한겨레 사태가 주는 교훈
한겨레신문사가 모진 시련을 겪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정태기 대표이사 사장의 오귀환 편집국장 전격 경질과 곽병찬 신임 편집국장 지명으로 촉발됐다. 그러나 편집국 기자들은 신임 편집국장 임명동의안을 부결했다. 정 사장의 선택을 기자들이 거부한 것이다. 정 사장은 13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했고, 한겨레신문사는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 결과적으로 정 사장은 논란만 남긴 채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정 사장의 독단과 돌출 행동에서 비롯됐다 할 수 있다. 정 사장은 지난달 30일 임원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굴절된 현대사 장본인들 반성해야
최근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표한 ‘긴급조치 판결분석 보고서’는 유신시대 엄혹했던 과거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독재를 비난하고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재야 인사는 물론 술김에 울분을 터뜨리고 박정희 대통령을 비난한 필부들까지 긴급 조치의 족쇄를 피하지 못했다. 돌이켜 보면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군사정권에 의해 자행된 폭거에 우리 언론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회 지도급 인사는 숨을 죽이고 말을 아꼈다. 부끄러운 우리 현대사의 단면이다. 거기에는 사법 정의를 부르짖는 판사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 눈에 봐도 국민의
한국기자상 대상, 어디서 찾아야 하나
한국기자상 대상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한국기자’란 이름이 붙은 이 상을 한국기자들은 5년이나 품에 안지 못했다.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남 보기 우세스럽다. 한국기자상은 지난 1967년 제정, 매년 수여된 것으로 자타칭 ‘한국의 퓰리처상’이다. 대상은 수상자 당사자에게 뿐 만 아니라 한국 기자 전체에게 영예로운 일이다. 기자 집단이 공동체에서 나름대로 제 역할을 했다는 칭찬, 혹은 격려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상이 5년째 나오지 않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시사저널을 국민 품으로!
시사저널이 끝내 직장폐쇄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았다. 지난 8개월간 지속된 시사저널 사태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과연 21세기에 대한민국의 언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맞는가 의아한 생각이 들 정도다. 시사저널 경영진은 지난 22일 직장폐쇄 조치가 있기 불과 2시간 전에 이를 노조에 통보했다. 지방으로 모꼬지를 가려던 노조원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8개월동안 회사측이 보여줬던 비상식적인 행태는 직장을 폐쇄하는 날까지도 하나도 변한게 없었다. 노조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시설물을 점거하거나 파손한 것도
시사저널 파국 “대화로 풀어라”
작년 6월부터 시작된 시사저널 사태가 올 해 들어와 급전직하의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이 이학수 삼성 부회장의 내부 인맥 구축에 관한 기사를 일방적으로 뺀 사건에서 시작한 시사저널 사태는 급기야 대체인력으로 제작된 시사저널(899, 900호)이 잇달아 발행되는 파행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오랜 기간 이 잡지의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 온 전·현직 기자들의 실망과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취재기자들의 이름이 완전히 사라진 시사저널의 기사를 읽는 독자들은 이 회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
대통령을 만드는 그대들에게
정말 5년 전과 똑 닮았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새해가 또 밝았지만 2002년처럼 올해 첫날도 주요 언론은 대선 예비후보의 지지도 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5년 전처럼 과열, 혼탁, 편파 보도의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요즘 대선 관련 보도는 예비후보의 정책 조명보다는 경마 중계 같은 지지율 순위발표, 이른바 빅3 후보 중심의 일일 동정, 가상후보 대결, 특정후보 편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주요 신문과 방송들은 대선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도 조사를 무려 1백여 차례나 보도했다고 한다. 그것도 대다수가 단순히 순위매
붓을 들 때 북풍한설을 느끼는가
참 많이도 나무랐다. 세밑서 돌아보니 언론의 나뭇가지엔 억센 비판의 흔적들만 연줄 걸리듯 나부끼고 있다. 꼬집고 야단치고 일갈했던 신문 지면들이 쌓이고 쌓여서 어느덧 덧없이 아련하다. 큰소리 쳤던 황우석교수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세간의 언로에 힘입어 국운을 상승시키는 애드벌룬으로 출현했다가 허위의 진실이 밝혀지자 한순간에 추락하였다. 3·1절에 골프 친 총리는 메이저 신문의 파상공격에 보름을 버티다 두 손 들고 말았다. 언론은 같이 골프 친 기업인들의 회사까지 뒤졌다. 관련기업의 주식매매 현황을 특집 다루듯 파헤쳤다.
남북 ‘놈들’의 만남
‘놈들’은 서로 항상 지나쳤다. 분단 반세기 역사가 서서히 무너지는 현장을 누비면서도 서로에게 무관심한 듯 했다. 열심히 남들 얘기를 적으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만남은 갖지 못했다. 그런 놈들이 만났다. 그것도 떼거리로. 놈‘자’(者)자를 쓰는 남북 기자들의 장장 61년만의 만남이었다. 역사적인 2000년 6·15 공동선언후 많은 남북 부문간 교류가 있었다. 기자들은 열심히 이를 취재하고 기록했다. 그러나 정작 기자들끼리의 만남은 소원했다. 그런 면에서 기자들은 역사의 방관자였다
부동산 안정, 언론이 나서야 한다
온 나라가 폭등한 부동산가격 때문에 멍들고 있다. 어느 모임에 가든 막판 화제는 부동산 얘기다. 부동산 값 폭등에 낙담한 서민이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참여정부 들어 여덟 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자 서민들은 정부정책을 더 이상 믿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크다 보니 국민들의 좌절과 한숨은 더욱 깊어진다.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급등 한데는 분명 정부의 정책실패에 문제가 있다. 하지만 우리 언론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 각 언론사나 담당기자들은 정말 냉정히 부동산값
KBS 사장 임명제도 전면 개혁돼야
국민의 방송 KBS가 또다시 사장 선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여러 달 공석으로 남아 있던 사장직이 마침내 정연주 전 사장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사장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와 이에 대한 KBS노조, 이사회의 일부 인사, 그리고 일부 시민 단체의 연이은 반발은 심상치 않다. 연임되는 정 사장의 향후 진로가 결코 평탄하지 않을 것 같다. 이번에 KBS 사장직을 둘러싼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이사회의 사장선임 과정상 불투명성, 특정 인사(정 전사장)를 선임하기 위한 KBS이사회의 구성, 근본적으로는 공영방송 사장을 선임하는 힘
386을 즈려밟는 그대에게
세상이 변했고 앵글은 다종다양하다. 단일의 정치권력이 우산대 역할을 하고 사회의 줄기들이 임석상관을 향해 경례하듯 우산살 노릇을 하던 시대가 지나갔다. 언론이 지칭하듯 문화권력 기업권력 유통권력 인터넷권력이란 메타포까지 생겨날 정도로 권력은 분화되었다. 각 분야 자율의 구심점이 다양해진 것은 분명히 진보다. 여기서 가장 주목받는 공간이 한국 사회의 공론장인 언론이다. 언론권력 특히 메이저신문권력의 시대담론 및 전파력은 대단하다. 멀티미디어가 범람해도 의제설정 매체주도력은 아직 따라올 자가 없다. 한국의 모든 사안을 만기친람하며 공론
냉기류를 넘어 대화의 숨통 트자
마음이 풍요롭고 고운 단풍으로 아름다워야 할 가을이 몹시 스산하다. 날씨 탓만은 아니다. 북 핵실험에 이어 북 제재조치에, 한국과 미국이 선제 북 공격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는 외신에, 그리고 국정원과 검찰의 수사 중인 공안사건 보도에 더욱 움츠러든다. 마치 한반도의 역사시계가 수십 년 전으로 되돌려진 느낌이다. 이러한 냉기류를 뚫고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이달 14~15일 금강산에서 역사적인 남북 언론인들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사상 처음 열리는 이 남북 언론인 토론회에 언론계 안팎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2000년 역
한반도에 전쟁은 피해야 한다
한반도는 다시 전쟁의 화염에 휩싸이고 말 것인가. 지난 9일 북한의 전격적인 1차 핵실험의 후폭풍이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관련당사국간 조정을 거듭하면서 강도를 더해가는 느낌마저 든다. 유엔은 즉각 안보리를 열어 대북제재안을 결의했고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은 일본 한국 중국 러시아를 방문, 안보리 제재에 따른 각국의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요구했다. 중국의 탕자쉬안 특사는 미국과 러시아를 방문한데 이어 다시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핵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세계가 북한의 제2차 핵실험을 막기 위해 긴박하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 불어넣자
지금 금강산은 북핵 파문속에서도 단풍이 울긋불긋 절정이라고 한다. 바로 이 금강산에서 다음달 중순 남북 언론인들이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한다. 한반도에 드리워진 불안정한 북핵 실험 정국에서 2백여명의 남북한 기자들이 한자리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마치 요즘 계절의 변화에 따른 아침저녁의 한기에 몸을 움츠리다가 밝은 가을 햇살 속의 색동옷 같은 단풍을 보는 듯한 기대감을 갖는다. 토론의 주제는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과 남북언론인의 역할이다. 6·15 남북공동선언이 무엇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