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대법원의 사법개혁 저지 의혹’ 사법개혁 논의 확산 토대 마련 평가
G1강원민방 ‘속초세관 보세창고 비리’ 언론 본연의 사명 충실히 수행 ‘호평’2017년 3월 ‘이달의 기자상’(319회)에는 경향신문 대법원의 사법개혁 저지 의혹 등 모두 7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근까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종 보도가 잇따랐으나 이제 사건이 검찰 기소 및 재판 국면에 진입하면서 출품 후보작 내용도 전반적으로 일상적인 취재 및 보도를 다룬 작품들이 출품됐다. 반면 그동안 워낙 큰 이슈 때문에 큰 눈길을 끌지 못했던 지역 보도들이 이번에 다수 출품돼 호평을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 선정된 대법원의
대법원의 사법개혁 저지 의혹
대법원이 일선 판사들의 사법개혁 움직임을 저지한 사실을 밝혀낸 경향신문 3월6일자는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등 대법원 고위층이 직접 개입하고, 양승태 대법원장의 묵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음날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법원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렸다. “법원행정처는 해당 판사에게 연구회 활동과 관련하여 어떠한 지시를 한 적이 없습니다. 일부 언론 보도는 당사자 확인절차 없이 이루어진 보도이며, 앞으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자제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렇게 대법원이 사실을 부인하면서 전국 법원에서 판사회의가 소집됐다. 판사들은 행
비싼 돈 내고 전공도 못 듣는 ‘학문의 錢당’-대학은 돈의 전당
‘장미칼’ ‘쁠몰’ ‘양민학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 단어들을 꼭 껴안고 지냈습니다. 취재를 하며 만난 대학생들의 억울함, 허탈함은 생각보다 컸고, 교수들의 답답함은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학생들은 수 백만원 등록금, 입학금을 내면서도 제대로 된 교육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의실은 모자라고, 있는 강의실 중 상당수는 비좁습니다. ‘블랙홀’이라는 나쁜 자리에 앉지 않기 위해 달리기까지 해야 합니다. 대학들은 말끝마다 “돈 없다”고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듭니다. 수 백억원, 수 천억원씩 적립금을 쌓아 두고 학
연속기획 구의역 사고 이후 추적
기사를 쓰다 보면 가끔 무기력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열심히 취재하고 기사를 썼는데 변한 게 아무것도 없을 때. 그래서 결국 누군가의 아픔을 그저 기사의 한 소재로만 삼은 셈이 될 때. 그 기분이 너무 싫어서 이번만큼은 끈질기게 붙었는지도 모르겠네요.우리가 약속한 건 변화였습니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시민과 노동자가 안전한 사회, 청년이 배고파하며 일하지 않는 사회, 비정규직이라는 단어가 차별을 내포하지 않는 사회요. 약속이 지켜지는지 감시하는 건 언론에 주어진 책무였습니다. 만일 또…
속초세관 보세창고 비리
속초세관은 수입 통관 어패류의 안전한 관리와 밀반출 차단을 위해 보세창고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팀이 확인한 세관 보세창고는 불법 비리 창고 그 자체였다. 보세창고 관리팀장은 수조 사용료로 1억원이 넘는 돈을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 받아, 5천만원 넘게 횡령했다. 특히 속초세관과 운영업체가 모르게 하려고 계약서를 위조해, 몰래 업체와 계약서를 체결하는 불법도 저질렀다. 업체에 수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협박해 항목에도 없는 사무실 사용료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관리팀장의 묵인하에 일본과 러시아 등에서 수입한…
두 장짜리 보고서가 밝혀낸 ‘한 여고생의 죽음’
“선배 통신회사 직원이라고 나왔는데 알고 보니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네요.”전북교육청 한 부서에서 초등학교 관련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기자에게 아르바이트 촬영보조(오디오맨)가 던진 말이다. 전날 언론들이 모 저수지에서 통신회사 여직원이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는데 특성화고 3학년 여학생이라는 것이다.갑자기 왜 뚱딴지같은 말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조금 전 인터뷰를 받고 나온 사무실의 책상 위 서류들 사이에서 우연히 그 내용을 봤다는 것이다.교육청의 2장짜리 내부보고서는 그렇게 존재를 알렸고 어렵게 확보한 내부보고서에는 숨
금복주 하청, 눈물의 상납 관행
우리 모두 어디선가는 ‘을’입니다. 이른바 갑질이 공분을 사고, 사회에서 뿌리 뽑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제가 만난 업체는 금복주와 10년 넘게 거래했지만 거래계약서를 쓰지는 않았습니다. 금복주는 계약서 없는 계약으로, 관행이라는 명분 아래 갑을 자처했습니다. ‘우리 사이 의리’를 내세워 거래는 이어졌지만 명절 상납금을 거부하는 을에게 갑 금복주는 한 마디를 남긴 채 거래를 중단합니다.“어느 하청이 이지랄 하는데? 고마운 줄 알아야지.”모든 산업과 기술의 발전은 을의 손을 거치지만 달콤한 영광은 갑만의 것이었습니다. 노력과 책임
전국 정수장 ‘저질 활성탄’ 납품비리
‘저질 활성탄 납품비리 사건’은 공공재 구매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와 공직사회 비리가 국민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등 수돗물 공급을 도맡은 공공기관들은 먹거리 안전과 직결되는 수돗물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명목으로 정수장 시설 고급화에 세금을 써왔다. 대표적인 것이 정수제의 일종인 활성탄을 활용하는 공정을 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뒤로는 수돗물의 품질을 더욱 나쁘게 하는 비리와 비위를 저질렀다. 그러면서도 음용캠페인과 같은 ‘대국민 사기극’을 벌여왔다.국민들은 최소 12년
TV조선 ‘김정남 암살’ 해외언론보다 앞선 보도 호평
2017년 2월 ‘이달의 기자상’(318회)에는 TV조선의 ‘김정남 암살 최초 보도 및 후속 보도’ 등 모두 7건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전통적인 특종기사가 경합하는 취재보도1부문에는 치열한 경쟁 속에 모두 3건이 선정됐을 만큼 좋은 보도가 많았다. TV조선의 ‘김정남 암살 최초 보도 및 후속 보도’는 시간 특종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부 있었지만, 다각도로 사실 확인을 마쳤다는 점과 외국에서 발생한 사건임에도 국내언론이 먼저 보도한 점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이번 달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보도 2건이
김정남 암살 최초 보도 및 후속 보도
TV조선 외교안보팀은 지난달 14일 아침 외교가에서 ‘김정남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근거는 명확지 않았지만 지나칠 수 없는 중요 정보였다.끈질긴 취재 끝에 각종 경로로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여성 용의자들에 의해 독살됐다는 팩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정남 암살이 남북 관계는 물론 동북아를 둘러싼 외교 상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보도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거듭된 회의 끝에 팩트가 확인된 만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보도하기로 했다.그 이후 로이터와 AP, AFP 등 주요 국제…
安 선물 덕에 아내한테 점수 땄다…녹취록 공개
“거짓을 말할 경우 위증의 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맞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매시간 등장했던 문장입니다. 이번 청문회에선 유난히 ‘위증의 벌’이란 단어가 자주 쓰였습니다.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할 청문회장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 ‘말잔치’가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돈을 낸 사람은 있는데, 정작 강요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좋은 학점을 줄 것을 지시받은 교수는 있는데 지시한 교수는 없었습니다. 청문회 기간 책임을 지고 잘못을 인정한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김영재 원장과 그의 부인 박채
“최순실 모친, 삼성동 대통령 자택 계약” 증언
“임선이씨가 ‘박근혜’ 주민등록증까지 가져와서…” 1990년 6월 당시 계약을 중개했던 부동산 업자가 한 말입니다. 임씨는 집을 보러 다닐 때마다 중개인에게 “경호가 좋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중개인은 그때까지도 박 전 대통령이 살 집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계약 당일이 돼서야 임씨가 박 전 대통령의 주민등록증을 건네며 “이 사람이 살 거니까 이렇게 쓰면 된다”고 했다는 겁니다. 당시 삼성동 자택 총 매수대금은 10억5000만원. 임씨는 이 큰돈을 계약금부터 잔금까지 모두 ‘자기앞수표’로 냈습니다.첫 단독보도 이후 제게
게임산업 노동자 잔혹사
“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랑 얘기하면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한 경우는 없습니다.” 몸담은 회사와 관계없이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비슷했다. 야근은 잦았고, 철야도 적지 않았다.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엎어지면 퇴사를 생각했고, 잘리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노동자로서의 권리보다는 문화산업 노동자의 특수성만이 강조됐다.청년들의 꿈의 일터에서 사람이 죽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취재를 시작했다. 노동조합이 없는 산업의 특성상 노동자들과 접촉하기가 어려웠다. 알음알음 연락이 닿는 취재원들을 만나면 신원이 드러
아스콘 공장發 건강·주거권 경보
대기오염물질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꿔놨다고 자부하는 ‘아스콘 공장발 건강권·주거권 경보’ 취재는 의왕시 주재기자 시절이었던 지난해 11월 제보 하나에서 시작됐다. 의왕경찰서 직원들이 심한 악취로 고생하고 있고 암환자도 잇따라 발생했는데, 바로 옆에 있는 아스콘 공장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취재 결과, 인근의 지역 주민들도 지속적으로 악취 민원을 제기하고 있었고, 첫 보도 이후 또 다른 제보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아스콘 공장 바로 옆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진행된다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일련의…
문화재 망친 엉터리 복원공사
국보 1호 숭례문이 불길에 휩싸이는 광경을 지켜봐야했던 지난 2008년. 복원공사 과정에 드러난 대규모 비리는 국민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겨줬다. 문화재계에 이어져온 고질적인 비리구조, 과연 우리 주변은 괜찮을까? “경상감영이 엉망으로 방치되고 있어요”라는 추상적인 제보로 시작한 취재는 이런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했다. 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하며 영상에 담은 지난해 10월, 곳곳이 갈라지고 찢겨진 채 방치된 모습에서 구조적 비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단발성 보도에 머물지 않기 위해 복원공사가 있었던 2010년으로 되돌아갔다. 대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