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스님의 소신공양과 수경스님의 잠적
6·2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선방에서 정진하던 문수 스님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글을 남기고 소신공양(燒身供養)을 했다. 스님의 스스로 자신의 육신에 불을 붙여 이승의 삶을 끝내는 소신공양은 우리나라 현대 불교사에 없던 사건이지만 조계종은 이 일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불교환경연대 대표로서 4대강 사업에 대한 불교계의 반대운동을 이끌었던 수경 스님은 문수 스님 추모식에서 조계종의 집행부의 이러한 행태를 질타했다. 그리고 열흘이 안 돼서 수경 스님은 화계사 주지직과 불교환경연대 대표직, 그리고 조계종 승적을 내려놓고
지방선거와 유쾌한 소셜 미디어 활용
지난 6·2 지방선거는 정치적으로나 미디어 차원에서나 많은 논란거리를 남겼다. 정치적으로는 여당 한나라당의 패배, 4대강과 세종시, 천안함 관련 이슈, 노풍 등이 혼재된 선거였다. 언론계에서도 보도의 편파성, 천안함 보도태도,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이 대두되면서 논쟁이 많았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번 선거는 당락을 떠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관심 있게 지켜본 것은 트위터로 상징되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정치적 활용이다.선거법 93조 1항의 선거운동 기간 이전 인터넷 규제에도 불구
백성들 머리에 이고 싸우면 굽히지 않을 권력 없다
아무리 억울해도 억울하다는 호소도 할 수 없는 사람들. 그러나 산처럼 높고 무거운 존재 또한 백성이다. 그래서 백성들만 머리에 이고 싸우면 굽히지 않을 권력은 없다고 했다. 목민심서에 나온 말이다. 6·2 지방선거 투표혁명은 그랬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준엄한 메시지를 던졌다. 보수언론이 도배질하며 동참한 천안함 북풍선거는 잉크로 쓴 거짓이 피로 쓴 진실을 덮을 수 없다는 노신의 언설만 방증했다. 요즈음 대학생을 일컬어 머리는 진보, 행동은 보수라고 지적하곤 한다. 치솟는 등록금, 높아지는 취업 장벽에 버거운 서민가정이…
언론, 국민연금 효용가치 제대로 알리자
최근 국민연금 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연금액이 최초로 2백만원이 넘는 사례가 나왔다고 한다. 노후에 대한 공포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반화되어 있는 현실에서는 참으로 반가운 기사이다. 젊어서 꼬박꼬박 냈던 국민연금으로 노후에 2백만원가량의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동안 수많은 기사를 통해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후가 끔찍해질 것이란 비관을 자주 접해 왔다. 연금상품을 취급하는 금융사로부터 연금이 없으면 노후에 자장면도 못 먹고 살게 될 것이란 협박 아닌 협박도 자주…
언제까지 종이 신문을 구독할 것인가
나는 아직은 신문을 집에서 구독한다. 한 개도 아니고 두 개를 보고 있으니 종이 신문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아무리 인터넷이 빠르고 신속하게 뉴스를 전한다고 해도 종이 신문이 갖고 있는 나름대로의 매력과 종이 신문을 봐왔던 습관 때문에 적어도 내 생애에는 종이 신문을 계속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들어서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나도 집으로 배달되는 종이 신문을 머지않아 끊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여 년 전과 달리 집에서 신문을 보지 않는 가구가 부쩍 늘었음은 재활용쓰레기
기자님은 후보를 다 아시나요?
얼마 전에 TV를 보다가 한 공익광고를 보았다. 요새 한참 뜨는 개그우먼이 나와서 시선이 저절로 갔다. 지방선거 투표방법과 참여 캠페인 광고였다. 4번씩 2회 투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명색이 정치학 전공자라 투표를 8번 한다는 것을 알면서 우쭐하는 마음에 같이 TV를 보던 어머니께 이야기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8번이나 투표하는 게 뭐가 쉽냐는 핀잔이었다. 그리고 후보도 누가 누군지 몰라서 대충 찍겠단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꽃이라고 한다. 선거야말로 민주국가에서 합법적인 권력창출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권자가 선거를…
새만금의 진실
여행은 버리고 비우기 위한 아름다운 여정이다. 각지고 힘들수록 여행은 청량제 역할을 한다. 여행자는 자연과 수평을 이룰 때 하나가 된다.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 했다. 자연은 인위가 아닌 원초적 제도와 공간을 말한다. 환경은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 사고는 마음과 행동을 지배한다. 이번 주말여행은 33㎞ 세계 최장 새만금방조제로 떠났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 토목공사, 바다의 만리장성, 명품 방조제라는 새만금방조제 완공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2030년 예정된 1단계 계획을 10년 앞당겨 끝내겠다면서 대한민국 최초 종합적&middo
저축의 동기를 꺾는 기사
최근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크게 내리고 있다. 금융 관련 뉴스에는 은행의 수신금리가 4%대 진입을 했다는 등 3%대까지 크게 떨어졌다는 등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반갑지 않은 소식에 더불어 따라붙는 기사로 수신금리는 적극적으로 내리면서 대출금리 인하는 소폭에 그쳐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한쪽에서는 이상기후로 농산물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하고, 또 다른 기사에서는 저축이 아닌 투자로 돈 벌라는 선동을 접한다. 때맞춰 금리는 낮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는 데 반해 주식시장은 연일 강세
토머스 제퍼슨이 한국 언론을 본다면
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하고 초대 국무장관과 제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은 법률가일 뿐더러 자신의 저택 몬티첼로를 설계한 건축가이며, 버지니아 대학을 세운 교육자였다. 당대의 지식인이었던 제퍼슨은 언론의 자유가 모든 자유의 기초라고 생각한 자유주의자였다. 그는 또한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제한된 정부’만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 입헌주의자였고, 강력한 중앙정부는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했던 주권(州權)주의자였다. 그는 자신이 미국 대
소셜 미디어에 눈을 돌리자
웹이 대중화되면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가 뜨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에 참여하기 위한 미디어 틀을 지칭한다. 소셜 미디어는 다양한 사람과 정보적 교감을 나누기 위한 개방적인 구조가 필수이고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트위터나 유튜브, 플리커, 마이스페이스, 디그 등 최근 주목을 받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이다. 얼마 전에는 기업인, 스포츠 스타, 연예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소셜 미디어는 이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심지어 보안을 최우
우리시대 희망은 있는가
봄날 개나리꽃이 만발했다. 옹기종기 모여 몸 비비꼬며 사는 풍경이 흡사 서민의 삶을 닮았다.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이다. 삶이란 희망을 찾아 하루 한 페이지씩을 써 가는 일이다. 그런데 요즈음 이 한 페이지씩 넘기는 일마저 여간 버거운 게 아니다. 천안함 침몰 후 당국은 진실이라고 말하고 민심은 억측과 불신의 파편만 나부낀다. 함수와 함미, 사리와 조금, 인양 중단과 재개라는 두 단어 사이를 뛰어넘지 못한 보도프레임은 9회말까지 레퍼토리가 반복되는 야구중계 수준만도 못하다. 그렇게 “닷새가 지나도…
주식시장 전망과 정보의 함정
최근 연일 주식시장의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연일 상승장을 이어가자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전망을 ‘조정’에서 ‘상승’으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당연히 각 언론사들의 경제 관련 뉴스에서 주식시장의 낙관론이 주요 기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연초에는 주로 1천8백선을 최고치로 전망하던 증권사들이 1천9백선까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주식시장의 상승 분위기 영향인지 적립식 펀드가 11개월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4․19’ 50주년에 신문을 생각한다
오는 4월 19일은 4·19 혁명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4·19’가 나던 해에 초등학교 3학년이던 내가 나이 60을 바라보게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 열 살 소년이던 나에게 4·19는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는데, 그것은 우리 가족이 서울 한복판에서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종로구청 자리에 있던 수송국민학교를 다녔다. 당시 6학년이던 학생이 유탄에 맞아 죽었는데, 그가 4·19의 최연소 희생자였다. 지금의 정부종합청사…
‘스마트폰’ 언론에 위협인가 기회인가?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이다. 작년 말에 전 세계에서 80번째라는 늦은 순서로 스마트폰(Smart Phone)이 한국에 도입된 이후 4개월이 경과했다. 그간 스마트폰은 50만대 이상 팔리며 디지털 문화 아이콘이 되었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각사에서 스마트폰이 본격 공급되는 하반기에는 사용자 수가 더 증가할 것이다.사실 스마트폰은 국내 인터넷 환경에 혁명적인 전환을 가져왔다. 유선 중심의 인터넷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 IT인프라 수준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고 이에 대한 자성도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스마트폰은 2가지 차원
6·2지방선거 인용보도와 기자영혼의 독립성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6월 2일은 제5회 동시지방선거일. 복잡다단한 선거규모로 보아 대선에 버금간다. 단체장, 의원, 비례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 8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투표용지에 등장하는 후보가 1백 명에 이르는 지역이 나올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언론의 후보검증과 정책 여과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그야말로 말, 말, 말들이 쏟아진다. 말은 언론이 어떻게 인용보도 하느냐에 따라 민심 속으로 강물처럼 흘러가기도 하고, 여론의 중심에서 매섭게 소용돌이치기도 한다. 저널리스트는 취재원과 독자 사이의 교량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