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지 못한 영웅의 눈물, 대통령이 응답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조선상고사’를 통해 남긴 말이다.일제 35년은 우리 민족의 정통성과 역사가 단절된 시기였다는 점에서 치욕스러운 기간이다. 나라를 되찾고자 다방면에서 힘쓴 이름 없는 민중들과 애국선열들의 활동, 그리고 그들이 만든 독립 단체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다. 기자는 우연한 기회에 故 김용관 선생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됐다. 이에 경기일보 사회부는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 인증 시스템 분석에 나섰다. 유사 사례를 모으는 것부터 취재가 시작됐다. 독립기념관, 민족문
밍크고래의 춤
울산 앞바다는 고래가 많았던 지역으로 과거에는 ‘고래의 바다’, ‘경해(鯨海)’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19세기 포경산업이 발달하면서 동해바다의 대형 고래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수십 톤에 달하던 대형 고래들이 사라진 후 이제 남은 것은 밍크고래뿐. 그 많던 고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예부터 고래고기를 먹는 풍습이 남아 있어, 울산 장생포에는 고래고기집이 성행한다. 밍크고래의 경매가는 3000~4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로 어부들은 밍크고래를 바다의 로또라 부른다. 포경이 법으로 금지됐지만 불법 포획과 유통이 성행하는 이유다
서울신문 ‘대한민국 과로리포트’ 시의적절한 주제·세밀한 자료분석 ‘호평’
뉴시스 전북 ‘비리 화수분 사학, 부안여고의 민낯’ 지역언론의 역할 충실히 수행 2017년 10월 제326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각종 국정농단 사안과 이명박 정부 당시 부정부패 사건들과 함께, 최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특혜채용, 건설비리, 갑질 등 사회 전반의 고질적인 적폐에 대한 고발기사들이 다수 출품됐다. 세계민주주의 역사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촛불혁명 1년을 지내면서 권력의 부정부패와 각종 범죄행위를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를 통해 고발함으로써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언론들의 사명감이
靑 지시로 軍 사이버사 불법 활동 外
군의 정치 개입이란 헌법 유린 행위를 이대로 꼬리자르기 식으로 끝내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해선 안 되겠다. 양만희 부장 이하 SBS 기획취재부가 뜨거운 9월 한 달을 보내며 가진 문제의식이었다. 따져보니 대선 전 군 사이버사 특별 증원이 청와대 지시였다는 단독 보도를 시작으로 박근혜 정부에서도 군의 불법 정치개입과 김관진 장관의 구체적인 개입 증거, 그리고 민간인 아이디까지 도용한 불법 댓글작업, 군까지 민간인 블랙리스트 비방물 합성 유포, 4년 동안 뭉갰던 김관진 전 장관 수사, 대선 당시 해킹 부대의 수상한 지휘통제 등 모두 1
소규모 난개발의 습격…매장문화재 SOS 지도
현행법상 3만㎡ 미만 공사는 오랜 세월 문화재 조사가 소홀했지만, 그 문제점이 제대로 공론화된 적은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관련 난개발 실태가 자세히 조사된 사례가 없었다.간접적으로라도 문화재 훼손 실태를 데이터로 검증하고자 나섰던 이유이다. 18년 동안 100만 건의 건축 데이터와 9만 건의 매장 문화재 유존지역 데이터에 매장문화재 조사 자료를 대조해 자체 공간 분석을 하기로 했다.데이터 수집과 정리 과정은 쉽지 않았다. 누락된 매장문화재 조사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 여름 내내 각종 제보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얻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 의혹
지난 6월19일 늦은 저녁 인천의 어딘가에서 제빵기사 5명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함께 자장면을 먹을 때만 해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할지도, 또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명령을 할지도, 이 사안이 한국사회의 큰 논란이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다만, 그 생각은 있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빵을 만들면서도, 파리바게뜨 본사 소속도 가맹점 소속도 아닌 변칙적인 고용형태가 왜 생겨났는지,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밝혀내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했다. 지난달 21일 고용노동부
공공기관 부정채용 민낯
“강원도 가는 길, 직선 주로는 별로 없다. 굽이굽이 돌고 돌아 어디든 겨우 들어간다. 이 사회, 청년들 취업 경로가 그렇다. 울고 부모 탓하고 기어코 목숨 놓는 이들이 굽이마다 있다. 한겨레 디스커버팀은 7월 말부터 ‘공기업 채용 비리’를 탐사취재해왔다. 그 결과물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보좌진이 주요 공기업에 부정·편법 채용된 사실을 앞서 보도했다. 부정청탁·세습채용 따위 ‘반칙의 세계’로 한 발 더 여러분을 안내한다. 강원랜드는 그 세계의 축소판이다.”이 편집자주와 함께 9월10일 강원랜드 합격자 518명 중 493명 ‘빽
중상자 방치에 암매장까지-전직 교도관이 증언한 5·18 당시 광주교도소의 진실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은 광주지역 언론인들의 사명과 같다. 전남일보 취재진은 이 같은 생각으로 이번 취재에 임했다. 어느 때보다 그 진실을 밝히려는 각계의 움직임이 활발한 지금, 본보는 그동안 누구도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던 ‘광주교도소’ 내에서의 참상을 낱낱이 보도했다.1980년 5월 광주교도소에서 자행된 계엄군의 가혹행위와 살상, 시민들의 죽음과 암매장은 그 동안 숱하게 제기됐지만 피해자들의 ‘주장’일 뿐이라며 묵살됐다. 그 때문인지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나 언론의 면밀한 취재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보다 객관적 위치의 증언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지난 1월 국제신문 창간 70주년 기획 기사를 준비하면서 부산 중구 보수동 한 마을을 찾았다. 홀몸노인 문제의 대안을 찾기 위한 현장탐방 차원에서였다. 좁고 낮은 골목길을 지나 겨우 도착한 마을 분위기는 참혹했다. 이곳엔 수십 년 전 마을을 형성한 노인들만 살고 있었다. 작은 슈퍼를 운영하며 홀로 사는 90대 노파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웃에 사람이 사는지조차 모른단다. 이 노파는 사람이 그리워 ‘월세 10만원’ 벽보를 붙이고 한 지붕 아래 함께 살 ‘가족’을 찾고 있었다.‘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기획시리즈는 이 벽보에서 시작됐다.…
리베이트 덫에 걸린 지방의원들-재량사업비 뒷돈 거래부터 전국 최초 폐지선언까지
2년 전부터 전북도청을 출입하면서 생소한 명칭을 접하게 됐다. 이름부터가 그다지 호의적으로 다가서질 않았던 ‘재량사업비’다. 집행부인 행정기관이 의원 재량껏 쓸 수 있는 예산을 책정해주는 대신, 의원들의 감시기능을 무디게 하는 기대효과에서 편성되는 ‘누이좋고 매부좋은’ 예산인 셈이다. 전북지역 도의원의 경우 1인당 1년에 5억5000만원, 나머지 시·군의원들에겐 지역에 따라 1억~3억원 가량의 재량사업비가 책정된다. 그런데 이 재량사업비를 둘러싸고 지방의회 안팎에서 ‘공공연한 비밀’이 귀에 찾아들었다. 바로 지방의원들이 ‘주민숙원사
SBS ‘군 사이버사 불법 활동’ 청와대 개입 정황 등 보도 호평
국제신문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고립된 노인들의 현실과 대안 이끌어낸 수작 2017년 9월 제325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수개월째 집중 조명되고 있는 과거 정부 시절 국가기관의 불법 활동을 비롯해 노동, 노인, 문화재, 광주 등 다양한 주제가 깊이 있게 다뤄졌고, 수상작도 여러 부문에서 고루 나왔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취재보도1 부문은 국정원과 군의 불법 활동 관련 보도가 출품작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가운데, SBS의 청와대 지시로 군 사이버사 불법 활동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단초가 된 군 사이버사의 내부고발자 인터
댓글공작 최초 실명 폭로…“청와대 날마다 보고”
알다시피 댓글부대는 축이 두 개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다. 최근 국정원 기사가 주로 많이 나왔던 건 거기에 ‘적폐청산 TF’가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나마 국방부에도 TF가 생겨 다행이다. 베일에 가려졌던 이곳에서도 진실의 조각이 많든 적든 나오게 될 것이다. 이번 취재의 목적은 두 가지였다. 군 댓글부대의 심각성과 청와대·군 수뇌부의 책임론을 부각해 보겠다는 게 첫째였는데, 국방부 TF가 생겼으니 어느 정도는 달성됐다고 자위할 만하다. 물론 더 두고 봐야겠지만 말이다. 우리가 문을 열어젖힌 것이라면, 이철희 의원을 비롯한 국회
삼성 장충기 문자 메시지 단독 입수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휴대전화 속 문자 메시지는 영화 속 한 장면이라고 여겨도 어색하지 않을 내용이 다수 담겨 있었습니다. 짐작으로만 떠돌던 ‘관리의 삼성’ 실체가 적나라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시사IN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취재해왔습니다. 계속해서 바뀌는 삼성 해명의 이면을 밝히는 팩트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장 전 차장의 문자 메시지가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해줄 주요 증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삼성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국정원, 댓글알바 30개팀 3500명 운영했다 등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2013년 말 수습 때 취재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보도되면서 당시 혼외의심아들 개인정보가 유출된 곳으로 지목된 서초구청에서 여러 날을 소위 말하는 ‘뻗치기’를 하면서 보내야 했습니다. 취재 당시 국가정보원이 이 혼외자 의혹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고, 국정원 직원 송아무개씨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검찰이 국정원과 청와대 조직 차원의 개입 의혹에도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꼬리자르기 식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2심은 지난해 1월 송씨에게 벌금 700만
잊혀진 살인마 석면의 공습
7월 초, 출입기자들에게 뿌려진 환경부 주간 보도자료가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석면 질병 검사 의료기관 수를 대폭 늘린다는데 환자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얼마나 늘어날 가능성이 크길래 늘린 것인지, 당연히 있을 법한 설명이 없었습니다. 정부는 20~30년 안에 사망자가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 죽음들은 오로지 피해자 각자의 몫으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때에 영문도 모르게 찾아올 것이 뻔한데 이렇게 담담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피해자들을 찾는 게 어려웠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두 해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