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는 쉽다?
소셜 네트워크는 쉽다. 맞는 말이다. 계정만 만들면 금방 시작할 수 있으니까.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했다.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홈페이지를 전문으로 개발해주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이유다.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는 계정만 만들면 된다. 이미 구축돼 있는 플랫폼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그것도 스스로 독자를 찾아나서 직접 대화를 나누는 플랫폼이다. 홈페이지처럼 독자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구조가 아니다. 매우 효율적이다.소셜 네트워크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건 이메일 계정 뿐이다. 이메일
마음 속 보도지침
땡전뉴스와 보도지침이 공식으로 지배하던 1980년대 중반, 나는 1년여 뉴스데스크의 단신모음 코너인 ‘보도국입니다’를 맡았다. 독자들이 신문 맨 아래 1단부터 봤듯이, 시청자들은 땡전을 피해 오후 9시15분 이후 뉴스를 보기 시작해 보도국 코너와 이어지는 김동완 통보관의 날씨예보를 열심히 봤다. 이 코너에는 보도지침에서 1단이나 노비디오로 처리하라는 기사, 곧 국민 마음의 톱뉴스와 중요기사가 대부분 처리됐다. 그 덕택에 나는 진짜 뉴스를 전하는 ‘새끼앵커’로 각인돼 출입처에서 “
‘나는 가수다’ 잔혹한 게임규칙을 바꿔라
MBC 우리들의 일밤 ‘서바이벌-나는 가수다’ 열풍이 뜨겁다. 매주 방송 될 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는 가수들의 공연은 어느 콘서트나 음악프로그램보다 시청자들을 감동에 빠뜨린다. 나 역시 ‘나가수’의 팬이다. 임재범, 박정현, 김연우, BMK 등 나한테는 낯설던 가수들의 가창력에 놀라고 그들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 한 가지 가시지 않는 의문이 있다. “왜 꼭 꼴등을 탈락시키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었는가?” 하는 의문이다.시청자들의
쥐그림 판결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합니다”라는 문구 밑 청사초롱이 그려져 있던 밋밋하던 G20포스터에 어느 한 대학강사가 그려 넣었던 낙서. 한 손으로는 청사초롱을 들고 있던 근엄하게 생긴 쥐는 작년 가을 G20 행사를 국가 치적으로 강조하던 행정부 수반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우연히도 G20의 G와도 비슷하지만, 쥐 낙서를 보던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대담하게도 쥐로 변한 대통령 이미지가 떠올랐을 것 같다. 어느 가을밤 공공 안내문에 찍힌 이 낙서들은 누군가로부터는 범국가적인 행사에 심했다는 비난을 받거나
방송사, 빗장을 열면 기회가 생긴다
어느 방송사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뉴스미디어에 관한 강연을 갔을 때 얘기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 응답 시간이 되자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던 한 담당자는 대뜸 “SNS를 이용해서 프로그램 시청률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나의 대답은 이랬다. “정말 답답합니다. 온통 꽁꽁 닫아 걸어놓고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시청률을 올리려면 ‘오픈’하세요.”무슨 말일까? 국내 방송국들은 빗장을 꽁꽁 걸어 잠그고 있다.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자체…
빗질의 정석
김미화씨는 2011년 4월 시점에 라디오 진행자로서 자진사퇴를 택했다. 물론 김씨는 본업이 아닌 시사 진행자를 충분히 오랜 동안 할 만큼 했다고 볼 수 있다. 유별난 점은 인사 잡음으로 소란하던 중 생방송 4시간 전 전화와 문자로 관련자에게 알렸다는 사실이다. 국내외적으로 매우 드문 자진사퇴의 유형이어서 삼척동자가 봐도 범상하지 않다. 우리 사회에는 언제인가부터 토끼몰이 식으로 사람과 자리를 빗자락질하는 (‘물러난다, 쫓겨난다, 몰아낸다’로는 부족해 정권핵심에 정통했던 인물의 말을 빌려 이 표현을 쓴다) 방식들
카이스트 사태로 불거진 교육 이슈
카이스트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 소식이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 문제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여러 날 동안 언론의 주요 기사로 널리 알려졌고, 공중파 방송의 시사토론 주제로 채택될 만큼 사람들의 이목을 끈 사건이었습니다.해당 대학이 현재 갖고 있는, 이른바 성적불량자의 차등 등록금제(성적 불량을 판단하는 기준이 참으로 높아 객관적으로 성적불량자라는 단어를 붙여도 되는지 의문입니다)나, 영어전용강의제도 등의 객관적 문제점은 다양한 매체에서 이번 사건의 배후 요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러한 제도 등을 카이스트 역량 강화의 수단으로 제시
어른들을 위한 사회
봄이 왔다. 이제 낮이면 광합성을 하기에 즐거운 시간이며, 밤이면 창문을 열고 살살 불어오는 바람을 느낄 수도 있다. 자연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서서히 찾아오는 변화의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짓누른다. 어른들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투성이의 현실 속에서 대학생들이 유서도 없이 목숨을 버리는 모습을 보니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곤란한 느낌이 소용돌이친다.이 경쟁과 스트레스를 둘러싼 곤란한 기분은, 또다시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은 몇 가지 일들을 잇달아 떠올려준다. 먹고사는…
종이를 버려라! 디지털뉴스로 승부하라!
때는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아니, 다들 그렇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뉴스는 진짜 디지털 시대가 됐나? 필자의 대답은 단연코 ‘아니’다. 신문은 아직도 종이 위에 뉴스를 만들고 있다. 방송은 TV화면에 쓸 뉴스를 만든다. 신문이나, 방송이나 모두 인터넷 홈페이지에 ‘디지털’로 뉴스를 만들어 게재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맞다. 디지털이다. 그러나 형식만!신문은 종이 지면에 인쇄할 뉴스를 만들고 있다. 방송은 TV화면에 내보낼 뉴스를 만든다. 그러고는…
신정아씨에 ‘너나 잘하세요’할 수 있나
신정아씨의 책을 두고 말이 많다. 책에 적은 사실이 진실인지, 책이 많이 팔리는 이유는 뭔지, 후속폭로가 있을지 등이 초점이다. 그의 설명에 진실과 자기변명이 뒤섞여 분간하기 어렵다고 여기는 나로서는 이 논란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 그러나 항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중요한 대목을 짚을 필요를 느낀다. 책 뒷부분에 있는 신정아 사건에 대한 기술은 세상에서 오직 그만이 알 수 있는 직접경험이며 무시할 수 없는 중대관찰에 해당한다. 그래서 그의 말이 모두 진실이거나 사실의 전부라고 할 수 없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경청할 필요가 있다. 이…
한류열풍 보도 유감
일본 동북 지방의 대지진과 쓰나미는 우리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수많은 목숨이 한 날 한 시에 숨쉬기를 멈췄고,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까지 현재진행형인 후쿠시마 원전의 위기는 전 세계인의 가슴을 서늘케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벌어진 비극이지만 그 슬픔은 일본 땅을 넘어서 전 세계인의 애도로 이어졌습니다. 원전 방사능 노출에 대한 공포는 ‘핵에너지’를 바라보는 인류의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웠습니다.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이번 글에서는 이번 사태에서 파생된 한 에피소드를 차분히 따져 볼까 합니다
故 장자연
다시 그녀의 사진을 검색해서 찾아 보았다. 1980년 1월 25일 출생 2009년 3월 7일 사망, 출연작 네 편. 도도하게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그녀의 프로필 사진은 참 예뻤다. 그녀가 여자이며, 막 대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약한 사회적 지위에 있기에 그녀로부터의 접대를 당연하게 여겼을 힘 있는 남자들도 떠올려 보았다. 그녀가 자살을 할 정도로 비인간적으로 대우한 그 남자들이 생각했을 정의는 무엇이었을까.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는 당연히 그런 접대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그동안 너무나 쉽게 그런 일
‘언론 창업 바람’이라니?
언론시장에 한탄이 끊이지 않는다. 독자가 줄고 광고도 줄고 급기야 신문이 없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돈다.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을 지경이다. 이런 마당에 ‘언론 창업’이라니? 여기서 창업이란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전제로 한다. 전혀 새로운 수익구조와 서비스모델을 가진 혁신적인 ‘뉴스장사’. 그것이 가능할까?놀랍게도 지금 미국에서는 ‘언론 창업’ 바람이 불고 있다. 한탄이나 탄식과는 거리가 멀다. 뉴스로 돈을 벌고, 그것도 대박을 노리는 바람이 아주 심상치 않다. 작
‘엄큼이’ 엄기영씨 어록 ‘어처구니없다’
요즘 언론과 정치권에는 MBC 전 사장을 지냈던 엄기영씨의 강원도지사 출마 논란으로 소란하다. 방송사상 최장수 앵커가 홀연히 정치에 입문한다고 해도 찬반으로 시끄러웠을 것이다. 하물며 그를 밀어낸 세력에 자리를 구걸하는 형국을 보이니 갖은 욕을 퍼부었던 집권당과 보수세력은 암담해하는 반면에 자기편으로 여겼던 세력들은 허망해 한다. 그러나 함께 일해온 MBC의 선후배들은 당혹스럽지만 혼란스럽진 않다. 이런 미래를 예견했기 때문이다.우리 방송은 이런 방송인을 다시 배출할 수 없다. 아무도 그처럼 마흔을 앞둔 젊은 앵커로 들어가 화려하게
아랍 민주화운동과 인터넷차단
전 세계적으로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오만, 바레인 등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민혁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아랍발 민주주의 불길은 최근 수십년간 권위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왕정이나 일부 독재국가들에 심각한 정치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인터넷, 특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하지만 그 내막을 살펴보면 더욱 극적인 것이 발견된다. 2011년 현재 이집트는 2천만 명 정도가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SNS 중 가장 대중적인 페이스북(Facebook.com)은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