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
안녕하십니까. 추적단 불꽃입니다.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고 상신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상 소식을 듣게 돼 놀랐습니다. 기자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한국기자협회 특별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는 지난해 7월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 기간 ‘기자란 무엇인가’를 매일 고찰했습니다. 텔레그램 ‘n번방’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를 기사로만 소비할 것이냐, 경찰에 신고해 사건에 개입할 것이냐 기로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되돌아보면, 고민 자체가 사치였습니다. 그 방 안에는 실시간으로 피해를 입는 피해자들이 있었습니다. n
조세정의 시리즈
최소 수억원의 세금을 안 내거나(체납), 안 내려고 꼼수 쓴(포탈) 사람들을 관대하게 처벌하는 법과 제도를 고발했습니다. 체납과 포탈에 관대한 사회는 ‘나쁜 부자’에게 관대한 사회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고액의 세금은 고액의 자산이나 소득이 새로 생겼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희 보도는 ‘나쁜 부자’ 봐주는 ‘법과 제도’에 대한 고발입니다. 빵 한 조각 훔친 장발장은 감옥에 넣지만, 지능적으로 수백·수천 배의 돈을 빼돌린 사람은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저희 취재는 이 통념이 2020년 납
임대아파트 옆 도시벽지학교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기사 첫 문장 떼기 전 목표를 적어 넣곤 합니다. ‘도서 벽지 학교’ 기사에선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단순화하지 말 것, 포괄적일 것, 혁신적일 것, 아름다워야 할 것.가닿지 못할 목표, 역시 조금 성공하고 많이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세상의 복잡성을 섣불리 축약하지 않고, 고민을 한 치라도 더 깊이 밀어 나가고, 종이로 펼치는 기사의 첨단을 실험해 보고 싶다고, 마음먹을 수 있었던 것만은 행운입니다. 한 주 한 주 비슷한 마음으로 잡지를 만드는 한겨레21 편집장과 구성원 덕분입니다. 어느 작은 학교가 있다
국회감시 프로젝트 K ‘의원과 법’
4년에 한 번, 만사 제쳐두고 투표장을 찾는 이유는 일 잘하는 인물을 뽑기 위해서일 겁니다. 이렇게 뽑은 20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보도 당시 2만2000건이 넘었습니다. 한 명당 68건. 외견상 일을 많이 한 것처럼 보였는데, 과연 내실은 있었을까요? 시작부터 고난의 행군이었습니다. 2만여건 법안의 제안 이유와 주요 내용을 파일로 정리했는데, 워낙 양이 많다 보니 컴퓨터는 자꾸만 버벅거렸습니다. 눈은 침침하고, 어깨는 결리고, 안 아프던 허리까지 말썽이었습니다. 그렇게 꼬박 5명이 일주일 넘게 매달리고 나서야 법안을 모두…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아파트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코호트 격리된 것 같아요.’ 아파트 전체가 코호트 격리됐다는 제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코로나19 가짜 뉴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던 때라 이 표현을 써도 될지 상당한 고민을 했습니다. 새벽 시간에 대구시, 질병관리본부, 그 어디에도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제보자의 증언과 사진 자료, 관리사무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야 했습니다. 팩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90여명의 신천지 신도가 모여 사는 아파트에서 46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루, 이틀 만에…
청년 졸업 에세이- 1985년생 김지훈·김지혜
“청와대를 부산으로 가져오는 거 외엔 답이 없다.” 청년 졸업 에세이…를 취재하며 들었던 말이다. 부산연구원의 한 인구전문가가 해줬는데, 지금은 물의를 빚어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청년 인구 감소 문제의 해답을 요구할 때 전해줬던 조언이라고 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예산들 들여 이런저런 청년 정책을 마련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거다. 수도권에 모든 사회적 역량이 집중된 오늘날의 한국을 근본적으로 해체시키는 것만이 근본적이면서도 유일한 방안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 조언을 들은 오 전 시장은 그에게 “○ 박사, 장난치지 말
서울신문 ‘계급이 된 집’, 부동산 불평등 인한 계급화 분석… 한겨레 ‘노동자의 밥상’, 기본권 침해 고발
제354회(2020년 2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1편이 출품돼 동아일보의 법무부가 비공개한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 13인의 공소장 전문(全文) 입수 등 8건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미증유의 충격과 공포에 빠진 가운데서도 현장을 누비고 자료를 뒤지며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려고 애쓴 기자들의 흔적이 출품작마다 역력했다.법무부가…는 취재보도 1·2부문에 출품된 15편 가운데 유일한 수상작으로 뽑혔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향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입수 보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한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사건입니다. 주요 국면마다 현격한 견해차를 보인 이 사건 공소사실을 보도하고 검증하는 건 언론의 정당한 책무입니다.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던 사건의 사실 관계를 살펴 새로운 팩트는 보도하고, 반대로 검찰이 무리한 표적 수사를 벌인 건 아닌지 따져보는 공적 담론의 장을 이끌 수도 있습니다. 사법부 최종 판단과 별개로, 지금 이 순간의 공동체 핵심 현안에 국민이 접근하고 나름의 견해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언론
‘2020 부동산 대해부 - 계급이 된 집’
2019년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아파트 값이었다. 법적으로 공동주택으로 불리는 하나의 주거형태에 불과하지만 한국에선 생활공간의 의미를 넘어 사회·경제 계층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됐다.서울신문 경제부는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을 기획하면서 △누가 수십억원짜리 집을 어떻게 사고 있나 △왜 강남 집값은 비싼가 △고위관료들의 강남 거주 비율은 얼마나 되나 등 3가지에 대해 질문을 해보고 답을 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약 8000여통의 주택등기부등본을 떼서 598개 아파트 매수자 연령과 성별, 대출 금액, 거주지 등을 파
‘노동자의 밥상’
한겨레 노동자의 밥상 기획팀은 15번 밥상과 마주했다. ‘짬밥’이 담긴 식판, 콜라 한 병, ‘뜨라이뚜어’라는 생소한 이름의 생선요리까지. 메뉴는 다채로웠고 밥상 앞 이들의 삶도 제각각이었지만, 15개 끼니는 어딘가 닮아있었다.기획팀이 만난 밥상은 일터와 분리되지 않았다. 광업노동자 김대광은 탄광 휴게실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을 식탁에 놓으면 쥐떼가 달려드니 천장에 매달았다가 먹었다. 식탁이라 부를 게 없기도 했다. 철도기관사 유흥문은 평평한 기관실 기기를 밥상 삼았다. 넉넉한 시간은 사치였다. ‘쿠팡맨’ 조찬호는 밥 대신 콜
‘녹아내리는 노동, 내:일을 묻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상에서 ‘비접촉’ ‘비대면’이 강조되고 있다. 배달 노동자의 일이 폭증했으며 기업이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사무직 노동자들의 재택 근무를 권장한다. 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했고, 종교 집회도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장례식의 상주가 조문객을 사절하는 일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며, 온라인 결혼식을 하는 신혼부부도 생겨나고 있다.이러한 비접촉,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이미 예비돼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그러한 기술 변화가 우리의 삶 속에 더 빨리, 현실감 있게 들어오고 있을 뿐이다. 특히
2020 예산회의록 전수분석
국가 예산은 곧 세금이다. 시민이 허투루 벌어서 낸 돈이 아닌 만큼 이 돈을 쓰려면 심사도 허투루 해서는 안 된다. 시민이 낸 세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3년째 국회 예산 심사 회의록을 전수 분석했다. 2017년 4703, 2018년 5453, 그리고 올해 4795페이지. 3년 동안 1만4951페이지를 찬찬히 읽고 세밀하게 분석했다.일부 나아진 면도 있었다. 2년 연속 지적했던 문제 사업은 올해 예산에는 편성되지 않았고 노골적으로 법률을 무시하는 발언도 회의록에서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올해 국회
‘루보사태’ 김영모가 돌아왔다
한 중견 언론사 대표가 코스닥 등록사 STC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직후였다. 해당 다큐멘터리를 보고 한 회사의 임원이 취재진을 찾았다. 그는 자신이 몸담은 회사가 STC의 주가를 조작했다고 고백했다. 우리나라 주가조작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된 ‘루보사태’의 주범이자, 다단계 업체 JU그룹의 부회장인 ‘김·영·모’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기가 막혔다. 김영모는 ‘루보사태’로 8년 형을 받고 지난 2015년 만기출소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여전히 ‘거물’로 대접받았다. 그는
‘코로나19 팩트체크’
바이러스만 퍼진 게 아니었습니다. 감염병은 수많은 거짓 소문도 실어 날랐습니다. ‘인포데믹’이 창궐했습니다. 우리 공동체는 감염 방역과 함께 정보 방역도 병행돼야 함을 열공했습니다. 물론 이건 언론의 역할입니다. 팩트체크 저널리즘은 정보 방역의 최전선입니다. 보도 목적은 무조건 공익성이어야 합니다. 최초 보도가 아니라도 자존심 상할 필요도 없습니다. 공공기관 혹은 언론의 교정 노력에도 유언비어가 여전히 유통된다면 우리도 동참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방역에 여념이 없는 질본을 방해해서도 안 됐습니다. 좀 수고스럽더라도 지역 지자체,
‘법에 가려진 사람들’
‘3만5320명’. 지난해 벌금형을 선고받고 돈이 없어 노역장에 유치된 사람들의 숫자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벌금형도 감옥에 가는 징역형만큼이나 무거운 처벌이었습니다. 약식명령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사법 절차를 들여다보기로 한 것은 그래서였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사법적 약자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이들을 외면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자녀와 생계를 걱정하는 한부모 가장, 제도 사각권에서 기초수급도 못 받고 폐지를 줍는 노인은 소액의 벌금에도 지명수배로 불안에 떨었습니다. 지난 3개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