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언론’ 위해 광고는 과감히 버렸습니다”
“비영리 언론 설립에 공감하는 기자들의 네트워크만 만들 수 있다면 세상은 좀 더 달라질 겁니다.”광고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비영리 언론’, 낯설기도 하지만 우선 가능할지 누구나 한 번쯤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이처럼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인 실험에 전직 언론인들이 의기투합했다. 주인공은 팩트올 이범진 발행인(전 조선일보·주간조선 기자)과 팩트올 이재우 편집인(전 스포츠조선 기자)이다. 이들은 팩트올 설립과 함께 2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신문 태생과 함께 200년 넘게 동고동락한 광고를 훌훌 털어버리고 미디어의 ‘홀로서기’
“보도 공정성 확보가 SBS 미래 지키는 길”
SBS 안팎에서는 그가 ‘강성’이라며 수군거렸다. 20년 간 기자로 지내며 때때로 싸우고 부딪힌 끝에 얻은 ‘악명(?)’이었다. 98년 SBS노조 창립과 함께 조합에 가입했던 3년차 풋내기 기자로선 오늘을 상상하긴 힘들었다. “드라마를 보며 질질 짜기도 하는 여린 사람”으로 스스로를 평하는 이에겐 더욱 그랬으리란 짐작도 든다. 하지만 시간은 원숙함이란 더께를 서서히 쌓아주다가 너무나 갑작스레 그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웠다. “내게 순서가 돌아왔을 때 억지로 피하지 말자”는 막연한 생각은 그렇게 현실이 됐다. 지난 16일 언론노조…
“바람을 가르는 느낌이 좋아요. 타보실래요?”
“바람을 가르는 느낌이 좋아요. 스릴도 있고요. 왠지 제가 멋있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죠. 한 번 타보실래요?”바이크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그의 눈빛이 빛났다. 바이크를 타보라며 연신 권하기도 했다. 라이딩 3년차, 유주희 서울경제 기자는 한눈에 봐도 바이크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유 기자는 지난해 8월부터 서울경제 웹사이트에 ‘두유바이크’를 연재 중이다. 시승기나 코스 소개 등 바이크 관련 내용인데, 정두환 서울경제 국제부장과 번갈아 쓰고 있다. 산업부에서 자동차 담당이던 유 기자는 드라이빙에 빠져 있다가 바이크에도 눈길이 갔다
지역방송국의 아날로그 감성, 그 변화를 담다
구형 녹음기, 아날로그 ENG 카메라, 닳고 닳은 콘솔과 테이프, 낡은 녹음실과 뉴스룸. 신형 디지털 장비들에 밀려 시나브로 사라져가는 지역 방송국의 모습이 흑백사진에 담겼다. 지난 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경남 진주 루시다갤러리에서 열리는 ‘전환기 A-D(analog to digital)’전에서다. 전시회를 개최한 지종익 KBS광주 기자는 “우리는 세상의 변화를 기록하는데 정작 언론사의 변화를 기록하는 곳은 없더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들이라는 생각에 사명감을 갖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기록은 입사 10년차를 향
“주장과 논조만 앞세운 저널리즘 변질 반성해야”
‘뉴스 범람’의 시대. 그러나 그날그날 넘치는 이슈에 비해 궁금증을 해갈해 주는 청량제와 같은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중앙선데이는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9년 전 혜성처럼 등장했다. 반면 당시 신문업계는 ‘이단아’ 취급을 했다. 가뜩이나 종이신문이 차고 넘치는 데다 선진국과 달리 국내 일요판 신문 시장을 부정적으로 봤기 때문이다.하지만 창간 10주년(2017년 3월18일)을 1년 앞둔 중앙선데이가 신문업계의 ‘기린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온라인 유료화 정책 등을 앞세우며 다른 신문들이 걷지
“방송기자지만 유튜브기자이기도 하지요”
“디지털 혁신을 하려면 우선 내가 재미를 붙여야 해요.” 이윤석 JTBC 기자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올해로 5년차 방송기자로 IT분야에 유독 관심이 많던 그는 지난해 경제산업부에 발령받은 이후 신이 났다. 출시도 안 된 IT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해볼 수 있고 누구보다 관련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어서다. 그는 스마트폰 두 대를 가지고 다닌다. 한 대는 전화와 카카오톡 등 소통을 위한 기기로, 나머지 하나는 버즈피드, 카드보드 등 국내외 어플을 모아 사용해보는 용도로 쓴다. 이 기자는 “해외 언론사들이 어플이나 페이스북,
‘로봇 기술보다 저널리즘 고민해야”
“로봇저널리즘, 저널리즘은 없고 로봇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로봇저널리즘’으로 국내 첫 박사학위를 받은 김대원 전 매일경제 기자는 국내 언론에 본격 등장한 로봇저널리즘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로봇저널리즘에 대한 두 가지 고찰-한국의 신문산업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지난 2월 고려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국내 로봇저널리즘 연구는 기술 중심이었다. 로봇저널리즘이 구현될 수 있나, 인간과 로봇이 쓴 기사를 구별할 수 있나 등이 주요 논제였다. 그러나 김 박사는 언론사 경영진과 기자의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천천히, 차근차근 진실을 담아내겠습니다”
‘빠른 취재와 짧은 기사가 미덕인 이 시대 저널리즘에 이의를 제기한다. 저는 천천히, 차근차근, 깊숙이 현장을 기록하려 한다. 짧게는 12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 현장을 지키려고 한다.’무심코 클릭한 기사 첫머리에 당찬 편집자말이 붙어있었다. “글은 짧지 않지만 그래도 좋은 글을 쓴다면 독자는 이를 허투루 넘기지 않으리라 믿는다”며 “열심히 하겠다”는 부분에서는 남다른 각오마저 느껴졌다. 기사를 작성한 이는 올해로 10년차인 선대식 오마이뉴스 기자. 편집자말와 함께 붙어있는 기사는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들과 보낸 24시간의…
“카메라가 돌아야 이들의 수다는 시작된다”
커피숍이 아닌 다방에서, 아메리카노가 아닌 ‘다방 커피’를 마시며 세 여기자가 수다를 떤다. 옥상에서 맥주를 들고 수다를 늘어놓는 날도 있다. 카메라가 돌지만 이들의 수다는 계속된다. 서울경제 비디오 팟캐스트 ‘여수다방’ 이야기다. 송주희(문화레저부)·김경미(문화레저부)·김민정(생활산업부) 기자는 지난해 8월부터 2주에 한 번 이슈를 정리하는 ‘여수다방’에 출연 중이다. 서울경제 디지털미디어부가 이슈 토크 형식의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이들을 공들여 섭외했다. 김민정 기자는 사내행사에서 아나운서 역할을 할 만큼 진행능력이 뛰어나
“기자라면 현장에 왜 있는지 생각해야”
SBS ‘8뉴스’의 앵커를 지낸 김성준 기자는 최근 낸 책 ‘뉴스를 말하다’에서 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클로징 멘트’로 여기저기서 시달리던 시기 그는 자신을 아끼던 언론계 원론 한 분으로부터 육필 편지를 전해 받았다. 편지에는 “앵커맨은 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해야 합니다. 사람은 그냥 한 번 죽게 돼 있죠. 뭐, 알아서 하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편지를 받고 식은땀이 났다고 고백했다. 그는 책에서 “기자가 기사 쓸 때 목숨 내걸 일은 사라졌지만 각오만은 곧추 세우라는 당부로 들렸다. 그동안 앵커 한답시고 거들먹거리던
“휴가때도 출입처 가요, 출입처가 경기장이니까요”
야구 타석에서 달려가다 1루 베이스에 다다랐을 때 슬라이딩과 전력질주, 뭐가 더 빠를까? 정답은 전력질주. TV조선 스포츠부 기자들이 실험한 결과 전력질주가 슬라이딩보다 0.19초 빨랐다. 엎드려야 하는 슬라이딩은 몸 앞면 전체가 지면에 닿아 마찰면이 커진다. 결국 속도가 줄어든다는 게 기자들의 설명이다. TV조선 스포츠부는 왜 돔 야구장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는지, 축구에서 골은 언제 가장 많이 들어가는지, 메이웨더는 상대 선수의 주먹을 눈으로 보고 피하는지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책을 냈다. ‘스포츠 사이언스’, TV조선 개국 때
“글쓰기 고민 나누면서 인생도 함께 배워갑니다”
‘글쓰기 중독자.’ 신동진 CBS노컷뉴스 기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페이스북 ‘기자의 글쓰기’ 페이지 운영자다웠다. 2014년 11월 페이지를 연 그는 이제 온라인에서 글쓰기 전문가로 통한다. 시작은 타사 온라인 매체 후배에게 기사 쓰는 법을 알려주면서부터다. 그는 기사의 틀을 구성하는 법을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그러자 같은 고민을 하던 후배들이 하나 둘 그를 찾아왔다. “첫 직장도 온라인 매체였어요. 또 공대 출신이라 글쓰기가 낯설었어요. 초년시절엔 주말마다 서점에서 글쓰기 책을 뒤적이곤 했죠. 후배들을 보면 제가 떠올라 지
“저널리즘 가치 지켜내는 방법 고민”
“저널리즘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시민입니다. 기자의 지향점도 여기 있어야 하죠. 그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 한국기자협회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한국기자협회 언론정책연구소장에 선임된 최종식 경기일보 편집국장은 지난 25일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정책연구소가 한 번에 모든 역할을 해낼 수는 없겠지만 협회와 회원들이 함께 지켜야 할 공공선이 무엇인지 공감대를 만들 것”이라며 “먼저 신문·방송·지역 현역기자들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연구 우선순위를 정하겠다”고 밝혔다.최 소장은 “언론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자들은 뉴스제작 외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도 예술입니다”
“음식이 미술보다 예술적인 측면에서 더 우수한 것 같습니다. 미술은 눈으로만 즐길 수 있는 반면 음식은 오감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조선일보 김성윤 음식담당전문기자는 입사(2000년) 때부터 사내 화제의 인물이었다. 입사 면접 당시 미국 육류수출협회에서 주관했던 ‘창작요리대회’에서 돼지고기 부문 3위를 차지한 게 계기가 돼 입사까지 성공한 케이스였기 때문이다.“원래 기자가 될 생각이 없었죠. 자식들에게 무엇 한번 해보라고 한 적 없는 어머니가 두 번이나 권유해 시험을 보게 됐는데 다른 지원자들처럼 스펙 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
“중앙·지역 언론 상생하는 롤모델 만들 것”
“중앙은 크고 중요한 곳, 지역은 소외된 변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서울도 지역의 관점에서는 하나의 지역일 뿐이다. 이제는 중앙과 지역이 상생해야 한다. 언론부터 그런 균형감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기자협회 45대 집행부에서 지역언론활성화특별위원장을 맡게 된 위병기 전북일보 서울본부 정치부장의 입에서는 연신 ‘상생’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대학도, 기업도 서울 소재인 곳과 아닌 곳으로 나뉘는 사회에서 그동안 언론에도 중앙과 지방 개념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는 “언론은 사회 현상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선도하는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