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적폐가 0점 담합…복직하면 후배들과 소통부터”
그가 없는 동안 YTN은 많이도 바뀌었다.남대문 대신 상암동에서, 돌발영상 대신 디지털 콘텐츠가, 어린 후배들은 어엿한 간부가 됐다. 지난 2008년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를 외치다 회사에서 쫓겨난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그렇게 꼬박 9년을 기다렸다. 최근 YTN 사장직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돌아온 건 ‘서류 탈락’. 논란 속에서 사장 재공모가 결정돼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YTN 후배들은 “채점표를 공개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의 사장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게 진행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 때문에 지원했는데, 재
“해직기자 복직, 보도국 개혁 이뤄내겠다”
지난달 29일 YTN 제15대 기자협회장에 김선중 기자가 당선됐다. 그간 기수별로 승계해온 전통을 깨고 처음으로 직선제를 도입해 선출된 기자회장이다. 투표율 79.24%, 득표율 96.66%. 첫 시도인 만큼 투표가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김 기자가 단숨에 불식시켰다는 평이다. 사장 선임과 해직자 복직, 보도 공정성 회복 등의 난제 속에서 김 기자는 기자회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기자협회보는 17일 서울 상암동 YTN에서 그를 만나 YTN의 보도 개혁과 관련해 향후 계획을 물었다. “여기저기서 ‘이런 시기에…
“내가 왜 싸웠는지 해답을 얻고 싶었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위해 저항하고 싸웠는지, 다시 현장에 돌아간다면 어떻게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뉴스를 만들 수 있을지 해답을 얻고 싶었습니다.” 해직 5년차에 접어든 박성호 MBC 기자가 공영방송 뉴스의 불편부당성 연구: BBC와 KBS의 선거보도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박사 학위 논문을 펴냈다. 지난 2012년 공정방송 사수를 위해 170여일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이후 공정보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다. 박 기자는 “연구를 하면서 공정보도를 바라보는 관념이 다차원적으로 넓어졌다”며 “기자를 할 때는 가장 큰 관심
“시청률보다 더 중요한 건 시청자 신뢰”
지난 5월18일 SBS는 ‘세월호 인양 지연 의혹 보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보도책임자를 모두 교체했다. ‘8뉴스’ 앵커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전임 앵커인 김성준 보도본부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주말 ‘8뉴스’를 진행하던 김현우 앵커가 평일 ‘8뉴스’를 책임지게 됐다. 그로부터 50여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앵커를 지난 7일 SBS 1층 기자실에서 만났다. 그는 “짧은 경력에 버거운 중책을 맡게 돼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며 “주말·평일 아침뉴스나 주말 ‘8뉴스’를 진행해봤지만 평일 ‘8뉴스’는 완전히 다른 프로그램
“통찰력과 지혜 나누는 글 쓰고 싶어”
청년 타깃 매체들은 영상을 핵심 콘텐츠로 내건다. 짧고 재미있는 영상이 젊은층의 이목을 끌고 메시지를 쉽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른 청년 매체 ‘디퍼(deepr)’는 깊이 있는 글을 전면에 내세웠다. “통찰력과 지혜를 나누는 글을 쓰고 싶다.” 이들이 텍스트로 승부수를 던진 이유다. 디퍼는 미디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메디아티’가 지난 3월 창간한 온라인 매체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를 타깃으로 정치, 사회, 문화 이슈를 다룬다. 청년 매체에서 볼 수 있는 짧은 영상이나 웃음 코드 대신 이름처
“엄밀한 검증으로 오보 바로잡으면 추락한 언론 신뢰도 바로 잡힐 것”
“팩트체크에 관심이 높아졌다가 대선 끝나고 썰물처럼 쏴아 빠졌거든요. 지금 하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해요.”왜 하필 이 시점에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냐’는 질문에 김준일 대표는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최근 ‘뉴스톱(NewsToF, True or Fake)’이라는, 이름 그대로의 매체를 출범시켰다. 대선 후 ‘팩트체크’는 인기 콘텐츠의 자리에서 밀려난 상황. 주류 언론사들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었고, 삽시간에 사라졌다. 이 썰물의 자리에서 김 대표는 이제 막 닻을 올렸다. 그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김 대표는…
“육아와 가사노동이 엄마만의 일인가요?”
육아휴직 중인 임아영 경향신문 기자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오전 8시에 일어나 55개월 아들의 아침과 13개월 아들의 이유식을 차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그는 혼자 먹지도, 자지도, 씻지도, 입지도 못하는 아이들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낸다. 밤 10시가 돼야 ‘육퇴(육아퇴근)’ 할 수 있는 그는 “일할 때보다 더 늦은 퇴근”이라며 “엄마들이 훨씬 더 바쁘다”고 했다. 그의 육아 좌충우돌기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폭풍 공감’을 얻으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좋아요’ 500개는 기본, 많은 건 2400개가 넘는다. 그의 글에 많은 사
“5·18 진실 알리려 산화한 분들께 바칩니다”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잖아요. 그만큼 많은 국민들은 광주와 광주시민들에게 부채의식을 안고 살고 있어요. 저는 반대로 광주가 민주화운동이라는 이름을 부여받기까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몸을 바친 의인들에게 빚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1980년 5·18 이후 군부의 언론 검열이 이어질 무렵, 광주 학살의 진상규명을 외치며 산화한 의인들을 취재해온 김철원 광주MBC 기자가 신간 그들의 광주: 광주항쟁과 6월항쟁을 잇다를 펴냈다. 지난해 5·18 특집으로 제작한 광주MBC 뉴스 기획보도와 다큐멘터리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에서 다
“마왕 신해철에게 바치는 팝-록 뮤지션의 술 이야기”
“잠시만 기다리세요.” 조승원 MBC 기자가 인터뷰 도중 벌떡 일어났다. “색다르게 맥주 먹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5분쯤 후, 그의 손엔 캔 맥주와 토마토주스가 담긴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 “카페만 아니면 멋있게 섞을 텐데...” 아쉬워한 그가 맥주와 토마토주스를 1:1로 섞어 내밀었다. 칵테일 ‘레드아이’였다. “어때요?” “달고 맛있어요.” 다행이라는 듯 그는 맛없는 와인이나 샴페인을 어떻게 재활용할 수 있는지 얘기를 이어나갔다. “와인에는 오렌지주스와 석류시럽, 사이다를 넣고, 샴페인엔 각설탕에다 비터 한 방울을 넣으면..
“연합뉴스 문제 하나도 해결되지 않아”
2012년 공정보도 사수를 위해 103일간 파업을 이끌었던 연합뉴스 공병설 전 노조위원장(현 사회부 교육팀장)이 지난 5일, 25개월 만에 서울 본사발령을 받았다.현 경영진의 ‘보복성 징계’ 탓에 충북 제천 주재 기자로 내려갔다 제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지난 25개월 간 비정상적으로 여겨졌던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인터뷰를 고사하다 거듭된 요청에 응한 공 전 위원장은 “2015년 5월 제천으로 내려갔을 당시의 비정상적인 상황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몸만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것
“전문가 찾아가며 공부…선배들 도움 많이 받았죠”
전시언 경인일보 기자는 지난 3달 연속(2~4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 기자가 석 달간 연달아 기자상을 받는 일은 흔치 않다. 입사 3년차인 그는 “선배들과 경인일보라는 시스템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에게 기자상을 안긴 기사는 탐사보도와 장기 기획물이다. 끈질긴 취재가 빛을 본 것이다.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는 5개월간의 추적 끝에 탄생했고, 전국 정수장 ‘저질 활성탄’ 납품비리는 10개월간 관련 보도가 30여편에 달한다. 지난해 6월 기자상을 수상했던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는 취재 시작부
포커스뉴스 두 기자가 명퇴 거부한 까닭은
“입사할 때 모두들 의욕 넘쳤죠신생매체 한계 딛고 뛰었어요 대선 때부터 보도 개입 노골적부끄럽고 창피해 견딜 수 없었죠”“비판 성명 내자 대기발령 내더니노조 결성하자 돌연 폐업하더군요포커스뉴스 알려지기 시작했는데…다음엔 현장에서 뵙겠습니다”뉴스통신사 포커스뉴스가 지난달 31일 갑자기 문을 닫았다. 2015년 8월 출범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사측은 113억원이 넘는 누적 적자 탓이라지만 구성원들은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대선 보도과정에서 불거진 편집권 침해 논란과 기자 징계로 노사 간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편집권 독립
“무너진 공영방송 회복과 함께 언론부역자 법적 책임 물어야”
“공영방송이라는 건 우리가 물을 함께 떠먹으며 생명을 유지하는 우물과 같은 게 아닐까요. 그 우물에 박근혜-이명박 정권이 독을 탄 거예요. 우물에 있는 물을 못 먹으니 멀리 산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을 겨우 찾아서 먹을 수밖에 없는 형편인거죠.”지난해 국가정보원의 간첩조작 사건을 다루며 14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영화 ‘자백’을 연출한 최승호 MBC 해직 PD(뉴스타파 PD)가 반년 만에 영화 ‘공범자들’의 공개를 앞두고 공영방송의 시급한 개혁을 촉구했다. 지난 29일 오전 서울 정동 뉴스타파에서 만난 최 PD는 “마을 한가운데에…
‘셜록’에 모인 그들, ‘언어가 없는 사람들’에 다가가다
30일 오전 9시 신촌 인근 스터디공간.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들이 하나둘 모였다.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회의시간이었다. 이 시간은 기자들이 업데이트한 취재 내용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다. 그뿐이다. 회의가 끝나면 기자들은 자기 갈 길을 간다. 각자의 현장에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다. 셜록엔 사무실도, 출퇴근 시간도 없다. 박상규, 이명선, 김다솜, 김여란. 셜록엔 총 4명의 기자가 있다. 2014년 오마이뉴스를 떠나 2015년 1월부터 박준영, 신윤경 변호사 등과 함께 다음 스토리펀딩에 ‘재심 프로젝트 3부작’을 연재했던…
“디스크 생기고 눈도 나빠졌지만 현장 누비는 이 일이 좋은걸요”
조은경 대전KBS 촬영기자는 현장에 나설 때마다 의문 섞인 눈길을 받는다. “방송 카메라를 든 여성 기자, 아직 익숙한 모습은 아닐 테니까요.” 그는 대전충남 지역뿐 아니라 KBS에서도 유일한 여성 촬영기자다.지난 2011년 KBS에 최초의 여성 ‘촬영기자’로 입사했다. KBS가 20년 전 ‘뉴스카메라’라는 직군으로 여성을 뽑은 적은 있었지만 촬영기자로 여성을 선발한 건 그가 처음이다. “일하면서 공부하다 32살에 입사했어요. 신입으로 적지 않은 나이인 데다 촬영기자 직군이 여성에게 넓은 문도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도전했습니다.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