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 온갖 정치구호가 넘실댄다. 바야흐로 총선의 계절이다. 하지만 9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했다. 선거일 전 180일부터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 등을 게시하지 못하게 한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고 이때부터 인터넷 매체를 통한 선거운동이 허용됐다. 19대 총선을 4개월여 앞둔 2011년 12월29일의 일이다.이번엔 신문 지면이 문제가 됐다.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기고한 임미
또 청와대 직행, 기자인 게 부끄럽다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의 각사 책상은 가로 약 90cm 정도로 비좁다. 다닥다닥 붙은 독서실 같은 이 기자실은 정권 비판의 최전선이다. 바로 그곳이 참여정부 시절, 강민석 당시 중앙일보 기자의 자리였다. 기자실에서 나와 약 20보 걸어가면 닫혔음이라는 팻말을 목도하게 된다. 이 팻말과 기자실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줄담배를 피우던 강민석 당시 기자의 모습을 후배들은 기억한다. 그런 그가 이젠 닫혔음 팻말의 다른 저편에 서는 것을 택했다. 지난 2일 중앙일보에 사표를 제출한 뒤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6일,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반중정서 부추긴 신종 코로나 보도
1923년 9월1일 일본 도쿄 일대 관동지방에서 발생해 15만명이 사망한 관동대지진은 그 자체로 비극적 대재난이었지만, 재난이 민족차별과 결합하면 폭력과 광기로 돌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당시 지진 직후 극심한 피해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일본 신문들은 조선인들의 방화와 폭탄에 의한 테러, 강도 등을 획책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보도했는데 이는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들을 습격하고 있다는 헛소문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결국 6000명이 넘는 무고한 조선인들은 분노한 일본인 자경단의 손에 희생됐다
혐오표현 퇴출 위해 언론이 힘 모을 때
언론계 현업단체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미디어 속 혐오표현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나섰다. 지난 1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주도한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선언에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인터넷기자협회한국PD연합회한국아나운서연합회한국방송작가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 등 국내 미디어를 대표하는 9개 단체가 참여한 것이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미디어 종사자들은 막중한 저널리즘의 책무와 윤리의식 아래 혐오표현, 나아가 어떠한 증오와 폭력의 선동에도 반대한다며 앞으로 관련 보도 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정치인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혐
'열린 편집회의'로 투명성 강화 출발하자
모든 기업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조직문화를 갖지만 언론사, 특히 한국 언론사의 위계구조는 폐쇄적이고 수직적이기로 유명하다. 수많은 단점을 가진 이 구조는, 그러나 나름의 연원을 갖고 있다. 언론이란 사회 전체를 조망하는 종합예술이며 기자 개인의 노력 못지않게 다수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 한 언론사에 속한 기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그들이 생산해낸 기사는 체계적으로 정리돼 독자 또는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을 지휘하는 위계구조의 최정점엔 편집회의가 있다.오랜 기간, 어쩌면 언론사가 탄생한 이래 지
언론계 안의 민주주의 회복에 힘쓸 때
연초부터 언론계가 뒤숭숭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보도로 지난해 가을 이미 대자보 사태를 겪었던 한겨레에선 편집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이 또 나왔다. 박용현 편집국장이 신년기획 노동자의 밥상 제목과 레이아웃에 대한 편집팀 의견을 묵살하고, 조국 전 장관 기소 관련 보도에서는 검찰만 비판하는 쪽으로 제목을 달았다는 주장이다. 편집팀 기자들은 성명에서 소신과 원칙에 따라 기사에 충실한 제목을 뽑고 싶다. 독단적 판단을 강요하는 국장의 편집권 행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YTN은 보도국장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가 두 번 연
경향신문 기자들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지난달 13일 경향신문에 실릴 예정이던 한 기업에 대한 기사가 해당 기업의 요청으로 제작과정에서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기자협회 경향신문지회는 지난달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경향신문지회는 경영난과 정부의 견제, 변화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오직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감시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외부로 솔직하게 공개하고 사과드리는 것이 독자 여러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사 사장과 광고국장, 편집국장은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경향신문지회는
저널리즘 변화 모색할 공론장 필요하다
지난 8월 조국 교수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며 시작된 일명 조국 사태는 사태라는 표현 그대로 한국 사회 전반을 휩쓸었다. 여야 공방을 시작으로 보수 대 진보, 청년 대 386, 금수저 대 흙수저 등 사회 전체가 갈라졌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논쟁 속에서 그야말로 모두가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이중 가장 깊은 내상을 입은 곳이 있다면 단연 언론일 것이다. 정의를 추구하고, 권력을 감시하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언론의 신화는 조국 사태와 함께 빠르게 무너졌다.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절정에 달한 상황이다.책임이…
중앙일보가 디지털 전략에서 놓치고 있는 것
언론사의 주역은 누구인가. 이 근본적 질문이 2019년 12월 현재, 유령처럼 한 언론사를 배회하고 있다. 디지털화 최전선에 스스로를 던진 중앙일보 이야기다. 우리의 오늘의 이 비판이 디지털을 위한 중앙일보의 노력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먼저 분명히 밝혀둔다. 그 반대다. 디지털화를 위한 중앙일보의 노력이 한국 언론 전체에 던지는 울림이 크기에 주목하는 것이다.언론사의 주역은 기자다. 기사를 발굴하고 취재하고 쓰고 출고하는 기자들은 저널리즘의 핵심이다. 언론사가 혁신을 꾀할 경우 그 주인공도 기자가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
소통없는 소통 창구… 임명동의 부결 의미
선거란 누군가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일찍이 미국의 정치학자 프랭클린 P. 애덤스가 관찰한 선거의 본질이다. 실제로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노력 못지않게 싫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임명동의 투표 역시 최악을 피하기 위한 견제 장치로 채택됐다. 지난 10년 YTN의 공정보도 투쟁을 이끌었던 노종면 YTN 앵커가 보도국장 임명동의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틀 동안 보도국 구성원 374명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지상파 여성 메인앵커 기용, 이제 첫 걸음
KBS 9시뉴스 메인 앵커 이소정의 등장을 환영한다. 언론 환경이 요동치고 있지만 KBS 9시뉴스는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보도 프로그램이다. 이소정 앵커의 기용 소식이 만시지탄이지만 의미가 큰 이유다. 그간 한국의 방송 뉴스 프로그램엔 3개의 암묵적 규칙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남오여삼(50대 이상의 남성과 30대 이하의 여성), 남중여경(남성은 경성 뉴스, 여성은 연성 뉴스) 그리고 남선여후(남성 앵커 먼저 여성은 나중)다. 지상파뿐 아니라 대다수의 종합편성채널도 이 규칙을 충실히 따랐다. 때로 주말 뉴스 또는 일부 채
MBN은 우아한 가
최근 막을 내린 MBN 드라마 ‘우아한 가’는 재벌에 숨겨진 비밀과 오너리스크를 막는 TOP팀의 초법적 일탈을 다뤘다. 허를 찌르는 반전이 극의 긴장을 높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MBN 드라마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주연과 스토리는 다르지만 한편의 드라마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MBN 출범에 얽힌 시크릿이다. 종편 출범 때 자본금이 부족하자 임직원 명의로 차명 대출받아 주식을 매입, 편법을 저지른 혐의가 핵심이다. 또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주식을 나중에 사주기로 한 혐의도 검찰이 확인했다. 물론 재무제표엔 한 줄도 반영
실검 기사 제작업체까지 등장하다니
하루 기사 20건 이상 송고. 500자 분량의 기사는 15분이면 충분. 한 종합일간지 디지털뉴스부에서 일하는 A기자는 포털 실검 대응 기사를 찍어냈다. A기자는 발제 회의나 데스킹도 없다. 오직 실검과 온라인 이슈를 따라 쓸 뿐이라고 말했다. 연예 매체만 실검에 등장한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는 건 아니다. 종합일간지, 경제지도 누리꾼들의 악플을 논란으로 포장해 보도함으로써 오히려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을 부추기고 있다. 왜 언론사는 이런 자극적 내용의 실검 대응 기사를 물건 찍어내듯이 생산하고 있을까. 트래픽을 올려야 하기 때
법무부의 정보통제 발상 위험하다
무분별한 피의 사실 공표는 법에 명시된 무죄 추정의 원칙을 훼손하고, 재판도 받기 전에 피의자에게 범죄자 낙인을 찍었다. 검찰은 피의 사실을 흘려 망신주기식 수사와 여론재판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끌고 가곤 했다. 10년 전 논두렁 시계는 우리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법무부가 기소 전에 수사상황 등 피의사실 공개를 금지하고 공개소환과 포토라인을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법무부 훈령)을 내놓은 배경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 이런 취지와 달리 법무부 훈령은 피의자 인권을 명분으로 모든
댓글·실검 부작용, 네이버도 결단하라
카카오가 지난 25일 자사 포털사이트 다음의 연예뉴스 댓글과 인물에 대한 연관 검색어를 폐지하기로 했다. 카카오톡에서 제공되는 뉴스서비스의 실시간 검색어는 25일부터 삭제됐고 포털사이트 내 실검 기능을 개편하는 방안도 고민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정치선거 관련 뉴스에 대한 댓글 중단까지 검토하겠다고 한다. 카카오 측은 최근 안타까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예 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 수준이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데 이르렀다는 의견이 많다며 관련 검색어 또한 이용자들에게 검색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