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상]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상대가 현직 판사라 취재에 더 공을 들였다. 1년 가까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100번 이상 확신했다. 최민호 판사가 ‘명동 사채왕’에게 거액을 받아 챙겼다는 사실을.그런데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검찰과 경찰은 첩보를 입수했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덮어도 될 만큼 소소한 사건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결국 보도를 하지 않으면 묻힐 수밖에 없었다.대법원과 수사기관이 움직일 것으로 믿고 자신 있게 보도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너무도 비현실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사법부의 신뢰추락 운운하며 법적 조치를 취
[기자상] 인천 어린이집 교사의 네 살배기 폭행
“손으로 머리를 1차례 때렸다” 경찰의 설명으로는 숨을 헐떡이며 흐느끼는 부모들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살인사건 현장검증에서나 마주하는 피해자 가족들의 개탄과 흡사했다. 얼마 뒤 보육교사가 아동을 때리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보고 나서야 이들의 분노를 공감했다. 곧바로 노트북을 열었다.인천 송도 어린이집 폭행사건 기사에 대한 반응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도 교사의 폭행과 학대가 있었다”는 제보가 곳곳에서 빗발쳤다. 잇따라 수십 건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기사화됐다.피해아동
[기자상] 북한 무장탈영병 중국서 조선족 4명 살해
지난해 12월 27일 권총을 든 북한 병사가 두만강을 건너와 중국 지린 성 허룽 시 난핑 촌 마을 주민 4명을 살해한 사건은 국내는 물론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언론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병사’라는 것만 빼면 북중 변경 지대에서는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이 변경 마을의 중국 주민, 특히 조선족 주민을 살해한 사건은 드물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건도 보도된 적이 없다.동아일보의 보도가 나간 후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국민의 변경 살해 사건을 한국 언론을 보고 알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에 대한 자성
[기자상] MB 31조 자원외교 대해부
멋 부릴 말이 없습니다. 극적인 제보도, 결정적 장면도 없었습니다.‘MB 자원외교’는 되레 ‘탐사취재하겠다’ 작정하기도 어려운 주제입니다. 몇해간 국정감사에서 굵직한 사업들과 관계자가 조명되었고, 와중에 전체 사업비용이 40조네, 50조네 꼭짓점을 찍었으며 결국 국정조사까지 합의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취재인력과 자원을 투입한 만큼 새 뉴스를 채굴할 수 있을지, 그러한들 회수율, 자주개발률, 탐사자원량, 발견잠재자원량 따위를 대중들이 넘고 읽어낼까 묻고 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계산이 복잡했습니다. 꽤 주저했습니다. 단 하나의 이유
[기자상] 미니학교의 진실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이웃들에 의해 따돌려지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임대아파트엔 어린이집이 없다?’ 보도를 취재하면서였다. 당시 취재차 만난 주민에게 처음 들었는데 당시에는 뭐 ‘유별난 학부모님들 몇 분이 그러시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취재를 좀 진행해 본 결과 그 정도가 아니었다. 그래서 정말 ‘본격’ 취재에 나섰다.“공무원이시기 이전에 교육자시잖아요, 이건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조금의 실마리만이라도 주십시오.” 이번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인 것 같다. 임대아파트 아이들을 따돌리는 이웃들,
[기자상] “뱃속 ‘새별이’ 얼굴도 못보고…”
‘크림빵 뺑소니’ 사고는 숱한 뺑소니 사고 중 하나에 불과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 보도를 통해 국민의 관심과 제보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일깨워 줬습니다.이 사건은 단순 발생 기사로만 처리하기에는 애잔한 사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뚜렷한 증인이나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보도를 통해 경찰수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첫 보도 이후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된 사연은 국민들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결국 경찰은 국민적 관심사에 교통사고로는 이례적으로 강력계 형사까지 동원된 수사본부를 차렸고,
[기자상] 일제강점 사료 방치…재산 환수 구멍
시작은 조달청의 보도자료였다. 조달청은 토지 정리를 위해 전국의 ‘주인 없는 땅’을 정리하면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땅 1.5㎢(여의도 면적 1/4 수준)까지 찾았노라 밝혔다. 내용에 수긍이 가기보다는 의문이 커졌다. ‘왜 아직까지 일본인 땅이 남아있을까? 얼마나 더 남아있는 걸까?’취재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4년 동안 친일파 재산을 찾아 국고로 환수했던 과거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위원들의 도움이 컸다. 당시 위원회의 조사기법과 확인 가능한 문서를 토대로 현재 남아있는 일본인 땅 규
[기자상] 고등학교 시험과목 바꿔치기 파문
취재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됐다. 고등학교 지리시험에 과학 문제가, 과학시험에 지리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믿기지 않은 내부 고발이었다. 하지만 증명 자료가 없어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교육청이 감사를 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어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취재에 착수한 지 1주일째…. 해당 시험지를 입수하면서 취재는 본격화 됐다. 연속 보도로 교육당국은 재감사에 착수해 결국 시험과목 바꿔치기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이같은 잘못된 관행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있다. 이과생들에게 ‘지리’는 이수과목이지만 수능시험을
[기자상] 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2조7천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정부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포기하고 ‘예방 백신 접종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번 구제역 발생과 확산 과정을 보면 구제역 대재앙의 교훈을 잊었다.구제역은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이지만 정부는 구제역 발생의 책임을 축산 농가의 탓으로 돌렸다. 백신의 효능은 충분히 검증받았는데 농가들이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축산 농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해도 항체형성이 되지 않고 이상육이 발생한다며 오래 전부터 백신의 효
[기자상] 한국일보 ‘현직 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끈질긴 추적·기자정신 돋보여
KBS청주 ‘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탁상행정이 불러온 일방적 축산정책 고발2015년 새해에도 기자들의 진실을 향한 열정은 뜨겁다. 제293회 이달의 기자상은 새해 첫 심사임에도 모두 65편이 출품돼 9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번 수상작에는 진실을 감추려는 사람과 기관을 대상으로 집요한 추적을 통해 어둠을 밝혀낸 기사, 단순한 뺑소니 사고로 넘어갈 수 있던 기사를 사회적 공감 스토리로 만들어 전 국민의 분노를 이끌어 낸 작품 등 그 어느 때보다 기자들의 발품이 만들어낸 특종이 많았다. 또 그동안 상대적으로 수상작이 적었던 지역
[인터뷰] “임계점 되면 끓어넘칠 것…낙관도 비관도 안 해”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2일 공식 취임했다. 올해 나이 55세. 민주화 열기로 뜨겁던 1987년 MBC에 입사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천황의 나라 일본’, ‘PD수첩’ 등을 기획·제작하며 PD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겨온 그가 ‘말년’에 받아든 보직은 1만2000여 언론노동자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반백이 넘은 나이에 언론노조 위원장직을 제안 받고 “내가 놀 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는 이내 ‘역사의 번호표’를 받아들였다. “나이 들어서 프로그램을 하며 정년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여전히 다른 쓰임새가 있
[미디어] 집권 3년차 박 대통령 ‘불통’ 벗을까
‘불통’ 이미지가 고착화된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아 언론과의 소통에 변화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두현 홍보수석 후임으로 각각 이병기 국가정보원장과 김성우 대통령 사회문화특보를 임명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국내 언론사와 단 한차례 인터뷰도 갖지 않았고 기자회견도 1년에 한 번, 지금까지 딱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언론과 거리를 둬왔다. 국민에게 국정을 투명하게 알려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철저하게 비밀주의로 일관한 것이다.불통 문제는 지난해 청와대 ‘문건유출’사태에서
[미디어] 안광한 체제 MBC ‘김재철 사람들’
MBC 안광한 사장이 취임 2년차를 ‘돌려막기 인사’로 시작했다. 본사 임원들은 지역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장겸 보도국장은 보도본부장에 영전되는 등 김재철 전 사장 체제 인사들이 주요 임원으로 승진했다.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MBC 본사 및 관계사 이사 선임을 승인했다. 신임 등기이사로는 보도본부장에 김장겸 보도국장, 편성제작본부장에 김현종 경인지사장이 임명됐다.이진숙 보도본부장은 대전MBC 사장에 선임됐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원주MBC 사장에는 김철진 편성제작본부장, 전주MBC 사장에
[미디어] 내 생애 첫 다큐…조승연 촬영기자
2년 전 이맘때, KBS에선 국내 최초 ‘스포츠 정통다큐’ 프로그램 ‘승부’를 론칭했다. 당시 나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의 이야기를 전문적으로 다루고자 했는데, 영화 ‘너클볼’처럼 내레이션 없이 주인공의 인터뷰와 중계멘트로만 이어지는 구성을 과감히 선택했다. 그런데 데일리 뉴스만을 보도해온 내가 시사제작물이 아닌, 영화라는 형식의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그때 길잡이가 되어준 사람이 조승연 촬영기자였다.LA행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승연이는 내게 ‘영화 편집의 마술’이란 다큐를 건네줬는데, 이제 막
[종합] 홍보예산 의존 벗고 콘텐츠 경쟁력 키워야
지역 언론의 위기는 뿌리가 깊은 만큼 뚜렷한 해결 방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열악한 경영환경, 저임금·고노동, 말뿐인 편집권 독립, 지방자치단체 및 토호세력과의 유착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문제들이 고질적인 병폐로 남아 있다.지역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신문사의 난립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현황을 보면, 일례로 경기도에만 12개의 일간지와 92개의 주간지가 있고, 인구 200만이 채 안 되는 전남에는 12개의 일간지와 43개의 주간지가 있다. 지역신문사 중에는 전체 인원이 3명에 불과한 곳도 있고, 유료부수가 500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