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상] 나라 살림, 새 틀을 짜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마치고 1년3개월 만에 경제부로 복귀했다. 기사 작성의 ABC도 다 잊은 것 같고 경제 용어는 외래어처럼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 미션이 떨어졌다. 이영태 경제부장으로부터 “당분간 출입처 배정도 않고, 야근도 안 시킬 테니 전담해서 ‘증세 없는 복지’ 관련 기획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다.그렇게 기획의 ‘전담자’가 됐다. 사실 세금에 대해 개인적 유감이 많았던 터였다. 둘이 벌 땐 덜했는데, 육아휴직 중 남편의 월급으로만 생활하다 보니 세금 항목 하나하나에 예민해졌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기획 구성
[기자상] 대형마트 ‘파격할인’의 배신
대형마트들은 신문, 전단지,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반값 할인’ ‘파격 세일’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특히 명절이 되면 연중 최저가를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 이것들이 다 사실일까. 세일은 정말 파격적이고 ‘오늘만 이 가격’이 붙은 상품은 내일은 다른 가격에 팔릴까. 기사는 우리 엄마가 늘 가졌던 궁금증, 소비자라면 한 번쯤 의심해볼만한 문제에서 출발했다.기자들이 대형마트에 직접 나가 조사를 할 경우 업체들이 취재를 방해하거나 보도를 하지 말 것을 끊임없이 요청하는 등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자상] 분단 70년 탈북 20년에 바라보는 따뜻한 남쪽나라
광복과 함께 찾아온 한반도 분단이 70년을 맞는 올해는 탈북이 본격화된 지 20년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기획기사는 경제이주민이 된 탈북자(북한이탈주민)들의 모습과 이들의 송금과 통화가 북한사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살펴보는 접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믿을 만한 대남 소식통이 된 탈북자들의 권유와 도움으로 국경을 넘은 탈북 2세대에게 지금 남한사회는 ‘따뜻한 남쪽나라’인지 들여다봤습니다.기사를 쓰면서 탈북자들의 파란만장했던 과거를 들추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기사로 인해 이들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이나
[기자상] 전대미문의 신종 마약 ‘카트’ 밀수 사건
지난 3월 평소처럼 출입처를 돌던 중 아프리카에서 온 한 여성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혐의 또는 각각의 이유로 심사를 받은 사람들이 많게는 하루에도 수십 명에 달하는 탓에 당시에는 특별한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더욱이 관련 제보 역시 전혀 없었던 상황이어서 기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 이 사건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전혀 몰랐던 것이다.해당 마약 사건이 인천국제공항과 관련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곧바로 취재를 시작했다. 평소와 달
[기자상] ‘열정페이’로 버티는 민간 소년범 시설
“비행청소년 보호시설인 ‘사법형 그룹홈’이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문 닫을 위기입니다.”소년범의 아버지로 불리는 부산지방법원 천종호 부장판사가 지난 2월 국제신문에 보낸 기고문이다.취재팀이 전국 14곳의 사법형 그룹홈 중 부산·경남 12곳의 가계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한 곳당 연간 평균 운영비 가운데 법무부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5.9%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사법형 그룹홈 운영자들이 사비를 출연하거나 기부금을 받아 충당하는 처지였다. 신용카드 돌려막기로 적자를 메우는 곳도 있었다. 부산소년원(정원 190명)보다
[기자상]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
흉기에 피습을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모습은 07시40분21초부터 07시42분37초까지 2분16초간 112장의 사진으로 카메라 메모리카드에 기록되어 있었다.사건 직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는 이 짧은 2분16초를 정확하게 기억해낼 수가 없다. 리퍼트 대사 주변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의 비명을 들은 순간부터 리퍼트 대사가 혈흔이 낭자한 채로 행사장을 떠나기까지 마치 단거리 달리기를 하듯 바쁘게 뛰었고, 가쁜 숨을 참지 못한 채 셔터를 눌렀던 기억뿐이다.세상은 폭력과 갈등에 민감했다. 사상 초유의 외교사절 피습사건을 적나라하게
[기자상]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습격 영상
그날 나의 첫 일정은 미국대사가 참석하는 조찬 강연회 취재였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가 있는 헤드테이블이 시끄러웠다.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경호원과 참석자들에게 제압당해 바닥에 깔린 사람을 찍다가 순간적으로 ‘미 대사는?’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카메라를 리퍼트 대사 자리 쪽으로 돌렸지만 대사는 없었다. 리퍼트 대사는 이미 부축을 받으며 행사장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얼굴을 손으로 감싼 채였다.대사가 나가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리퍼트 대
[기자상] 동아 ‘MB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리의혹’ 독자적 추적 취재 호평
인천일보 ‘신종 마약 밀수 사건’ 마약밀매 실태·대안 제시 돋보여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이번에도 냉정했으며 점수는 짰다. 속보성뿐 아니라 보도의 사회적 파급력, 취재에 들인 기자의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였다. 이 때문에 많은 작품이 출품된 취재보도 부문에서 본 심사 대상에 오른 작품은 ‘포스코건설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연속보도’(세계일보)와 박범훈 전 청와대 수석의 비리 의혹을 다룬 ‘MB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리 의혹 추적’(동아일보) 두 건 뿐이었다. 치열한 토론 뒤에 최종적으로는 동아일보의 박범훈 전 수석 관련 보도만
[기획·특집] “아무도 가지 않은 길…민심의 궤적 좇아 하루를 연다”
기자 30명 투입 ‘더 300’ 단일 매체 정치부 최대 규모정쟁 위주 정치기사 탈피, 정책 중심 정치문화 유도해남들과 ‘다른 길’ 택했지만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4·29 재·보궐선거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곳의 지역 일꾼을 뽑는 ‘초미니 선거’지만 선거 결과가 정국에 미칠 후폭풍 탓에 여야 모두 촌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집권 3년차에 들어선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과 내년 총선 판도뿐 아니라 차기 대선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표심은 선거 막판까지 ‘오리무중’인 가운데
[단신] 윤기영 스포츠서울 지회장
스포츠서울 지회장에 윤기영 편집부 기자가 선임됐다. 윤 신임 지회장은 2000년 스포츠서울에 입사해 편집부에서 일해 왔다. 윤 지회장은 “모바일 퍼스트 환경으로 바뀌면서 업무가 가중돼 기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하겠다”며 “선후배 기자들이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 김영수 기자협회 고문 ‘대한민국 기자’ 출간
“나는 기자다. 기자(記者), 역사의 현장을 지키고 그 현장과 함께 숨을 쉬며 기록하는 사람. 언론계 현업에서 은퇴한 지 벌써 수십 년이나 되어 가지만 나는 4·19혁명 직전 연합신문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지금까지 늘 기자로서 살아왔다. 나는 지금도 언론인이라고 자부한다. 그 자부심은 세월이 가면서 더 꼿꼿하고 튼실해져 가는 느낌이다.”전 MBC 사장이자 제3대 한국기자협회 회장을 지낸 김영수 고문이 그의 발자취를 기록한 책, ‘대한민국 기자’를 출간했다. 이승만부터 박정희 대통령 시절까지 최고 수반들을 취재하며 한일회담, 4·19
[신간안내] 싸워야 정치다
이 책은 국회와 정치, 정치인과 관련해 신문과 방송에서 접하는 상황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정치 입문서이다. 이만섭, 박지원, 심상정, 김태호 등 전·현직 국회의원과 보좌진 25명의 인터뷰는 국회 내에서도 다양한 역할 및 그에 따른 고민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특히 이 책은 국회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국회에서 우리 정치가 어떤 구조로 작동되는지 설명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국회를 이해하는 4가지 공식’이라는 키워드를 정했다. 첫 번째 공식에서는 국회와 국회의원에 관해 이야기한다. 국회의 운영원리, 국회의원의 세계와 더불
[인터뷰] “글 쓰는 자의 책무와 본분 되새기겠다”
기자에게 ‘대기자’라는 단어는 낯설고 두렵다. 30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한 고참 기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제신문 역사상 처음 대기자 직함을 달게 된 박창희 기자는 “큰 대(大) 자가 주는 중압감 때문에 어깨가 묵직하다”며 “선후배는 물론 독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발령을 받고 ‘대기자라는 직분’의 칼럼을 가장 먼저 쓴 것도 스스로를 다지는 각오였다. “대기자라는 직분을 새삼스럽게 들춰본 것은 기자, 글 쓰는 자의 책무와 본분을 새롭게 되새겨 경계하려 함”이라는 그는 “대기자는 글 쓰는 자
[오피니언]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불가능한가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 전 “아베의 방문이 빨리 좀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베가 미국에서 후한 대접을 받을수록, 미·일 관계가 밀착될수록 한국 국민들에게는 한국 외교가 실패한 것으로 보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 하원의원 25명이 연명서한을 통해 아베에게 위안부 문제를 사과하라고 하고 미국 주류언론들이 아베의 과거사 인식을 문제 삼는 논평을 자주 전한 것을 보면 한국 외교관들은 부지런히 움직였던 것 같다. 재미한인들이 미국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어느 때보다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오피니언] 안광한 MBC 사장 대법원 상고 염치없다
노동절과 주말이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우리 언론사에 중요한 판결이 또 나왔다. 서울고등법원이 2012년 MBC 노동조합의 파업은 방송의 공정성을 위한 것이어서 정당하고, 이에 따른 징계는 모두 무효라고 판결한 것이다. 이 판결로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과 박성호 전 기자회장 등 6명에 대한 해고는 물론 사측에서 일방적으로 내린 노조원 44명에 대한 징계도 모두 무효임이 재확인됐다. 법원은 ‘방송 공정성은 언론의 의무이며 이를 지키기 위한 파업은 정당하다’는 기념비적인 1심 판결에 이어 ‘절차상 다소 미비한 점이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