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상] 순위 조작? ‘음원 사재기’ 실체 추적해보니
한 제보자가 JTBC 탐사팀 앞으로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같은 기종으로 보이는 수백 대의 휴대폰이 진열대에 놓여 있는 사진이었다. 이 사진은 수년 전부터 소문만 무성했던 ‘음원 사재기’ 공장이었다. 중국에 위치한 이 공장에서 특정 가수들의 음원을 지속적으로 스트리밍하거나 다운로드 받아 음원 차트에서 순위 올리기 작업을 한다는 거였다. 취재진은 이 사진 한 장을 시작으로 음원 사재기 실태 추적에 나섰다. 취재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음원 사이트인 ‘멜론’에 등록돼 있는 팬 아이디들을 전수조사해보기로 했다. 가수 수십 명의 팬 아이디
[기자상] 숨어사는 아이 2만명
“삼촌 친구 있어요? 우리는 없어요.”지난 7월 충북 음성의 한 외딴 마을에서 만난 자혼기르 형제가 웃으며 물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부모와 만나 인터뷰를 할 때도, 좋아하는 햄버거를 선물로 줬을 때도 줄 곧 아무 말이 없던 아이였다. 말이라도 붙여 볼 요량으로 차 트렁크에 있던 축구공을 꺼냈다. 한참 공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같이 놀았다. 늘 동생과 둘이서만 놀았던 자혼기르에게 나는 첫 한국인 친구였던 셈이다.형태는 다르지만 한국 사회에는 자혼기르 형제처럼 숨어사는 아이들이 2만명이 있다. 젖소농장 옆 컨테이너 박스에 갇혀 사는
[기자상] 알코올 중독 환자 술판, 방치하는 치료 병원
병원 입원치료를 받는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거리 술판을 벌인다는 익명의 제보로 취재는 시작됐다. 현장을 찾으니 충격적이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술잔을 들이켜는 이들은 주민들에게 공포와 기피의 대상이었다. 대부분의 정신의료기관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고 알코올 중독자들이 술을 마시기 위해 병원을 치료 목적이 아닌 여관삼아 지내는 실태를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했다.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기초수급비로 술값을 대고, 병원은 환자치료 명목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매달 120만~140만원의 건강보험급여를 받는다. 결국 누구도 손해를 보지
[기자상] 서해대학교 이사장 146억원 횡령 비리
“신임 이사장이 학교 돈을 모두 빼돌리고 있습니다.”올해 1월 걸려 온 서해대 비리 관련 첫 제보전화를 떠올려 보면 이번 사건이 이렇게 법원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제보자는 ‘갓 부임한 이사장이 재단 돈 70억원을 횡령했다’는 뜬금없는 제보와 함께 취재하지 않으면 학교가 망할 것이라며 으름장까지 놓았다.솔직히 말하면 제보전화를 받고 든 생각은 사건팀에 한 달이면 수십 통씩 걸려오는 ‘허황한 제보구나’였다.한 달여간 낑낑거리며 학교 측에 제보 내용을 확인했지만 형제, 동문, 지인 등으로 둘러싸인 사학 재단의 ‘
[기자상] 생태하천 20년, 방향 잃은 물길
부산 사상구에는 삼락천이라는 하천이 있다. 한때 주민들이 ‘똥물’이라고 부를 정도로 오염이 심각했는데, 부산시가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 예산을 끌어와 지난 2013년 6월 생태하천으로 정비했다. 쏟아 부은 예산만 무려 600억원대다. 그런데 생태하천 삼락천은 낙동강물이 유입되는 상류를 제외하곤 여전히 똥물이다. 어디 삼락천 뿐이랴. 지사천, 동천 등 부산의 하천 곳곳에 생태하천 명목으로 혈세를 투입하고도 생태학적으로 나아진 게 없었다. 본보 특별취재팀의 ‘생태하천 20년, 방향 잃은 물길’ 기획 시리즈 보도는 이 같은 현실에서 출
[미디어] 길을 찾던 고참기자들, 디지털 세계에 눈 뜨다
고참 기자들이 온라인 세상에서 활약하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를 내세우는 시대 흐름에 맞춰 축적된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연재하거나, 팟캐스트에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고참 기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고참 기자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셜미디어 소통에 앞장서거나, 영상 편집 프로그램, 포토샵 등을 배워 카드뉴스·영상뉴스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고참 기자들이 온라인에서 활약하는 데에는 언론사의 콘텐츠 차별화 전략이나 디지털 뉴스 강화 방안이 큰 영향을 미친다. 서울
[지역] ‘제주일보’ 제호로 2개의 신문 발행
2곳의 신문사가 ‘제주일보’를 각각 발행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됐다. 그동안 ㈜제주일보와 제호 사용 문제로 다툼을 벌였던 ㈜제주일보방송이 지난 9일 호외에 이어 16일부터 제주일보를 정식 발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제주일보와 ㈜제주일보방송은 각각 지령 제21341호와 21295호를 발행했다. ㈜제주일보방송 지령이 앞선 것은 지난해 12월23일 ‘제주일보’ 제호가 경매에 나온 이후부터 지령이 중단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주일보방송 김대형 회장은 이날 1면에서 “동일한 제호로 2개의 제주일보가 발행되고 있는 최근의 사태
[미디어] EBS 사장 공모 마감도 전에 내정설
EBS 신임 사장에 대한 공모 마감 전부터 이명희·류석춘 교수 등 ‘뉴라이트’ 계열 학자 내정설이 돌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오는 29일 임기가 끝나는 신용섭 EBS사장 후임자를 선임하기 위한 공모를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진행 중이다. 방통위는 2주간 공모 후 결격사유 확인절차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EBS사장을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문제는 공모가 시작되자마자 이명희 공주대 교수와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유력 후보자로 거론됐다는 데 있다. 이명희 교수는 뉴라이트 교과서로 평가받는 교학사 교과서의 대표집필자로 뉴라
[미디어] 조선일보 떠나는 고참급 기자들
조선일보 기자들이 잇따라 대기업 등으로 이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조선 박중현 기자(28기·90년 입사)와 이항수 기자(30기·91년 입사)는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각각 한미약품 홍보이사와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앞서 올해 상반기엔 이지훈 기자(27기), 홍원상 기자(40기), 이인묵 기자(46기) 등이 조선을 그만뒀다. 조선은 지난해 10년차 미만 기자 3명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내부적으로 술렁였다.특히 지난 2007년 1~2월엔 기자 8명이 회사를 떠나면서 회사 비전에 대한 문제가 전면 부상하기도
[만평] 기협만평 2015.11.18
[미디어] 12년간 희로애락 나눈 이춘규 전 서울신문 국장
지난 14일 늦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여느 주말처럼 두 사람은 산행을 했다. 오전 7시께 집을 나서 청량리에서 용문행 중앙선 열차를 탔다. 수도권에서 꽤 험한 산으로 꼽히는 용문산(1157m)에 다녀왔다.‘산 친구’는 이춘규 전 서울신문 국장(현 남서울대 초빙교수)이다. 2004년 봄 비슷한 시기에 도쿄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기자보다 몇 살 위인 이 선배와의 주말산행은 올해로 12년째. 회사업무나 경조사 등 특별한 날을 빼면 연 평균 40회 이상 주말등산을 함께 하고 있다. 일본의 100명산 중
[신간안내] 백년의 기억, 문화전당 광장과 골목길
언론인이자 시인인 박준수(55·광주매일신문 기획실장)씨가 쓴 ‘백년의 기억, 문화전당 광장과 골목길’은 국립광주아시아문화전당(구 전남도청)을 기점으로 근·현대 광주 100년의 역사가 숨 쉬고 있는 광주읍성 터 일대 시간의 흔적을 탐색한 책이다. 이 책에는 500년 비밀을 간직한 광주읍성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형성된 충장로와 금남로, ‘오래된 고샅길’ 구시청 사거리, ‘근대화의 언덕’ 양림동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색깔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저자는 광주 공동체가 형성된 장소적 원형을 광주읍성으로 규정하고, 오늘날 그 꼭지점에 자리한
[신간안내]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KBS 인기 칼럼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가 책으로 출간됐다. 저자는 가계부채, 청년 실업, 빈부 격차 등 생활밀착형 주제를 날카로운 분석과 깊이 있는 통찰로 풀어냈다. 이 책은 현실 이면에 숨겨진 경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과거의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지금 가장 강력한 자원이 바로 ‘청년’이라고 이야기한다. 심령술이 판을 치던 시대, 인생을 바쳐 진실을 말했던 마술사 후디니처럼 저자와 이 책은 독자들이 혼탁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도
[신간안내] 정의를 부탁해
“매너가 신사를 만든다면 기자는 사건이 만든다.”이 책은 저자가 중앙일보 칼럼인 ‘시시각각’ 필진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2012년 1월부터 지난 2년6개월 간 여정을 담고 있다. 칼럼을 쓰면서 목도했던 총리실 사찰, 국정원 댓글, 세월호 참사 같은 사건들이 소심하고 정의롭지 못한 자신이 정의를 이야기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저자가 칼럼을 묶어 책을 내자는 출판사 제의를 받았을 때 주저했지만, 결심을 굳힌 이유는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한국 사회가 돌파구를 찾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아
[신간안내] 식당의 발견(통영·진주·남해·사천의 맛)
통영 촌놈은 ‘경상도엔 맛집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저자는 인터넷의 ‘흔한 정보’는 거르는 대신 지역민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촬영이나 섭외를 위해서라면 두 번, 세 번씩 같은 식당을 방문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책은 전국 팔도의 착한 식당을 소개하는 ‘식당의 발견’ 시리즈 제2편이다. 이번에는 경상남도의 진짜 맛집을 선보인다. 저자는 고향인 통영은 물론 어린 시절 들렀던 남해, 사천, 진주의 식당을 두루 찾았다. 책에는 경남의 맛에 푹 빠지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 씀씀이가 이곳저곳 묻어 있다. 비릿한 바다내음이 코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