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해외취재·연수도 ‘빈익빈 부익부’ 우려
이달 1일부터 시작된 ‘파리 모터쇼’.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조망할 수 있는 행사다.예년 같으면 언론사들이 국내외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의 지원을 받아 파리 모터쇼에 참가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이번 행사에는 전자신문 등 일부 언론사만 자사 부담으로 참가했다.제네바 모터쇼 등에 비해 행사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점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때문이다. 법 시행 탓에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은 취재 편의 등은 꿈도 꿀 수 없게 됐다.청탁금지법 실시 이후
[미디어] “밥값 걱정 않고 떳떳하게 취재하고 싶다”
한 일간지의 산업부 A기자는 최근 부쩍 고민이 많다. 신차가 나올 때마다 누구보다 발 빠르게 취재를 해왔지만 김영란법 때문에 시승이 막혀 체험 기사를 쓸 수 없게 된 것. IT 등 다른 산업 분야를 맡고 있는 기자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한 경제방송사의 유통전문 B기자는 홍보팀에서 준 보도자료를 그대로 쓸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됐다. B기자는 “김영란법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매사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보니 자연히 취재자유가 위축된 것 같다. 임금이나 취재비 현실화 등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송 기자들도 취재
[미디어] 여행, 낯선 일상을 겉도는 것
외국을 다닐 때마다 내가 낯설어하는 것은 그곳에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이 가까스로 시간을 확보하고 돈을 들여 그토록 가려 하는 곳을 어떤 사람들은 일상의 공간으로 살고 있다. 나는 여행을 하지만 그들은 나를 상대로 돈을 벌거나 나와 상관없이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주부든 자신의 일상을 살아간다. 나와는 정서적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그 현지인의 존재가 가끔 낯설어서 나 자신이 무슨 시간이라도 건너온 사람 같고, 그들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이나 됨직한 기분도 든다. 물론 내가 그 거리 한복판에서 벌거벗
[만평] 기협만평 2016.10.5
[미디어] 국민·서경 등 임금피크제 논의 시작
내년부터 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장의 정년이 60세로 늘어나면서 일부 언론사들이 뒤늦게 임금피크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임금피크제 후발주자로 나선 곳은 국민일보와 서울경제다. 국민일보 노사는 해당 안건을 두고 지난달 말 첫 대화를 시작해 아직 구체적인 실행안을 내놓지 못했다. 국민일보 노조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후 조직의 인력운영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자는 데 노사가 공감한 상태”라며 “임금 및 단체협약과 연동해 협의를 진행할지 등을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노사는 올해 안에 임금피
[기자상]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 부인·자녀와 망명”
지난 8월17일 한 회사 간부로부터 축하전화를 받았다. 하루 전 중앙일보가 단독 보도한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 부인·자녀와 함께 망명’ 기사를 영국 BBC가 인용보도한 데다 국내외 언론들이 앞다투어 보도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함구하던 정부도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파장이 꽤나 컸던 특종의 단초는 짤막한 국제전화 한 통이었다. 동남아 지역 ‘대북 소식통’은 “윗동네 분들이 테임즈 강변에서 아이 하나를 잃어버려 난리가 아닙니다”라고 귀띔했다. 런던에 체류하던 북한 핵심인사가 탈북했음을 직감케 했다.취재과정에서 복수의 국내 취재원은 “
[기자상] “공항공사 퇴직 낙하산 간부, 노래방서 멍들도록 성추행…죽고 싶었다”
사실 처음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눈물의 삭발식’ 현장은 이러한 생각을 대번에 뒤바꿨다. 해가 쨍쨍 내리쬐는 대낮에 여성 청소노동자가 생애 처음으로 머리를 밀었다. 그의 머리카락이 떨어질 때 그를 지켜보는 동료들의 비명도 함께 울려 퍼졌다. 그리고 머리를 민 청소노동자는 회식 때 당한 성추행, 가혹한 근로 조건을 폭로했다. 삭발식 현장을 보도한 첫 기사는 약 400만명에 도달했다. 댓글도 수천개 달렸다. 많은 이들은 열악한 처우를 증언하는 청소노동자들의 모습에서 자
[기자상]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 음주사고 경력
올해 7월 말, 이철성 당시 경찰청 차장이 차기 경찰청장에 내정된 뒤, 과거 음주운전 경력이 있다는 정보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23년 전 일이었고, 범죄 경력이라는 내밀한 개인정보였기 때문에 관련 정보에 접근하기도 매우 어려웠습니다. 불법적 방식의 개인정보 취재는 절대 안 된다는 문제는 취재팀의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이 내정자는 “23년 전 일이지만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부적절한 처신에 거듭 사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보도 뒤 ‘여론’은 나뉘었습니다. 경찰 수장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기자상] 대우조선 실사 보고서 단독 입수 분석
제가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실사 보고서는 작년 산업은행이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결정한 핵심 자료입니다. 올해 20대 국회 첫 정무위원회와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정부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끝내 제출되지 않았던 극비 문건입니다. 이 자료가 제 손에 들어오게 된 연유에 대해 많은 사람이 궁금해합니다만 이를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취재원 보호는 기자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니까요.자료를 입수하게 된 것은 순전히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재원이 그 많은 기자 중 저에게 자료를
[기자상] “심장 멎은 택시기사…두고 떠난 승객”
“출근 시간, 택시가 앞에 가던 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어요. 운전기사가 심정지가 온 것 같은데 지금 사고 처리 중이에요.”다급하게 걸려온 제보전화. 단순 교통사고인지 현장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여느 교통사고와 다를 바 없는 상황. 하지만 무언가 달랐습니다. 현장에 나온 보험사 직원과 경찰이 택시에 탑승했던 승객들을 찾고 있는 겁니다. 목격자들은 사고 직후 승객들이 다급하게 내려 골프가방과 짐을 꺼내 다른 택시로 쏜살같이 옮겨 타고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취재에 들어가자, 승객들이 일본 골프여행을
[기자상] 방파제 특혜 의혹
‘방파제 공사요? 업계에서 ○○○○○가 다 해먹고 있어요.’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됐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 발주한 모든 공사와 공사를 맡은 설계·공사·감리업체, 해당 업체와의 중복성을 찾기 시작하자 의혹이 속속 나타났다. 문제의 업체는 ‘사실상 같은 회사지만 이름만 바꿔’ 설계-자재납품-감리까지 했다. 공사상 문제를 지적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린 것이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누가 봐도 오해 살 만한 모양새’였다는 것을 뒤늦게 인정했다.알고 보니 해피아가 있었다. 해수부에서 민간기업으로 이동한 인원을 파악하자 해당 업체가 많은
[기자상] 녹조 토하는 낙동강
바다에 적조가 있습니다. 조금은 검붉은 색입니다. 적조의 원인은 갯벌의 감소로 인해 갯벌에 사는 미생물들도 함께 감소하면서, 미생물들의 먹잇감인 바닷물 속 붉은색 플랑크톤인 적조류가 급속하게 번식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민물에는 녹조가 있습니다. 녹조류도 일종의 플랑크톤입니다. 녹조의 급속한 번식의 원인은 대략 3가지입니다. 수온, 물속의 부영양화 그리고 물이 흐르는 속도 즉 유속입니다. 26년 동안 현장 기자를 하면서 녹조와 관련해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사진기자협회로부터 상을 받은 것이 4번째입니다. 모두 최근입니
[기자상] 4대강 사업의 민낯
‘녹조라떼 낙동강’에서 투명카약 두 대가 대형 현수막을 끌고 간다. 현수막 위에선 물고기 한 마리가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나는 살고 싶다” 지난 4대강 특별취재단과 함께한 낙동강 퍼포먼스의 한 모습이다. 낙동강에서 처음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종인 물고기 흰수마자가 외치는 피울움이다. 4대강사업으로 이제 낙동강에서 멸종된 흰수마자가 “나는 살고 싶다”고 간절히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4대강과 뭇생명들의 한 맺힌 절규다. 4대강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거대한 16개 보로 막혀 시름시름 앓으며 죽
[기자상] 경향 ‘공항공사 퇴직 간부 성추행’ 약자보호라는 언론 역할 돋보인 수작
TJB대전방송 ‘심장 멎은 택시기사…두고 떠난 승객’ 이기주의적 사회 풍토 고발 유난히 더운 여름이었다. 더위를 잊게 해줄 언론의 ‘시원한’ 보도가 어느 때보다 아쉬웠다. 더위 못지않게 사회적 모순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도 이를 고발, 비판하려는 언론의 노력은 부족해 보였다.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 과정에서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비리를 고발하는 후보작들이 호평을 받았다. 단순한 현상을 구조적 문제와 연결해 해결을 촉구하는 적극적 ‘기자 정신’을 현 사회가 요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취재
[미디어] 미 대선토론 실시간 팩트체크, 한국에 상륙할까
미국 대선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1차 TV토론에서 다수 해외 언론들이 ‘실시간’ 팩트체크를 선보이며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 매체들도 내년 대선에서 이 같은 시도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철저한 사전준비와 정파적 구도를 지양한 운용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된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격돌한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미국 내외 상당수 유수 언론 등은 토론이 진행되는 90분간 실시간 팩트 체크를 통해 후보자 발언의 진위를 가렸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NPR, 블룸버그TV(Bloom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