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일부러 봐줬다는 오해받는 일 없도록 할 것"

[인터뷰] 이언주 MBC 신임 뉴스룸국장

이제는 MBC 뉴스의 내용을 바꿔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꼼꼼히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현상을 분석하는 기사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다. 타사 보도와의 차별화를 위해, 편파적이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그래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MBC에서 했는지 KBS, SBS에서 했는지 구별 못하는 똑같은 뉴스는 하지 말자”고, “아이템을 낼 때도 시청자들은 무엇을 궁금해 할지, 무엇을 취재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질문해야 한다”고 팀장들에게, 기자들에게 계속해서 주문한다. 어쩔 수 없이 칭찬보다 지적을 많이 하다보니 취임한지 일주일 만에 벌써 “악덕 국장”으로 불리는 거 같다고 한다. 이언주 MBC 신임 뉴스룸국장(보도국장) 얘기다.

12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이언주 뉴스룸국장이 사진 촬영에 임한 모습. /박지은 기자

밖에선 ‘지상파 최초 여성 보도국장’이란 관심을, 안에선 ‘MBC 뉴스 변화’라는 진지한 요구를 받으며 이언주 국장은 5일 뉴스룸국 구성원 대상 임명동의 투표에 통과해 취임했다. MBC 뉴스룸국 수장에 임명된 지 일주일이 된 12일, 기자협회보는 서울 마포구 MBC 사옥 7층 뉴스룸국장실에서 이언주 국장을 만났다. 취임 소감부터 뉴스룸국 운영 방안과 목표 등을 물었다. 이 국장은 “MBC가 일부러 봐줬다는 오해를 받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정부 인사가 있으면 ‘인사 검증 TF’를 만들어 운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뉴스룸국장 취임 후 어떤 일주일을 보냈나.

“2년 넘게 ‘뉴스외전’ 앵커를 하면서 계속 바랐던 건 조금 여유 있게 살고 싶다는 거였다. 앵커를 하면 하루도 못 쉬니까. 이 일을 하게 되니까 더 일이 많아지더라. 일주일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눈 뜨고 회사 갔더니 밤이 되고, 집에 가고 이런 일상이었다. 딱 두 가지를 고민했다. 뉴스와 사람. 뉴스를 어떻게 꾸릴지, 사람을 어떻게 쓸지. 이 친구들이어떻게 기회를 발휘할 수 있게 해줄까. 이 두 고민을 제일 많이 하면서 정말 정신없이 일주일을 보냈다.”

-국장 지명자 정책설명회, 취임 소감 등에서 ‘저널리즘의 기본’, ‘시청자와 공감’, ‘열린 뉴스룸’ 등의 키워드를 강조했다. 뉴스룸국 구성원은 차기 국장의 어떤 모습을 기대를 했다고 보나.

“정책설명회 이후로도 후배들하고 얘기를 했다. 변화와 소통의 가능성을 생각했을 거 같다. ‘이 사람이 국장이 되면 뉴스룸 구성원들의 얘기를 잘 들어줄 것 같은데’, ‘시청자 얘기도 잘 담아줄 것 같고, 그래서 뉴스가 바뀔 것 같은데’ 이렇게 생각을 했던 거 아닌가 싶다.”

-지상파 최초 여성 국장이라는 타이틀로 화제가 됐다. MBC를 비롯해 지상파 최초 여성 보도국장이란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안에서는 오히려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것 같다. 새로 취임한 이성주 사장의 인사 원칙은 전문성, 능력이었다. 그에 맞춰 인사를 하려고 했지, 이 사람이 여성인지를 먼저 생각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아니 지상파에 아직까지도 여성 보도극장이 없었냐’고 물어본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1996년 입사 당시 여의도 사옥 보도국이 5층에 있었는데 여자 화장실이 없었다. 그리고 2년 뒤에 생겼다. 지금은 신입사원 중 여성기자가 절반 이상 들어오는 환경적인 요인도 분명히 있다. 최초라는 타이틀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결국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12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 7층 뉴스룸국장실에서 이언주 국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지은 기자

-사장과 보도본부장으로부터 뉴스룸국 방향성에 대해 어떤 주문이 있었나.

“기본적으로 사장과 보도본부장리 뉴스에 관여할 수가 없게 돼 있다. 뉴스룸의 독립성 그리고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기본적인 말씀을 하셨고, 뉴스의 방향성에 대해 말한 적은 없다. 다만 딱 키워드 하나가 있었다. 신뢰. 그 부분에 있어서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당부가 있었지 방향성이나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까진 말씀이 없다. 사장이 국민 참여를 통해 선출이 됐기 때문에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선 신뢰 없이 갈 수 없다는 그런 주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보도본부장과 입사 동기이기도 하던데.

“본부장과 동기이기 때문에 뉴스룸국장으로 지명되리라고 사실 예상을 못 했다. 보통 보도국 조직이라는 데가 기수를 거꾸로 가지는 않으니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사장과 본부장 두 분 얘기 들어보면 성별, 기수 이런 건 정말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

-국장 취임 후 뉴스룸 팀장 인사를 냈다. 무엇이 특징인가.

“사장과 똑같은 기조로 인사를 냈던 것 같다. 팀장 기수가 조금 낮아지긴 했다. 제일 많이 생각했던 건 예전에 이 출입처를 출입을 했을 때 이 사람이 잘했는지에 대한 전문성과 뉴스를 발굴하는 능력이었다. 친소 관계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저하고 가까운 사람들 중에 이번에 보직을 못한 사람들이 좀 있다. 섭섭했을 것 같기는 한데 어떻게 평가될지는 이제 일로 보여주려 한다.”

-여성 팀장도 많아진 거 같은데, 특별히 신경을 쓴 걸까. 아니면 여성 기자가 많아지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인 걸까.

“두 가지 다인 것 같다. 이번엔 능력과 전문성만 봐도 훌륭한 사람이 너무 많아 쓸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도 여성 보직자가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예전에 편집회의 들어가 보면 여성 보직자가 거의 없어서 논의할 때 사실 40~50대 남성 위주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되는 경우가 있었다. 다양성 측면에서도 들어오는 게 맞고, 그들이 또 능력이 있어 안 쓸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된 면이 있는 것 같다.”

-정책설명회에서 첫 번째 공약으로 ‘인사 적체 해소’를 언급한 건 이유가 있나.

“앵커를 하다 보니 방송 출연하는 후배들과 얘기할 기회가 많기는 했다. 가장 많이 나온 건 인사 문제였다. 앞서 뉴스 변화를 얘기를 했는데 사실 일할 분위기가 먼저 돼야 그다음에 좋은 보도가 나오고, 소통이 돼야 바꿀 수가 있다고 본다. 왜 소통하는 분위기가 안 돼 있을까 봤더니 팀장 인사도 굉장히 오랜만에 했지만 평기자들 인사도 그동안 안했더라. 10년 차 미만일 경우 내가 뭘 잘하는지 잘 모르지 않나. 그런데 평가를 할 때는 리포팅을 많이 해서 TV에 많이 보이면 선배들이 ‘잘하는 애구나’라고 딱지를 붙이고 그 다음에도 좋은 부서를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근데 내가 리포트 할 기회가 별로 없는 출입처, 부서라면 남들이 원하는 출입처에 갈 기회가 차단되기도 한다. 전 그게 불공평하다고 생각을 했고, 후배들도 그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10년 차 미만 때는 정치부도 가보고 경제부도 가보고 사회부도 가보면서 나한테 맞는 게 뭔지 찾도록 하는 그 기회를 주려고 한다. 출입처에 따라서 기자의 능력과 상관없이 평가되는 걸 없애야겠다는 생각이다.”

-그간 MBC 구성원들은 MBC 뉴스의 보도 논조 특히 특정 정당 편파성, 논평 및 해설 보도 강화에 대해 지적해왔다. 그동안의 MBC 보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고, 앞으로 MBC 뉴스를 어떻게 바꿔가야 한다고 보나.

“계엄, 탄핵 시기를 거치며 MBC가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있어서 굉장히 기여를 했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보도를 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너무 한쪽 편에 선 거 아니냐는 지적과 오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내란을 거치고 새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MBC는 한쪽 편을 드는 거 아니냐는 오해와 지적이 계속 나온다면 돌아볼 부분이 있다는 생각에 저도 공감을 한다. 논평 해설 기사가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기사가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봤다. 팩트는 빠져 있고, 주의·주장을 가지고 시청자에게 강요를 한 건 아닌지를 돌아봐야 한다. 우리의 뉴스는 팩트에 기반해 분석을 하고 해설을 하는 기사로 가야 한다. 팩트나 취재는 비어 있는 상황에서 이래야 한다고 주장을 하면서 시청자를 설득을 하려고 한다든지 강요한다면 누가 공감을 하겠나. 우리가 바뀌어야 할 방향은 무엇보다 팩트에 충실해야 하고 취재를 꼼꼼히 해서 그걸 바탕으로 분석하고 해설하는 기사를 보도해야 된다는 취지의 주문을 편집회의에서도 계속해서 하고 있다.”

12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 7층 뉴스룸국장실에서 이언주 국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지은 기자

-팩트 중심 취재 강화, 검증 보도 및 정권 감시 기능 강화를 강조했는데 팀 신설 등 뉴스룸국 조직개편을 통해 구조화할 계획인가.

“조직개편 생각은 아직은 안 하고 있다. 팩트 중심 취재 강화는 어떤 팀을 만들어서 하겠다는 건 아니다. 이건 모든 팀, 출입처에 해당된다. 제가 계속 얘기를 하는 건 ‘그냥 발표 기사 같은 기사 쓰지 말아라’ ‘기사엔 이 보도를 왜 하는지가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어떤 발표 기사가 아침 8시에 나왔는데 그 스트레이트 기사를 뉴스데스크에서 똑같이 보도하면 시청자가 보고 싶을까? 그 뒷이야기가 궁금할 거다. 예를 들어 어떤 실적 발표나 정치인 발언이 나오면 그 배경이 뭔지 궁금할 거다. 팩트와 취재에 근거해 이렇게 분석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하자는 거다.”

-‘인사 검증 TF’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정권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해선 여야 막론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겠다. ‘인사 검증 TF’를 제시했는데, 사실 지난 개각 때 우리는 검증 TF를 안 했다. 그래서 타사는 나갔는데 우리는 나가지 않은 보도들도 꽤 있었다. 그렇게 되면 일부러 봐줬다는 오해를 받게 된다. 그건 없도록 할 거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데 지금은 인사 과도기라 TF를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일단 정치팀, 법조팀, 팩트앤이슈팀이 함께 뉴스를 어떻게 구성을 할지, 검증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 형식으로 간다. 앞으로는 정부 인사가 있으면 검증 TF를 만들어 운용을 할 거다. 팀을 별도로 만들기보다는 정치팀이나 법조팀 등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운용하려 한다. 지금 팀장들이 그런 자세가 충분히 돼 있기 때문에 원활하게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도 편집회의에서 오늘 이 아이템에 좀 힘을 주자고 결정되면 관련 팀장들끼리 남게 한다. 거기서 소그룹 회의도 하고 있는데, TF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싶다. IT기업은 이미 TF를 많이 운영하고 있지 않나. 뉴스에서도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 일단 연말까지는 운영을 해보려고 한다. 지금 보기엔 업무 협의가 잘 되고 있는 거 같은데 별도 팀을 만들어야 될 상황일지는 좀 보도록 하겠다.”

-경쟁사와 비교해 어떤 특징과 강점이 있는 뉴스를 만들고 싶은가.

“기자들에게 ‘뻔한 뉴스 하지 말아라’고 ‘시청자가 정말 궁금해 하는 걸 담는 뉴스가 나와야한다’고 얘기를 많이 한다. MBC에서 했는지 KBS, SBS에서 했는지 알지 못하는 이런 똑같은 뉴스는 하지 말라는 게 저의 주문이다. 내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도록 팀장들에게도 주문을 하고 있는데 팀장들도 팀원들과 아이템 얘기를 할 때 너무 단편적으로 하지 말고 뭘 궁금해 할까 그래서 뭘 취재해야 할까, 첫 장면은 뭘 써야 할까 이런 고민하라고 해서 악덕 국장으로 일주일 만에 얘기가 나오고 있더라. 사실 칭찬을 많이 하려고 했는데 첫날부터 좀 지적을 하면서 시작을 했다.”

-각 방송사 메인뉴스 프로그램 일일 시청률(닐슨 코리아 가구 시청률)을 보면 MBC 뉴스 데스크가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유지했었다가 올 하반기부터는 KBS 9시 뉴스에 1위 자리를 내주는 일이 많아졌다. 시청률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나.

“2018년부터 1년 8개월간 뉴스데스크 편집팀장으로 일했다. 분 단위로 뉴스를 분석을 하면서 그때 뉴스 시청률을 2배로 올린 경험이 있다. 반발이 많았으나 그 때 70분짜리 뉴스를 처음 만들었다. 사실 시청률에 되게 집착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편집팀장도 하고 앵커도 하다 보면 가까이에서 실시간으로 시청자 반응을 보게 된다. MBC 시청층은 굉장히 예민하다. KBS나 SBS는 그 시청층이 잘 안 바뀌더라. 근데 MBC는 시청층은 이슈와 상황에 굉장히 예민하다. 그래서 뉴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사장은 ‘신뢰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지 시청률은 신경 쓰지 말라’고 말씀은 했지만 제 입장에서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 시청률 올리는 방법을 알기는 한다. 근데 그건 잠깐이다. 그렇게 해서 올린 시청률은 유지가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신뢰도를 단단하게 만들어서 한 번 들어오면 MBC를 떠나가지 않게 하는 전략으로 가야 지속이 된다고 본다.”

-앵커 교체 등 뉴스데스크 개편 방안과 시점은.

“아직은 앵커 교체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형식보다는 내용의 변화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뒤에 형식적인 부분은 좀 고려를 해보려 한다.”

-실제로 뉴스데스크의 보도 내용이 달라졌다고 보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지는 모르겠다. 계속 쌓이고 쌓여야 단단한 시청자층이 만들어진다. 쉬운 문제는 아닐 것 같다. 편집팀장일 때 시청률 올리고 하는데 꽤 오래 걸렸다. 그 과정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응을 보면서 저희도 최대한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편집회의 주니어 기자 참여도 공약했다. 하지만 민실위 간사들이 이미 편집회의에 참석은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추구하고 있는 건가.

“편집회의가 보통 국장이 지시하는 방식으로 가는데 그런 분위기를 좀 바꿔보겠다는 생각이다. 팀장들도 같이 토론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 민실위에서 돌아가며 편집회의에 들어오고 있지만 국장, 팀장 발언을 속기록에 올리는 수준이고 발언권이 없다. 그래서 저는 발언권을 주려고 한다. 본인들의 의견을 얘기를 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거다.”

-임기 내에 이것만은 실현시키고 싶은 게 있을까.

“각종 조사를 보면 MBC 신뢰도는 1등인데 불신도도 1등이지 않나. 불신 1위에서 벗어나는 건 진짜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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