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편성위에 경영·노무 책임자 적절하다더니 교체위원 추가

기존 편성위원 구성은 유지
제작 책임자만 교체위원으로

KBS가 경영·노무 책임자를 편성위원에 포함시켜 비판을 받은 지 반년 가까이 지나 라디오·방송기술 책임자 2명을 교체위원으로 추가 위촉했다. 다만 기존 편성위원 구성을 유지한 채 제작 책임자만 교체위원으로 두면서, 여전히 편성위의 설치 목적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KBS는 4일 사내 공지를 통해 하종란 라디오센터장과 김민중 방송인프라본부장을 편성위원회 책임자 측 교체위원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교체위원은 정기 회의에 상시 참석하는 일반 편성위원과 달리, 해당 부서 관련된 사항이 안건으로 상정될 때만 정식 위원을 대신해 참석한다.


이번 위촉은 KBS가 책임자 측 편성위원 구성을 마친 지 5개월 이상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KBS 관계자는 “7월23일 편성위원회 종사자 측이 편성위원을 통보하면서 5명의 편성위원과 3명의 교체위원을 통보했다”며 “공사(KBS)는 종사자 측이 통보한 바와 같이 교체위원을 두는 것이 편성위원회 운영에 효율적이라고 판단하여 교체위원을 신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KBS 내부에서는 사측이 기존 편성위원 구성에 대한 비판을 무마하려 교체위원을 위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사자 측 편성위원을 위촉한 이승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종사자 대표)은 “종사자 측 위원은 모두 제작·편성 실무자로 구성됐고, 교체위원은 아나운서나 영상제작 부문 안건이 생길 것을 대비해 위촉했다”면서 “경영·노무 책임자를 정식 위원으로 두고 제작 책임자를 교체위원으로 둔 사측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는 사실상 면피용 조치”라고 비판했다.


KBS는 2월24일 김우성 부사장, 최성민 콘텐츠전략본부장, 김대홍 보도시사본부장과 함께 경영전략 전반과 노무를 각각 담당하는 김근수 전략기획실장과 이전택 노사협력주간을 책임자 측 편성위원으로 위촉했다. 편성위원회는 내외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으로부터 방송편성의 자율성을 보호하고 취재 및 제작 실무자의 권한을 보장하기 위한 기구로, 지난해 개정 방송법이 시행되며 설치가 의무화됐다.


편성위의 구성 취지에 따라 제작 책임자를 교체위원이 아닌 정식 위원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광호 KBS기자협회장은 “편성위의 성격을 감안하면 경영·노무 책임자는 부적절한 쪽에 가깝다”며 “라디오센터장과 방송인프라본부장이 이들을 대신해 (편성위에) 들어오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KBS는 교체위원을 정식 위원으로 변경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사측이 책임자 측 위원으로 전략기획실장과 노사협력주간을 위촉한 직후 KBS 안팎에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언론노조 KBS본부와 사내 직능단체 등에선 ‘사장의 임기보장을 위해 편성위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편성위가 사장을 임명제청하는 KBS 이사 선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역시 “취재·보도·제작의 자율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편성위원 위촉은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KBS는 “전략기획실과 노사협력의 업무는 개정 방송법에 따른 편성위원회의 유지·운영에 필요한 부서”라고 반박해 왔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