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258) 남겨진 사람의 책갈피

학교에는 졸업이 있지만 회사에는 졸업이 없다. 은퇴라는 끝은 까마득하다. 그렇기에 동기들과 오래도록 같은 회사에 다니며 고민을 나누고, 서로 힘이 되어주고, 함께 좋은 기자가 되어갈 줄 알았다. 곧 또 한 명의 동기가 회사를 떠난다.


처음은 아니어서일까. 이제는 나름대로 침착하게 작별을 준비한다. 그래 이별의 아픔은 무뎌진다. 더는 시련 당한 사람처럼 베갯잇을 눈물로 적시지도, 미워하다 걱정하는 일을 반복하지도 않는다. 퇴근 후 나로서는 막을 수 없던 실망과 바꿀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긴 하지만 곱씹지는 않는다.


대신 책 한 권을 사고 편지를 쓴다. 피천득의 <나의 사랑하는 생활>이 실린 책을 골랐다.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는 문장 때문이다. 친구의 삶에도 그런 것들이 하나둘 늘어나기를 바란다. 편지에는 거창한 위로 대신 ‘까짓것 인생은 흔들리지 않고 어떻게든 흘러간다’는 말을 꾹꾹 눌러 담았다.


만나는 주기가 길어지는 만큼 멀어지겠지만, 우리의 즐거웠던 시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문득 보고 싶은 날이면 <나의 사랑하는 생활>을 펼쳐볼 것이다. 그날도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사랑하는 생활을 살아가고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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