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제시한 시정명령 기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연합뉴스TV 이사회는 파행의 늪에 빠져있다. 이사진 사이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 한 사외이사가 지위보전 가처분을 신청하며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리스크를 해소해야 할 이사회가 방미통위 징계를 자초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름 가까이 열리지 않은 이사회는 파행 운영을 상징한다. 방미통위가 5월15일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를 꾸리지 않아 방송법을 위반한 연합뉴스TV에 7월31일까지 시정할 것을 명령한 이후 연합뉴스TV 이사회는 세 차례(5월18·26·28일)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첫 단추인 사추위 관련 정관 개정안을 의결하지 못하고, 임시 주주총회 날짜도 잡지 못했다. 방미통위는 7월 말까지 사추위를 구성해 대표자를 임명하지 못하면 방송법 18조에 따른 처분을 부과할 수 있다. 방송법 18조는 허가·승인 취소 및 유효기간 단축, 업무 정지, 광고 중단 등을 규정한다.
연합뉴스TV 이사회는 ‘회사 추천 사추위원 전원을 1대 주주 연합뉴스가 추천한다’는 조항을 정관에 넣는 문제를 두고 이사진 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이사진은 안수훈 사장, 신지홍·김대호 상무 등 사내이사 3명, 1·2·3·4대 주주 추천 사외이사 4명 등 7명이다. 신지홍·김대호 상무는 사추위 사측 위원 전부를 연합뉴스쪽 인사로 채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소수 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은 사측 위원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TV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TV지부가 2~4일 진행한 전 조합원 대상 투표에서 180명 중 169명(93.9%)이 ‘사장추천위원회 사측 위원 전원을 특정 주주(1대 주주)가 추천하도록 하는 정관 개정안’에 대해 반대했다.
방미통위 추가 징계를 피하려면 임시 주주총회에서 추천위원회를 꾸려 사장을 선임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가결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 추천 사추위원 몫 배분을 놓고 이사들이 다투면서 5월28일 이후 이사회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내부 구성원들은 1대 주주 챙기기에 연연하는 김대호·신지홍 상무의 처신을 이사회 파행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대호 상무는 “어느 한쪽의 얘기만 일방적으로 나가고 있다”면서 “지금은 정관 개정안이 이사회와 주총을 통과해야 한다. 연합뉴스와 소수 주주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연합뉴스 추천 사외이사가 연합뉴스TV를 상대로 사외이사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연합뉴스TV는 5월28일 이사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안천식 사외이사에 대해 의결권이 없다며 퇴장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안 사외이사는 이튿날 새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자신은 이사의 권리의무를 계속 보유한다며 이사 지위보전 가처분을 신청했다. 8일에 잡힌 심문 기일은 가처분 당사자 적격성 문제가 불거져 이달 22일로 연기됐다. 법원의 가처분 처리 결과에 따라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연합뉴스TV는 7월 말까지 임시 주총을 열어 사추위 규정을 정관에 넣고, 사추위를 꾸려 사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임시 주총을 열려면 이사회 의결 후 45일이 필요하다. 이사회가 이달 12일 안에 정관 개정안을 의결하지 못하면 7월31일까지 사추위를 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현실화한다. 연합뉴스TV지부가 지난 4일 성명에서 이사회에 법적 리스크 해소를 강력 요청한 이유다. 연합뉴스TV는 이번 주중 이사회 소집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TV 관계자는 “이번 주 중에 이사회를 열어 주총 소집 등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