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황당한 보증보험 조건 폐지

[제427회 이달의 기자상] 박연신 SBS Biz 기자 / 경제보도부문

박연신 SBS Biz 기자.

우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합니다. 주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세금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에 돈을 더 내면서까지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합니다. 하지만 집주인의 사망이라는 변수 앞에서, 이 보험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마땅히 세입자들을 보호해야 할 순간에, 전세보증보험은 오히려 세입자들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은 제도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임대인이 사망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세입자에게 집주인의 4촌 이내 방계혈족까지 직접 찾아 상속 포기를 입증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법원 실무와 동떨어진 행정 편의적 기준으로 인해, 보험료를 납부한 가입자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절차를 떠안고 있었습니다.


많은 보도가 전세사기라는 범죄 현상에 집중할 때, 저는 제도 내부의 구조적 결함에 주목했습니다. 보증 이행이 중단된 사례가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을 확인했고, 보도를 통해 단기간 내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습니다. 현장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이를 정책 변화로 연결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역할임을 이번 취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주거 불안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사를 쓰게 돼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이번 수상은 SBS Biz가 한국기자협회로부터 받는 첫 번째 기자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쁩니다. 앞으로도 숫자와 거대 담론에 가려진 사각지대를 끝까지 추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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