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제422회 이달의 기자상] 조병욱 세계일보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조병욱 세계일보 기자.

대통령실이라는 출입처가 부끄러움으로 전락한 순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민주주의의 역행을 막고 싶었습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누군가는 정책선거를 외치고 감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20년 전 처음 국내에 매니페스토를 소개한 세계일보 선배들의 기사가 등대 역할을 했습니다. 역대 대선 공약을 확인하려던 정보공개 청구에서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약으로 제공할 정보는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유권자와의 약속이자 정치인의 임기 내 계약서라는 공약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약의 중요성을 부각하기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독일의 공약 분석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민주화 이후 대선 공약의 변천사와 의미를 해석했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했습니다. 정책선거 예산 부족, 난해한 공약집 문제 등도 집중 보도했습니다. 그 결과 선관위는 중단했던 공약집 발간을 재개했고 디지털 아카이브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다만 공약의 주체인 정당은 여전히 무관심한 상황입니다.


수습 교육이 끝나기도 전에 불려와 넉 달을 밤낮없이 고생한 정세진·장민주 기자의 헌신이 없었더라면 이 기사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팀 구성을 결단하고 응원해주신 박희준 편집인, 이천종 편집국장, 이우승·우상규 부국장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제4의 팀원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김용출 선배께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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