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은 없다, 퇴진할 때까지…"

KBS 양대 노조·직능단체, 고대영 사장 퇴진 끝장투쟁

지난달 30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로비에 20여명의 공영방송 구성원들이 모였다. 이른 출근 시간, ‘퇴진! 고대영’ ‘이사회도 책임있다 이사회를 해체하라’라고 쓴 피켓을 들고 이들은 로비 양쪽에 나란히 도열했다. 그리고 외쳤다. “고대영은 물러나라! 방송독립 쟁취 투쟁! 결사 투쟁!” 회사 간부가 지나갈 때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들이 지키고 선 로비 좌측 벽면에는 “수신료의 가치, 감동으로 전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언론노조 KBS본부와 KBS노동조합, 사내 10개 직능단체가 끝장투쟁을 선포하고 지난달 19일부터 시작한 무기한 출근길 피케팅이 열흘 째를 맞은 모습이다.


피케팅 후 대부분의 간부들은 평소 이용해 온 본관 로비 출근길을 피하고 있다. 실제 이날 출근시간 로비와 유리문 두 개를 두고 맞닿아 있는 주차장 한 블록에는 만차 시 총 24대의 승용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11대의 차량만 주차됐다.


고 사장 역시 ‘도둑 출근’, ‘지각 출근’으로 마주침을 피하고 있다. 이날까지 단 한 차례도 이들은 고 사장과 마주치지 못했다. 이날도 고 사장은 피케팅에 앞서 오전 6시30분께 출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업체인 KBS시큐리티 측은 이날 통상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로비 유리문 밖에서 피케팅을 지켜보는 기자를 “건물 밖으로 나가달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KBS 한 구성원은 “양대 노조와 기자협회, 경영협회, PD협회 등 직능단체에서 교대로 조를 짜 매일 피케팅을 진행 중”이라며 “하도 도둑 출근을 해서 어제(29일)는 평소보다 이르게 피케팅을 진행했는데 고 사장은 그보다 이른 오전 5시 좀 넘어 출근을 했다고 한다. 일부 간부를 제외하곤 이 길로 출근을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근길 피케팅에 임하는 KBS 구성원들의 방침은 단출하다. 고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끝까지 임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 지난 3일과 4일에도 피케팅은 계속 됐고, 고 사장은 ‘지각 출근’으로 이들을 피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는 “김인규, 길환영, 조대현 사장을 포함해 이렇게까지 피케팅을 피해 온 사장이 있었나 싶다”며 “고대영 사장 나갈 때까지가 기한이다. 아직 계획은 없지만 다른 단계 투쟁으로 전환하면 집 앞이나 사장실이 있는 층까지 가든가 옮겨갈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중지는 없다”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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