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지만 유튜브기자이기도 하지요"

'인기 유튜버' 이윤석 JTBC 기자

“디지털 혁신을 하려면 우선 내가 재미를 붙여야 해요.” 이윤석 JTBC 기자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올해로 5년차 방송기자로 IT분야에 유독 관심이 많던 그는 지난해 경제산업부에 발령받은 이후 신이 났다. 출시도 안 된 IT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해볼 수 있고 누구보다 관련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어서다. 그는 스마트폰 두 대를 가지고 다닌다. 한 대는 전화와 카카오톡 등 소통을 위한 기기로, 나머지 하나는 버즈피드, 카드보드 등 국내외 어플을 모아 사용해보는 용도로 쓴다. 이 기자는 “해외 언론사들이 어플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 올린 동영상 콘텐츠를 보면 정말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뉴스가 무엇인지 잘 반영한 것 같아 부러웠다”며 “우리도 다양한 유통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힘을 써야할 때”라고 밝혔다.


자기만의 특기를 살려 디지털 혁신을 도모하는 젊은 기자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에 관심이 있는 기자들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기사로 못 담은 아쉬운 부분을 재가공해 내보낸다. 특히 1분30초 분량의 짧은 리포트만 내보내야 하는 방송기자에게 온라인은 ‘못다한 뒷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소통구이다. 이 기자 또한 개인 유튜브에 방송 리포트를 재편집한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그는 현재 유튜브 팔로워 1300여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다. 지난해 갤럭시 S6와 S6엣지가 출시되기 이전에 유튜브를 통해 직접 사용기를 올리며 조회수 19만을 기록하는 등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기자는 “방송 리포트가 나갈 때마다 주변 반응을 보면, 그 이상의 것을 원하는 것을 알게 된다”며 “기존 플랫폼에선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 킬 당한 아까운 아이템을 가공하거나 이미 보도가 됐더라도 색다르게 재편집해 내보내면 그 파급력은 방송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만든 영상은 사실관계가 명확하고 정보 전달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그 기사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어 수정이 용이하다. 이 기자는 “올해 G5 사용기를 공유했더니 동영상 하단에 네티즌이 댓글을 통해 궁금한 점을 물었고, 실시간으로 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뉴스에서 더 보완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어떤 기사가 먹히는지’를 알게 됐다”며 “기사를 올릴 때마다 수용자들의 성별, 국가, 나이 등 인구통계학적인 분석이 가능해 방송리포트를 제작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딱딱한 리포트에서 벗어나 쉽고 재미있게 표현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한다. 지난 2013년 중앙일보 정치부에서 신문기자로 있을 당시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청와대 경호원의 몸싸움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직접 편집해 온라인 기사로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중앙일보 홈페이지의 조회수 TOP5는 물론이고 유튜브에서만 3만5000명 이상이 시청했다. 이 기자는 “현장 상황을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기자밖에 없지 않느냐”며 “현장감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때그때 다양한 플랫폼이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매체는 기자가 팟캐스트 등에 관심이 있어도 쉽사리 도전을 못하는 분위기라고 들었다”며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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