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그 후 40년, 위기의 숲

제292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KBS춘천 김민성 기자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친 뒤 화전이 성행하면서 ‘붉은 산’으로 불릴 정도로 산림이 황폐화되었다. 그러다 1967년 산림청이 발족하고 1973년부터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이 2차례에 걸쳐 87년까지 이어지면서 산림이 점차 푸르게 변했고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불과 40년 만에 ‘붉은 산’에서 ‘푸른 산’으로 기적을 이룬 것이다. 


산림청은 푸르게 변한 산에 있는 나무를 목재로써 활용하겠다며 지난 2009년부터 벌채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나무마다 다르지만 평균 40~50년이 지나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며 이를 베어낸 뒤 제재용이나 연료용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벌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벌채 과정에서 산림청은 정확한 기준 없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었다. 벌채지역이 처한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나무를 자르면 어느 정도 경제적 가치가 있을 지만 생각한 채 벌채가 이뤄지고 있었다. 더욱이 벌채지역 주변 지역주민들과의 사전협의도 없고,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 수준에 그쳤다.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도 없었다. 벌채한 뒤 어느 수종을 심을 것인지 조림 정책도 주먹구구식이었다.


보도 이후 산림청은 2015년 상반기까지 벌채 정책을 전면 수정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 취재를 계기로 벌채정책의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져 우리 부모세대들이 애써 가꾼 산림이 무분별하게 파괴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전문가들과 12,500km의 거리를 이동하며 전국 곳곳을 누빈 취재팀 그리고 사랑하는 건희, 건형 등 우리가족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