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단원고 재학생들의 학부모들이 ‘2학년 교실 정리’ 문제를 제기했다. 면학분위기 조성과 단원고에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없어져 학교가 존폐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학교·유가족·재학생 학부모·경기도교육청은 2학년 교실의 정리 여부를 논의했고 2학년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는 교실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교실 정리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해가 가기 전에 아이들의 빈 책상과 교실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는 교실을 기록해 아이들이 부모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
취재과정은 일단 재학생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주말을 이용했고 평소에 친분이 있었던 유가족에게 취재 협조 부탁을 드려 학교 측의 취재 허락을 받았다. 숨진 학생들의 책상 하나하나를 찍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일정한 사진 사이즈를 유지하고 각도를 유지하기 위해 책상 위 1m 높이에서 수직으로 촬영을 했다.
기획단계에서 지면과 온라인 동시 출고를 준비했다. 미리 기술팀과 의견을 나누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취재를 하면서 생긴 자료와 사진들을 기술팀에 넘기면서 기획을 진행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30일 오후 신문지면 출고와 동시에 한겨레 온라인 사이트에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공개할 수 있었다.
아직 제대로 진상규명도 되지 않았는데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 이번 기획이 희생자들을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