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권력과 싸울 땐 주눅들지 말아야"

SOPA상 오피니언부문 1등 존 버튼 코리아타임즈 칼럼니스트


   
 
   
 
2014년 국제언론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산정한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68위. 지난해에 비해 4계단이나 떨어졌고, 지난 2011년 상실했던 ‘언론자유국’ 지위를 회복하지 못해 여전히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남아 있다.

코리아타임즈의 존 버튼 칼럼니스트는 한국에서 언론 자유가 후퇴하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봤다. 8년간 특파원 생활을 했던 싱가포르(싱가포르의 언론자유 순위는 152위로 ‘언론부자유국’에 해당)의 언론환경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에서 나온 그의 칼럼 제목은 ‘싱가포르의 휘프(A whiff of Singapore)’. 이 칼럼으로 지난 11일 ‘2014 아시아출판인협회(SOPA)상’에서 오피니언 부문 1등을 차지했다.

“코리아타임즈 오영진 편집국장과 모든 동료들께 감사드린다. 칼럼 주제에 대해 제약 없이 쓰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쓸 수 있도록 배려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파이낸셜타임스 등에서 37년간 기자 생활을 했고, 그 중 26년을 일본, 싱가포르, 한국 등 아시아국가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해당 칼럼에서 국가보안법과 명예훼손, 인터넷 검열 등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논했다. 버튼 기자는 “싱가포르 정부는 모든 신문·방송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다”며 “한국의 군사정권이 이와 흡사했으나 김영삼 정부부터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진보적 길을 걸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에 들어 다시 예전으로 회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칼럼에서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한국 언론자유 순위는 싱가포르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두드러진 경제성장을 보인 국가다. 나는 한국 언론이 싱가포르처럼 어두워지지 않길 바란다. 싱가포르는 기자들에게 명예훼손 소송을 거는 방식으로 ‘벌’을 주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중국·러시아·헝가리 등에도 퍼지고 있다. 한국도 최근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가 일부 언론을 상대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버튼 기자는 “한국 정부는 진보언론과 인터넷언론을 주시하는 것 같다”며, 그 원인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벗지 못한 청와대, 유신헌법 제정에 영향을 미친 비서진”의 보수 성향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사법 독립이 보장된 국가”라며 “권력과 싸운다고 주눅 들지 말고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버튼 기자는 “한국의 미래가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고령화와 경제양극화 등이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성장 스토리는 감탄스럽지만 이제는 방향을 바꿀 시기다.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도전을 슬기롭게 해결해 과거로 회귀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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