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사무총장 '아프리카 노동자 착취' 논란
제282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CBS 김민재 기자
CBS 김민재 기자 jak@journalist.or.kr | 입력
2014.04.02 14: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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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김민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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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의 아프리카 노예 박물관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월27일 오전 홍문종 사무총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부르키나파소 이주노동자들과 화해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홍 사무총장은 노동자들과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이후 박물관 측은 “이주노동자와 모두 화해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민주노총 관계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박물관 측이 노동자들을 공항에 데려다준다더니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는 주장이었다. 이주노동자들도 “홍 사무총장이 통역조차 없는 기자회견에 왜 데려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해했다.
이것이 이번 사태에서 홍 사무총장이 남긴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후 박물관 측 역시 노동자와의 합의와 달리 박물관을 탈출했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김철기 신임관장은 지난 20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말도 없이 도망친 사람들이 먼저 찾아와 사과할 것은 사과한다면 좋게 해결해주겠다”고 답했다.
여전히 짐바브웨 출신 노동자 4명은 문제의 아프리카박물관에서 일해야 한다. 박물관을 탈출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은 한국의 이주노동자에게 흔한 일이라는 건 굳이 반복할 필요도 없는 얘기다.
박물관 사태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그나마 우리들의 졸고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 보람을 느꼈다. 특히 이번 기자상은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라는 선배들의 격려로 기억할 것이다. 이에 힘입어 우리는 앞으로도 열악한 이주와 노동의 문제에, 자본과 권력의 횡포에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기로 다짐한다.
취재과정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캡과 바이스 등 선배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홍문종 사무총장을 거론하지도 않거나 후속 취재를 진행하고도 보도하지 않은 일부 언론사와 달리 후배들의 판단과 용기를 존중하고 성심성의껏 응원한 CBS 사풍이 이번 보도를 이끌었다고 자평한다.
무엇보다도 “홍 사무총장은 강력한 정치인이어서 경찰도 정부도 너희를 도울 수 없을 것”이라는 박물관 측의 협박과 감시 속에도 용기를 낸 이주노동자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