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與 사무총장 아프리카 노동자 착취 논란' 끈질긴 취재 호평

제28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연합뉴스 ‘수백억원 벌금 미납 대주그룹 회장…’ 지역 토착기업-법조계 유착관계 고발

제28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41편이 출품돼 7편의 수상작을 배출했다. 최근 70~80편이 출품돼 5~7편이 선정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회 출품작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가 내려졌음을 알 수 있다. 12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 3편이나 수상작이 나왔고, 오랜만에 전문보도 부문 수상작을 배출했으며, 주간지가 기획보도 부문에서 선정된 것은 언론의 다양성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취재보도1 부문’에 선정된 3편은 모두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사회 현안을 파고드는 집요하고 끈질긴 언론정신, 땀 흘리며 현장의 발품을 판 기자정신이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CBS의 ‘여(與) 사무총장 아프리카 노동자 착취 논란’ 연속보도는 다문화 및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는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취사례의 피해자를 찾아내 인터뷰를 하는 등 끈질긴 취재 노력과 지속적인 기획을 통해 이 문제가 왜 중요한 사회적 현안인지를 밝혀준 수작이었다. 그러나 가해자가 집권여당의 고위 당직자여서인지 여타 언론사의 후속보도로 이어지지 못했고, 전국적인 실태 파악 등 연속성을 이끌어가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JTBC ‘염전 노예 사건 연속보도’는 염전 주위에 살고 있는 주민과 피해자의 인터뷰를 심층적으로 다뤘고, 단발성으로 끝날 수도 있는 기사를 발품을 팔아 현장감을 살린 좋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자료에 매몰될 위험성을 벗어나 피해자의 동선을 역추적하는 열정적인 취재를 통해 인권 문제를 보편적인 사회 현안으로 심도 있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YTN ‘국산 항공안전장비 총체적 부실’은 사고 발생 시 초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항공기 안전 문제를 꼼꼼하게 취재해 보도한 수작이었다. 다만 후속 심층보도로 연결돼 광범위한 사회적 현안으로 확산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경쟁자 없이 진행되는 군 관련 납품행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체적으로 분석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기획보도 신문부문’에서는 5편의 출품작 중 한겨레신문 ‘대기업으로 흐르는 나랏돈’이 부의 편중 현상과 사회적 부조리를 밝혀낸 좋은 기사의 전형이라는 호평과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개월에 걸쳐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보조금의 흐름, 공공자금 사용의 기준 등 여러 분야를 취재해 완성도를 높인 점도 돋보였다. 그러나 국가 및 공적자원의 배분 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채 대기업에만 유리했다는 결과로 연결된 점과 분야별로 세세한 기준에 대한 검증이 미비한 점 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시사IN ‘우리가 만드는 기적 4만7000원’은 독자가 격려편지와 함께 보낸 4만7천원으로 시작됐지만, 언론사가 사회의 중요한 현안을 기획 겸 캠페인으로 연결시킨 좋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명연예인 이효리씨가 참여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촉발되는 등 언론의 기획력과 사회적 연대성을 확인시켜준 훌륭한 캠페인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선정된 연합뉴스 광주·전남 취재본부의 ‘수백억원 벌금 미납 대주그룹 회장 해외 호화생활’은 지역에 기반을 둔 토착기업과 법조계의 오랜 유착관계 및 부당판결의 연결고리를 끈질기게 보도해 성과를 낸 결과물이다. 지역언론 차원에서는 오래된 현안이어서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리기가 쉽지않았지만, 집중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사회적 현안으로 끌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해외 호화생활과 노역 논란 문제는 요란했지만, 본질적인 제도 개선에 대한 지적이 약했고 후속보도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전문보도’ 부문에는 매일경제신문 ‘내 사랑 스톤-컬링 여자대표팀의 올림픽 도전기’가 선정됐다. 컬링이라는 비인기 종목에 주목했다는 점과 사진과 동영상을 이용해 온라인에 노출하는 등 새로운 언론 플랫폼을 사용해 뉴스 가치를 높이고 확산했다는 점이 평가받았다.

한편 ‘취재보도1 부문’에 출품된 CBS의 ‘서울대 음대 교수 비리 및 공채 파행’ 보도는 만연한 교수 비리와 학벌문제를 고발한 좋은 기사였으나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상대의 반론을 보장하는 당사자 취재와 복잡한 계파 갈등 등을 다각적인 현장취재를 통해 보완하면 완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보도 부문’에 출품된 뉴스토마토의 ‘KT 자회사 발 초대형 대출사기사건 보도’는 발 빠르고 의미 있는 취재보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이미 조사를 진행해온 사안으로 다른 언론사들의 의미 있는 보도도 많았다는 점에서 아쉽게도 수상에 미치지 못했다. 전통적인 속보성도 중요하지만 정확성, 취재추적 및 탐사과정, 사회적 파급력, 기획의제 설정 등이 더욱 중시되는 최근 언론상 심사의 경향을 참고해 분발하기를 격려의 말씀과 함께 제언한다. 좋은 보도를 위해 노력해준 현장기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국민의 편에 선 정론보도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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