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CBS 정신 강화할 것"
취임 20일 김준옥 CBS 보도국장
강진아 기자 saintsei@journalist.or.kr | 입력
2014.03.05 13:49:20
“CBS 정신을 뉴미디어에 어떻게 최적화시킬 것인지가 최우선 과제다. 뉴미디어 시대, 기자들은 ‘스마트 저널리스트’로 변신해야 한다.”
지난달 11일 취임한 김준옥 CBS 보도국장은 첫 임무로 보도국 공간 재배치를 단행했다. 기존 부서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스마트뉴스팀과 노컷뉴스부를 ‘뉴미디어부’ 아래 통합했다. 이른바 ‘뉴미디어 벨트’ 존이다. 정치·경제·산업·사회부 등 전통 강호 부서도 한 곳으로 모았다. “쇠도 부딪쳐야 날카로워지고 사람도 부딪쳐야 지혜로워진다. 기자들도 가까이 있어야 친해지고 아이디어도 샘솟아 나올 수 있다.”
김 국장은 CBS 초대 스마트뉴스팀장으로 근무하며 뉴미디어를 온몸으로 겪었다. 그는 “뉴미디어는 올드미디어와 달리 모든 것을 해볼 수 있다”며 “가능성이 무한한 세계”라고 말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각종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 생산을 ‘노컷뉴스’와 ‘노컷V’를 통해 구현할 계획이다. 기자들에게는 기사 작성뿐만 아니라 그래픽, 영상 등을 함께 구상하고 만드는 스마트 저널리스트를 강조한다.
역피라미드 구조 속에 선임기자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크다. 해법은 ‘인식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연장자인 데스크가 후배 기자를 교육하고 이끄는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데스크는 선·후배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허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경륜을 배우고 열정을 살리며 보다 발전할 수 있다”는 김 국장. 최근 15명으로 늘어난 선임기자도 각 의사를 존중해 대부분 현장으로 인사를 냈다.
올해 초엔 방송통신위원회가 유사보도 언론으로 CBS를 포함시켜 논란이 됐다. 김 국장은 “정부가 원죄를 망각한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1980년 강제 언론 통폐합 당시 CBS가 보도 기능을 상실하게 됐음에도 현 잣대로만 유사보도를 운운한다는 지적이다. “CBS는 설립 당시 허가서에 보도·교양 등의 역할이 명시됐다. 강제 통폐합 이전으로 원상복귀를 시키면 된다. 정부가 잘못은 묻어둔 채 종편 등 새 방송사만 만들다 보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올해는 CBS가 6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 방송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품은 만큼 김 국장은 CBS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지난 60년간 자유와 정의, 민주화와 평화, 통일을 위해 앞장서왔던 CBS의 정신을 환기시킨다는 방침이다.
“CBS의 설립 취지와 목적을 다시금 새겨야 한다. CBS의 정체성은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할 수 있는 데서 출발한다. 이념으로 갈리는 한국 언론사들 사이에 어느 한편에 서지 않은 CBS가 차지하는 역할은 독특하면서도 중요하다. 권력과 금력에 휘둘리지 않고 시시비비를 말하는 정체성을 강화, 발전하는 데 주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