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의혹' 진실 규명 호평
제27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기자상 심사위원회 jak@journalist.or.kr | 입력
2013.12.04 14:33:59
부산일보 ‘건강 최악 도시’ 지역에 바탕 둔 기획·취재 돋보여언론이 현대사회에서 권력과 자본의 횡포를 감시하고 비판함으로써 민주사회 시민들의 삶에 기여해야 한다는 기자의 사명감이 더욱 충실해지는 징후인가? 10월 기사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심사에는 출품작이 74편에 달해 최근 5년내 최다 출품의 기록을 세웠다. 매달 평균 출품작 40~60편 사이를 크게 넘어선 출품 기록이다. 최근 다양한 국내외 활동에 따라 높아진 한국기자협회와 ‘이달의 기자상’의 권위와 신뢰에 부응, 사회 모순을 파헤치려는 기자들의 특종 열망이 커지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면 지나친 것일까?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은 모두 호평 속에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심사위원들 모두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 작품들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일부 출품작의 경우 특종임을 과시하기 위해 성과와 의미를 과장하거나 타사의 경쟁작을 폄하하는 사례가 있었고, 이같은 행태는 자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음을 알린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효성그룹 수천억 탈세·국세청 검찰 고발키로’와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의혹’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효성그룹…’ 보도는 여러 건의 단독보도가 서로 다른 각도에서 다양하게 조명됐으며, 역외탈세 문제까지 다룬 점과 금융감독원의 후속 조치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효성그룹 탈세에 대한 연속 취재를 힘있게 끌고 갔으며, 다른 언론 보도를 주도한 시의적절하고 알찬 내용을 담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군 사이버사…’ 보도는 한겨레신문이 추적 취재하지 않았으면 미궁에 묻혔을 사안을 발굴해 단독 보도한 수작으로, 보도 기간 진행된 국정감사로 여론의 조명을 집중적으로 받는 운도 따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보기관과 정부 부처의 대선 개입 파문이 국민적 충격을 준 가운데 정치적 중립지대의 마지막 보루인 군마저도 대선에 개입한 사실을 밝힌 것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부문의 한겨레신문 ‘보조출연자 쥐어짜는 드라마 왕국’은 화사한 주연배우의 그늘에 가린 방송국 보조출연자들의 심각한 현실을 잘 포착해 보도함으로써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동안 많이 다뤄진 주제임에도 보조출연자들의 실태를 밀착 취재함으로써 현장 상황을 세심하게 드러낸 미시적인 접근법으로 겉보기에 화려한 방송국의 어두운 면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KBS ‘시사기획 창-후쿠시마의 진실’은 혹시 모를 방사능 피해의 위험을 감수한 취재정신을 높이 산다는 긍정적 평가와 기자라면 당연히 감수하는 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렸지만, 심사결과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의 1회성 현장취재와 달리 일상생활에서 방사능 노출 피해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후쿠시마 방사능 누출사건을 취재해온 도쿄 상주 특파원들의 고뇌와 고통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역기획보도 신문부문의 부산일보 ‘건강최악도시 부산, 공공보건의료 바꾸자’는 지역언론이 전통적인 취재방식에서 벗어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 좋은 기획기사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마저 최악의 상황에 놓인 점을 잘 보여줬고, 지역사회가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를 지방도시에 바탕에 두고 기획과 취재를 조화롭게 진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숭례문 단청 박락’ 사진작품이 선정돼 오랜만에 사진 분야의 수상작을 냈다. 단발성 사진보도지만 사진기자가 부실한 문화재 관리의 현장을 꼼꼼하게 확인해 보도했고, 정부가 이같은 보도내용을 수용해 후속 대책을 내놓고 이후 문화재청장까지 경질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큰 특종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