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1500개의 약속 - 광역의원 공약 이행실태 집중분석

제275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 / 경기일보 정진욱 기자


   
 
  ▲ 경기일보 정진욱 기자  
 
“누가 관심이나 있나요? 다들 ‘그냥 그런게 있었겠지’라고 생각하고 말죠.”

경기도의원들의 공약에 대해 취재를 시작하면서 그들의 공약에 대해 아는 것이 있냐고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식의 대답을 했다. 취재 초기 단계에서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는 지방의원의 공약에 대해 기획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그들이 내걸었던 공약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 않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큰 약속이든, 작은 약속이든 약속은 소중한 것이고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취재에 들어갔다.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경기도의원들의 공약이행도를 주제로 한 기획보도 이후 반응이 의외로 뜨거웠다. 도의원들의 공약 이행에 대해 그동안 공공이나 민간을 막론하고 단 한곳의 기관 혹은 단체에서 공약이행 점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치(?)돼 있던 도의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된 것이다. 실제 보도 이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오는 9월부터 전국 광역의원들의 공약이행도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내년 2월께 발표키로 함에 따라 도의원들은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자발적인 모습은 아니더라도 도의원들이 선거 당시 내걸었던 공약을 점검하는 모습을 보면서 환영의 뜻을 전하는 한편 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 도의원들이 내걸었던 공약은 본인의 당선을 위해 지역 유권자들에게 본인 스스로 내건 약속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실행돼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공약은 민주주의 꽃인 선거에 나선 도의원들이 내걸었던 약속이며, 그 약속을 실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의원들이 자신을 당선인으로 만들어 준 지방선거의 의미를 본인 스스로 퇴색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원들의 임기가 9개월 남짓 남았다.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존재하는 지방의원들이 자신들의 공약을 이행 완료해 지방의원에 대한 사회의 불신을 스스로 걷어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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