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압수수색
제275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TV조선 정원석 기자
TV조선 정원석 기자 jak@journalist.or.kr | 입력
2013.08.28 14: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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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정원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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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과 부침(浮沈)’
불꽃같은 여름을 보냈습니다. 아니, 보내고 있습니다.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아도 저에겐 큰 부(浮)였습니다. 제가 수습기자 때 상을 받아보겠다고 말하자, 한 선배가 저한테 “너무 일찍 상 받는 거 좋지 않아. 한 5년차 정도면 모를까.”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이 씨가 됐는지, 진짜 5년 만에 처음 받아봅니다.
지금껏 아무 말이 없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 입장에서는 침(沈)입니다. 전직 대통령이셨던 분은 물에서 허우적대는데, 아무도 구해줄 생각이 없습니다. 어차피 명예란 것은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불편함 없는 삶을 영위하는 것조차 용서할 수 없었나 봅니다.
그분에게 개인적인 원한이나, 기자로서 역사적 심판에 일조하겠다는 대단한 사명감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일가 친척까지 모조리 기사에 담아 보도할 때면 가끔 이런 느낌이 문득 듭니다. 점점 밑바닥을 알 수 없는 늪에 가라앉는 느낌이었는데, 같이 빠진 사람의 머리통을 밟고 올라 마른 땅에 선 듯한. 그렇게 해서 저의 침을 남의 침과 맞바꿨습니다.
마지막으로, 검찰도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의 신뢰를 한 몸에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분명 전두환 일가에 대한 검찰의 압박은 부(浮)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검찰 수사가 이 정도로 국민적 지지를 받아본 적이 있었나.”
‘압수수색 착수’가 확인이 돼 보고함과 동시에 보도본부의 수많은 인력들이 한 번에 압수수색 장소와 스튜디오 등으로 급파됐고, 특보가 편성됐습니다. 종합편성채널이란 굴레 안에서 고군분투하던 기자들, 이번에도 군소리 없이 맡은 바 최선을 다했고 대대적인 특보로 압수수색 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자칫 속보 한 줄이나 전화연결 정도로 끝날 수도 있었던 사안을 이렇게 큰 결과물로 만들어준 동료들과 선배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