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의회 지역대형사업 독식
제274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KBS강릉 엄기숙 기자
KBS강릉 엄기숙 기자 jak@journalist.or.kr | 입력
2013.07.31 15: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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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강릉 엄기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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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는 “의원님께서 해도 너무 해 드신다”는 지역의 목소리에서 시작됐습니다.
삼척시와 강원랜드가 함께 지역에 대형 리조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400억원 규모의 기반공사를 낙찰받은 업체 중 하나가 삼척시의회 의장이 소유한 업체였던 겁니다.
곧바로 복수의 취재원 등을 통해 해당 의원의 이권개입 의혹에 대한 정보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보를 수집하는 게 어렵지가 않았습니다. 거론된 의원에 대한 다양한 소문은 인근지역에까지 퍼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문제는 기사의 수위였습니다. 단순히 ‘해당 의원에 대한 도의적인 문제 제기’ 수준에 그친다면 문제의 본질을 바로잡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재팀은 연속기사의 첫 도화선이 된 리조트 사업에서 시작해, 방대한 삼척시의 수의계약 내역을 수집해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또, 해당 의원이 소유한 건설업체들의 등기부등본 대조를 통해 해당 의원이 재임기간 동안 지자체를 상대로 한 영리행위의 흐름을 추적했습니다.
결국 지방자치법 등으로 금지하고 있는 지방의원과 지자체와의 불법·편법 수의계약 내역들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의원이 이른바 ‘업체 쪼개기’, ‘친인척 명의 돌리기’ 방식으로 여러 개의 업체를 만들거나, 업체 운영에 참여하면서 수의계약을 따낸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관련 법을 몰라 실수로 일부 계약을 체결했다는 해당 의원의 해명을 반박할 수 있는 중요한 팩트였습니다.
“내가 처음에 의원이 되니까 읍면장들이 ‘의원님 공사 하나 하세요’ 그래요. 또 여기 앉아 있다 보면 여기저기서 부탁도 많이 와요. 나만 그런 게 아닌데요, 뭘”
취재 중 들었던 현직 시의원의 말이 자꾸 떠오릅니다. 앞으로 써야 할 기사가 너무 많을 것 같아 마음이 바쁩니다.
기사 쓰는 내내 냉철한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권혁일 선배를 비롯한 KBS강릉 보도부 식구들과 늘 힘이 돼주는 고마운 가족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