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 심사위원 최고점 득점
제27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기자상 심사위원회 jak@journalist.or.kr | 입력
2013.07.31 15:11:55
KBS전주 ‘하수관로 지하 대해부’ 지하관로 영상 확보 등 노력 돋보여제27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평소보다 많은 50편이 출품됐고 수상작도 올들어 가장 많은 10편을 배출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국정원 댓글사건 등 대선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언론의 역할이 여전히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증좌라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특히 이달에는 SBS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이 최고 점수를 받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 3편의 수상작이 배출되는 개가를 올리는 등 모처럼 지역언론의 수확이 괜찮았다. 한겨레신문은 이번에도 세편의 출품작 모두 본선에 올라 두 편이 수상하는 등 한겨레신문 기자들의 ‘상복(賞福)’을 이어갔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13편의 출품작 중에서 YTN의 ‘국정원 SNS 박원순 서울시장 비하 글 등 2만 건 포착’과 시사저널의 ‘노태우 전 대통령 은닉 비자금 추적’, 한겨레의 ‘황교안 법무장관 “원세훈 선거법 위반 적용말라”’ 등 3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YTN이 발굴 보도한 국정원 기사는 2만여건의 SNS를 일일이 분석, 보도했다는 점에서 집요한 기자정신의 개가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사내의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까지 보도한 것만도 대단하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줘야 한다는 심사위원들의 의견도 있었다.
시사저널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보도는 상대적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비해 덜 조명을 받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보도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지속적인 보도에 비해 노 전 대통령 주변 당사자들의 언론플레이에 활용된 측면도 있었다는 반론도 있었다.
한겨레신문의 ‘황 법무장관’ 보도는 함께 출품된 한국일보의 보도와 같은 검찰과의 갈등을 다뤘지만 한국일보가 선행보도했다는 점 외에는 한겨레가 황 법무장관이 ‘선거법위반 혐의 적용말라’고 지시하면서 검찰과 갈등을 일으켰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면서 사안의 본질을 정확하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호평을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공정거래의 적들-20대 그룹 10년간의 불공정’이 수작으로 꼽혔다. 대기업의 10년간의 불공정 사례들을 추적 분석 보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분석의 수준을 조금 더 높였으면 하는 아쉬움도 함께 지적됐다. 그러나 언론의 주요 광고주인 대기업과의 관계를 감안할 때 대기업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기획보도 신문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한겨레신문의 ‘권력에 춤추는 통계’는 제보 몇 개를 바탕으로 국가통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헤친 제대로 된 발굴기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통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검증과 인터뷰 등 다양한 기법으로 구성한 ‘수작’이었다.
오마이뉴스의 ‘삼성전자 A/S의 눈물’은 대기업들이 A/S까지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현실을 잘 지적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이의가 없었다. 특히 초일류 기업 삼성의 이면에 있는 하청 노동자들의 눈물에 주목하면서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노동의 가치를 다시 상기시키고 한국사회 전반의 노동무시 풍조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였다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출품된 SBS의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과 불편한 진실’은 SBS 유일의 보도제작 시사프로그램인 ‘현장 21’의 폐지 위기에서 연예병사 문제를 심층 취재, 국방부가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키로 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적잖았다는 점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카메라 취재과정에서 연예병사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다시피하면서 인터뷰한 것은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연예프로 방식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저널리즘에 입각한 취재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KBS전주의 ‘2천억짜리 엉터리 하수관로 지하 대해부’와 경인일보의 ‘OCI(전 동양제철화학) 1700억 세금사건 연속보도’, KBS강릉의 ‘삼척시의회 지역대형사업 독식 연속보도’등 3편이 뽑혔다. ‘하수관로 지하 대해부’ 기사는 취재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지하관로 영상까지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돋보인 ‘공들인’ 취재라는 호평을 받았다. 경인일보의 OCI 보도는 구청 관계자와 OCI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취재가 되지 않는 등의 일부 부족한 점이 지적되긴 했지만 수상작으로 결정하기에는 큰 흠결이 되진 않았다. ‘삼척시의회 지역대형사업 독식’ 보도는 지방의회 인사가 지역 이권에 개입, 챙기고 있다는 점을 잘 고발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조선일보의 ‘지방부채 100조 시대, 나라살림까지 흔든다’와 한겨레의 ‘전두환 재산을 찾아라’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조선의 지방부채 기획보도는 뻔할 수도 있는 지방부채라는 주제를 심층적, 입체적으로 취재하고 분석한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통계도 없다’는 등의 과장성 추측 등이 무리라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아쉽게도 수상작이 되지는 못했다.
이데일리의 ‘어윤대 지주회장 최초로 스톡그랜트 받는다’ 보도도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데일리 스스로 김승유 하나지주회장이 먼저 받았다는 점을 밝힌 점 등이 확인되면서 수상은 하지 못했다.
CBS가 재심을 요구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보도에 대해서는 지난 달 심사에서 이미 한차례 격론을 벌인 것 이상의 새로운 사항이 없다는 점에서 재심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