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의 링'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하다

'권투는 내 인생' 머투 강경래·매경 김대영 기자

“복싱의 신비함이란 어떤 고통이 와도 참고 견딘다는 것이다.”
권투의 매력에 빠져 사각 링 위에 올라선 기자들이 있다. 지난 5월 현직기자로서 처음 프로복서 라이선스를 획득한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와 두달만에 15kg를 감량하고 복서가 된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다. 이들은 권투라는 출발선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당당히 이겨냈다.



   
 
  ▲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현직 기자 첫 프로복서인 강경래 기자는 지난달 24일 한국권투위원회(KBC)가 주관하는 프로테스트에서 심판 전원일치로 프로 라이선스를 따냈다. 자신보다 13살이 젊은 선수를 상대로, 프로테스트에 응할 수 있는 제한인 만36세에 합격했다는 점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그가 복싱을 시작하게 된 건 6년 전 2007년 5월. 여느 때처럼 취재원들과 술자리를 한 다음날 아침, 눈을 떴지만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한참을 공포에 떨다 겨우 몸을 추스르고 나선 출근길. 우연히 본 전단지 한 장은 그를 권투의 세계로 이끌었다. 강 기자는 “절박한 상황에서 정말 살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며 “잦은 폭음과 과중한 업무를 이겨낼 힘이 없었고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허약했다”고 말했다.

권투는 약골 인생으로 살아온 30여년을 온전히 바꿔놓았다. 건강한 체력은 물론 긍정적인 정신으로 변화시켰다. 강 기자는 “예전에는 예민했는데 지금은 무던한 성격으로 바뀌었다”며 “예민한 것은 성격이 아니라 허약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 기사 쓰는 시간이 단축됐고, 기자생활에 더 적극적이 됐다. 강 기자는 “기자로서의 삶에 새로운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도 역시 복싱에 도전하면서 ‘꿈’을 이룬 사람이다.
“어릴 적부터 인생에서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권투 경기에 참가하는 것이었죠. 여느 486세대들이 그렇듯 박찬희, 김태식, 유명우 선수 등 세계 챔피언들의 타이틀전을 동경했고, 언젠가 한번은 링에 올라가겠다고 다짐했었죠.”



   
 
  ▲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김 기자는 지난 1월 말부터 두 달여간 회사 근처 체육관에서 틈틈이 연습했고 지난 3월30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열린 제21회 전국생활인복싱대회 40대부 60kg이하급에 출전해 준우승을 했다.

김 기자가 권투를 시작한 이유는 ‘체중 감량’ 때문이다. 2011년 정치부로 발령난 후 체중이 7kg이나 늘었다. 연이은 야근과 유독 많아진 술자리 때문이었다. 평상시 입던 옷이 몸에 맞지 않아 위기의식을 느낀 김 기자는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그때 아마추어 복싱을 즐겨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익숙했던 권투가 떠올랐다.

김 기자는 권투 입문 두달만에 15kg를 감량했다. 배고픔의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절제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자연스레 음식이나 술을 절제하는 법도 익혔다. 김 기자는 “체중을 비롯해 몸을 마음먹은 대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복싱은 ‘도전’이에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복싱을 하며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내게 원투 스트레이트 날릴 힘만 있다면 계속 전진 스텝, 계속 도전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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