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후보자 휴대전화 고리에 박정희·육영수 사진

제270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 사진 / 연합 이정훈 기자


   
 
  ▲ 연합 이정훈 기자  
 
지난 2월13일 박근혜 당선인은 초대 국방부장관에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내정했다.
초대 안보수장에 대한 초미의 관심을 대변하듯 각 언론사는 관련 기사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안인선의 여파였을까? 기사의 양에 비해 내정자의 자료 사진은 턱 없이 부족했다. 어김없이 데스크의 취재지시가 떨어졌다.

언론 경험이 많지 않은 내정자가 노출을 꺼리기 전에 그리고 국방부의 의전을 받기 전 내정자를 만나는 것이 관건이었다.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한 끝에 임시 집무실로 향하는 시간을 알아냈고 급히 차를 돌려 내정자가 집에서 나서는 모습과 전쟁기념관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 내부 모습 등을 단독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단독을 발견한 건 마감을 위해 황급히 컴퓨터를 켠 순간이었다.
사진 취재는 촬영도 중요하지만 후작업을 통해 종종 특종을 건지기도 한다.

마감하며 혹시 간과한 것이 없나 수백 장의 사진들을 찬찬히 살펴보다 유독 한 장의 사진에 눈길이 갔다. 어색하게 매달려 있던 휴대전화 고리. 확대를 해보니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이 담겨 있는 게 아닌가.

김 내정자가 친박계열임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휴대전화에 임명권자의 부모인 박 전 대통령 내외의 사진을 단 것은 의외였다.

이에 기자는 사진부장에게 즉각 보고하고 김 내정자의 휴대전화 고리를 확대 편집해 보도했으며 이는 누리꾼들의 즉각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김 내정자는 사진 보도 후 평소 두 분을 존경해서라고 밝혔다가 정치군인 아니냐는 호된 여론의 역풍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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