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국제중 부정입학 연속보도

제270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 / KBS 공아영 기자


   
 
  ▲ KBS 공아영 기자  
 
아주 작은 의심에서부터 취재는 시작됐다. 지난 2월 중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학교에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자 전형’으로 입학해 논란이 됐었다. 이런 사례가 비단 이 부회장뿐이겠냐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나눴다. 그러던 중, 한 장의 문건이 입수됐다. ‘2013년 영훈국제중학교 비경제적사배자전형’ 신입생 16명의 명단이었다.

흥신소 직원 생활이 시작됐다. 문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단 두 가지. 학생 이름과 출신 초등학교뿐이었다. 요즘은 어디나 개인정보 보호가 삼엄한 수준. 부모가 무슨 일을 하는지, 실제 사회적 배려 대상자인지 추적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맨땅에 헤딩이란 생각으로 무조건 현장으로 향했다. 졸업식에 참석했고, 11년 동안 쌓아온 모든 인맥을 동원했다. 그동안 취재원 관리가 엉망이었구나 하는 반성을 참 많이도 했다. 선후배 동료 기자들에게 SOS도 요청했다. 취재 내내 취재윤리와 아닌 것 사이에서 고뇌해야 했다. 아이들이 관련되다보니,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왔고, 후속 보도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입학하고 싶어요? 그럼 2천만원” 국제중학교는 어느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돼 있었다. 입학을 위해 밤새 공부하고, 소위 말하는 스펙을 쌓고. 국제중 입학만을 위한 학원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런 열망을 교묘하게 악용했다. 편입생이나 대기자들에게 부정한 돈을 요구했다. 직접 이런 요구를 받고 돈을 내고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의 증언은 그래서 실로 충격적이고 씁쓸했다. 이 이야기를 기자에게 풀어내준 학부모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취재에 응하기까지 말할 수 없는 고뇌의 과정이 있었지만,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셨다.

사건은 진행 중이다. 교육청이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고, 검찰수사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사실, 얼마나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지는 벌써부터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예의주시하겠다. 필요하면 후속보도도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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