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서 밀려난 중견기자들 역할 고민"
김유석 제6대 방송기자연합회장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 입력
2013.03.06 14: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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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석 방송기자연합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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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 SBS 기자가 제6대 방송기자연합회장에 취임했다. 김유석 신임 회장은 1988년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뒤 1991년 SBS에 입사해 스포츠취재부, 사회부, 경제부를 거쳐 스포츠 취재부장을 지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각종 국제 대회들을 두루 섭렵한 것은 물론,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총괄 취재팀장과 개회식 해설을 맡았을 정도로 풍부한 스포츠 취재 이력을 자랑한다. 그런 그가 보직을 내려놓고 전국 2700여명의 방송기자들을 대표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 이전 정권이 남겨놓은 상처와 과제들을 모두 떠안은 채, 지난달 7일 취임과 동시에 숨 가쁜 행보를 시작했다.
방기연은 오는 26일 출범 5주년을 맞는다. 초창기 방기연의 활동이 방송기자들 간의 친목 다지기와 방송기자 권익 지키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난 1~2년은 저널리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현업 방송기자 재교육 프로그램인 ‘저널리즘 아카데미’가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방송기자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한 ‘저널리즘 스쿨’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업 방송기자와 대학 교수들로 저널리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방송보도를 통해 본 저널리즘의 7가지 문제’라는 제목의 첫 보고서를 냈다. 기자들의 뼈아픈 자기 고백과 반성이 담긴 ‘취재 오답노트’였다. 저널리즘 특위는 첫 보고서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바탕으로 향후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뉴스가 시청률 경쟁에 매몰되면서 시청률이 방송뉴스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며 “끊임없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작업을 통해 방송 저널리즘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으로는 ‘중견기자들의 제자리 찾기’가 있다. 방송기자들의 평균 연령이 점차 고령화되는 추세에서 취재 현장에서 밀려난 중견기자들의 경험을 활용하고 방송기자로서 그들의 정체성을 찾아주는데 목적이 있다. 김 회장은 “사회가 고령화되고 정년도 연장된다는데 20년도 안 되는 세월을 현장에서 뛰고 나머지는 방송기자와 크게 관련 없는 분야에서 정년을 보내는 일이 방송계에선 다반사”라며 “한창 현장에서 뛰는 후배들의 장래를 생각해서라도 중견기자들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외국에선 60~70세가 되어서도 방송 현업에서 뛰는 사람들이 많다. 신문에서도 중견기자들을 선임기자나 개인 논설, 논평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송은 그런 면에서 취약하다. 저녁 종합뉴스에 나오는 기자들은 대부분 젊은 기자들 위주다. 머리 희끗한 사람들이 현장을 누비고 방송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당사자와 각 회사 인사팀 등의 의견을 두루 들어 대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공정보도를 부르짖다 일터에서 쫓겨난 해직기자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는 방기연의 최우선 역점 과제다. 그러나 정권은 바뀌었어도 눈앞의 벽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박근혜 정권의 초반 행보를 “이명박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촌평하며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제 역할을 하는 언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변에 쓴소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언론이라도 해야 한다. 언론에 쓴소리에도 귀를 닫으면 나중에 쓴맛을 보게 된다. 언론이 제대로 사실을 알려주고 정부 정책의 문제를 짚어주는 역할을 해줘야 박근혜 정권이 실패한 정권 소리를 듣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