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큰형 이상은 다스회장 인천공항 입국
제266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 사진 / 한겨레 김태형 기자
한겨레 김태형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12.05 15:29:43
|
 |
|
|
|
▲ 한겨레 김태형 기자 |
|
|
‘항상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취재원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유리한 것만 알리려 하고, 때로는 거짓말까지 한다.’
누구나 듣는 기자초년 시절의 교과서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단독으로 기사를 취재해내는 것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운이 더해지면 100%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 수사 시작과 함께 주요 사건 당사자인 이 대통령의 큰형 다스 이상은 회장의 입국은 모든 언론의 관심거리였다.
최종적으로 24일 저녁 7시경 중국 웨이하이를 거쳐 부산 김해공항으로 국적기를 타고 들어온다는 것까지 특검에 통보됐다. 그러나 마지못해 특검 조사에 임하는 이상은 회장이 곧이곧대로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부서 데스크의 판단이 있었다. 미리 들어올 수도 있고, 부산으로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 공항출입기자단 사이에 흘러 다니는 인천공항 낮 입국설이 더해졌다. 부산에도 한명 보내고, 인천공항에도 한명 보내졌다. 시쳇말로 ‘촉’이라고 하는 여기까지는 데스크의 몫이다.
당일 인천공항 입국장 게이트에서는 중국 웨이하이에서 30분 간격으로 들어오는 국적기 두 편에 집중했다. 이미 부산으로 저녁에 온다고 특검에 통보했으니, 이 두 편 중 하나를 타고 들어올 확률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의외로 종편 두 군데 취재진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낮 12시에 도착한 아시아나 항공편 입국자들이 들어오는 D게이트에는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실물을 본적이 없으니, 보고도 놓쳤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30분 후에 도착한 동방항공과 코드셰어한 대한항공 입국자들이 들어오는 C게이트로 옮겼다. 종편들이 계속 기다리고 있는 50미터 정도 떨어진 D에도 계속 곁눈질을 했다. 순간 대부분의 승객들이 빠져나간 C게이트 안쪽 세관신고대 안으로 이상은 회장 ‘같은’ 사람이 언뜻 보였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를 보았는지 그는 C게이트가 아닌 다른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밖에서 그가 걸어가는 방향으로 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그가 C게이트로 다시 나오고 있었다. 기자를 피하려했던 것이다. 일단 망원렌즈로 몇 컷을 누른 뒤 그에게 달려갔다.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몇 가지 물어본 것이 단독 인터뷰로 이어졌다. 광각렌즈로 그를 따라붙으면서 차량에 올라 공항을 떠날 때까지 계속 취재를 이어갔다.
이상은 회장의 입국 모습이 직접 사진으로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면, 특검 출석 전 며칠 동안 이상은 회장 측이 다른 피조사자들과 좀 더 편안하게 특검 조사에 대비했을 생각을 하니 이 사진 한 장이 새삼스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