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사(秘史) MB노믹스-이명박정부 경제실록

제266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 / 한국경제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 차병석 기자  
 
“다 끝난 이명박 정부의 경제비사(秘史)를 취재해 쓴다고? 그런 기사에 누가 관심 가질까?”
지난 5월초 ‘비사 MB노믹스’ 연재 기획안을 만들고, 막 취재에 들어가려 할 때 편집국내 상당수 선후배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앞으로 다음 대권을 누가 잡느냐가 초미의 관심인 때에 막을 내리는 정부의 경제비사가 독자들의 주목을 끌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취재팀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설령 독자들로부터 외면받는 한이 있더라도 이명박 정부의 경제를 사실(史實) 위주로 정리하고 기록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취재를 시작하면서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첫째, 특정 사안에 대해 섣불리 평가하지 말고, 최대한 팩트(Fact) 위주로만 당시 상황을 정리한다. 둘째, 정확한 팩트 확인을 위해 당시 사안에 관련된 사람을 최대한 많이 인터뷰하고, 인터뷰한 내용은 실명(實名)으로 인용한다. 우리가 의도한 것이 MB노믹스의 평가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이명박 정부 5년간의 경제정책 비사를 기록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정확한 사실만 기사화하자는 취지였다.

취재의 90%는 인터뷰였다. 인터뷰한 대상만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정운찬 전 국무총리,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 이명박 정부에서 주요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한 장관급과 핵심 당국자, 관계자 등 40여 명을 망라했다. 이들을 수차례 만나 수 시간씩 인터뷰한 녹취만 총 150여 시간 분량에 달한다.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 그것도 뒷얘기를 인터뷰에서 듣기는 쉽지 않았다. 현직은 물론 전직 관계자들도 상당수가 인터뷰 자체를 꺼렸다. 인터뷰에 응하더라도 정확한 증언을 부담스러워했다. 특히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에선 더욱 민감해 했다. 그러나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MB노믹스의 정확한 실체를 기록으로 남길 기회가 없을 것’이란 논리로 설득해 인터뷰를 성사시키고 증언도 청취할 수 있었다.

똑같은 사안이라도 입장에 따라 다른 증언이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땐 더 많은 취재원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 ‘퍼즐’을 맞추는 수밖에 없었다. 여러 취재원들의 증언 중 공통분모를 가려내고, 작은 것 하나라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작은 실수로 부정확한 역사를 기록할 수도 있고, 취재원 등의 명예를 크게 훼손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흡한 부분은 앞으로 더 많은 기자들이 취재를 통해 채워주길 기대한다. 물론 한경 특별취재팀도 그런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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