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 5·18 민주묘지 참배

제265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 사진 / 뉴시스 광주·전남 류형근 기자


   
 
  ▲ 뉴시스 광주·전남 류형근 기자  
 
9월14일 오전 휴대전화가 울렸다. 휴대전화 너머에서는 선배의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안철수 원장이 5·18묘역에 있는 것 같다. 빨리 가봐라.” 이 한마디였다.

전화를 받은 광주 남부경찰서에서 북구 운정동의 묘역까지는 20여 분 거리다. 하지만 무작정 가속페달을 밟았다. 운전을 하면서도 수만 가지 생각을 했다. ‘만날 수 있을까, 어떤 질문을 먼저 해야 하나, 비공개인데 취재가 가능할까’ 등을 고민하는 사이 10여 분 만에 묘역에 도착했다.

도착하는 순간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의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꼈다. 직원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 아직 안 원장이 돌아가지 않았음을 감지했다.

그리고 장비를 챙겨들고 민주 열사들이 안장돼 있는 곳까지 뛰어 올라갔다. 그곳에는 안철수 원장과 일행들이 참배를 마치고 추모관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미리 예상했던 취재방법은 온데간데없고 일단 카메라에 손이 갔다. 거의 동물적 반사 신경으로 셔터를 눌렀다. 안 원장과 일행도 기자처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동안 비밀리에 이동하며 잠재적 대선 후보 행보를 보이던 안 원장의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2002년 국립묘지 승격과 함께 민주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국립 5·18 민주묘지는 야권 대선 후보들이 고비 때마다 찾아 해법을 구상해 온 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호남구애의 시발점이라는 상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안 원장도 5·18묘역을 참배한 지 5일 만에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오직 뉴시스만이 역사의 한 순간을 사진취재로 오롯이 담아낸 것이다.

뉴시스 보도는 안 후보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시킴으로써 그동안 출마 여부와 시기를 놓고 벌어졌던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을 종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원장의 공식명칭은 이제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로 불리고 쓰인다. 또 안 후보는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일거수일투족이 기사화되고 있다.

안 후보는 이제 또 공개적으로 광주를 방문해 호남 표심잡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야권 단일화 방안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간에 역사의 한 순간을 유력 대선 후보와 함께 했다는 자부심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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