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노조파괴 전문…' 취재기자 끈질긴 추적 '호평'
제26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기자상 심사위원회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11.07 14:50:29
뉴시스 광주·전남 ‘초등생 납치 성폭행’ 순발력·감각 돋보여일정한 자격을 갖추면 가급적 상을 주는 것이 좋을까? 유자격자가 많더라도 일정한 숫자만 상을 주는 것이 바람직할까? 기자상 심사위원들이 고민하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격려의 필요성과 상의 권위 사이에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 들어 기자상 수상자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엔 좀 엄격하게 심사가 이뤄졌다. 이달에 출품작이 빈약한 측면도 있었지만 전체 10개 가운데 6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나오지 못했다. 수상작은 모두 5편. 강호 제현들은 더욱 용맹 정진해 심사위원들을 더 고민하게 만들어 주기 바란다.
비교적 경합이 치열했던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먼저 뉴시스 광주전남이 출품한 ‘초등생 납치 성폭행’은 1보에 이어 시시각각 속보를 쏟아내며 다양한 분석을 시도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뛰어난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였고 지역통신사로서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면서 수상작으로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동네 이름이 공개되는 등 프라이버시 침해의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구MBC의 ‘국제대회 경제효과 부풀리기’도 놓치기 쉬운 내용을 잘 포착했으며 이른바 공무원식 사고방식을 깨뜨릴 수 있는 좋은 기사라는 의견이었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노조파괴 전문 창조컨설팅, 7년간 14개 노조 깼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 기자의 끈질긴 추적이 돋보였고 파급력이 큰 기사였다는 평가였다. 같은 한겨레신문의 ‘종북세력 제1야당에도 있다’와 CBS의 ‘안철수 후보 부인, 다운계약서 작성’도 1차 심사는 통과했지만 본 심사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전자는 취재가 어려운 군부대 안에서 일어난 일을 시험지까지 입수해 보도한 노력이 호평을 받았지만 국방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일이 아니라 파급효과가 적었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후자는 후보 검증 차원에서 의미가 컸지만 불법이 아니었다는 점 등에서 수상작으로는 조금 부족하다는 의견이었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울산MBC의 ‘한반도 바다가 변하고 있다’는 그동안 기후 변화 관련 기사가 많았다는 점에서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새로운 영상으로 변화를 실감나게 보여줬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뉴시스 광주전남이 출품한 사진 작품 ‘안철수 원장 5·18 묘지 참배’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를 미리 확인한 것이라는 의미 부여가 가능한지에 이견도 있었다. 그러나 기자가 현장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과 20분 거리를 10분 만에 달려간 치열함이 인정을 받았다. 이렇게 뉴시스 광주전남이 2편의 수상작을 냈고, 지역 MBC의 2편을 포함해 전체 수상작 5편 가운데 4편이 지역 언론사의 작품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 조선경제i의 ‘정치 테마주 폭탄 돌리기 실태’와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한겨레신문의 ‘무죄의 재구성’도 1차 심사를 통과했지만 본 심사에서 탈락했다. 조선경제i 기사는 147개 종목을 전수 조사함으로써 실체적 검증을 했다는 의견과 여러 번 다룬 주제로 상식선에 그쳤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겨레신문의 ‘무죄의 재구성’도 형식이 신선하고 좋은 시도라는 평가와 내용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로 나뉘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과 ‘지역경제보도부문’,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출품작의 숫자도 각각 3편, 2편, 1편으로 아주 적었고 작품 수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
중앙일보가 ‘대입 논술이 너무해’ 기사에 대해 재심을 요청한데 대해서는 의미 있는 기사지만 수상작이 되기에는 미흡했다는 기존의 평가를 바꿀만한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이번 달에 특기할 만한 것은 채널A가 몇 달이 지난 작품 등 3편을 한꺼번에 ‘특별상 부문’에 출품했다는 점이다. 출품작은 ‘외국인학교 입시부정 연속보도’와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 인사검증 연속보도’, ‘전두환 전 대통령 은닉재산 추적보도’였다. 이에 심사위원들은 특별한 관심을 갖고 평가에 임했지만 애석하게도 1차 평가에서 모두 기준 점수에 못 미쳤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