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MBC, 정치적 목적이 본질"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 보도 한겨레 최성진 기자
원성윤 기자 socool@journalist.or.kr | 입력
2012.10.17 1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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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최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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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성진 기자는 이번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의 회동 건을 단독보도했다. 13일자 토요판 1면에 실린 이 기사는 언론계를 넘어 대선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파급력이 큰 만큼 보도 이후 여러 궁금증도 제기되고 있다. 최 기자는 MBC의 반박에 대해 “대화록 내용과 전혀 다른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대화록 입수 경위 등에 대해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MBC-정수장학회 비밀회동’을 보도하게 된 경위는.“한겨레 15일자 4면에는 저와 최필립 이사장이 인터뷰한 내용이 나온다. 거기에 중요한 대목이 있다. ‘10월 말에, 한몫을 하기 위해서’라는 말이다. 당시 어떤 것인지 거듭 물어봤다. 최 이사장은 언급을 회피했다. 10월 말을 기점으로 정수장학회 문제가 변곡점을 맞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이 문제를 계속 취재했다. 결국 이번 비밀회동의 실체까지 파악하게 됐다.”
-보도하면서 느낀 점은. “이번 보도의 본질은 국민의 재산인 공영방송 지분의 일부 매각 및 활용 방안에 대한 합의, 그리고 그 발표방안까지 극소수 이해당사자간 비밀회동을 통해 결정됐다는 것이다. MBC는 공영방송이고 정수장학회는 공익재단이다. 국민적 합의 없이 민영화(MBC)를 한다든지, 특히 ‘기업의 백(back)으로 쓰겠다(부산일보)’는 기업인들에게 ‘그냥 가져가라’고 했다는 부분을 기사로 쓰면서 언론 노동자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MBC는 도청의혹과 왜곡보도를 주장하고 있다.“당시 대화에서 이진숙 본부장은 ‘이게 굉장히 정치적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그림은 좀 괜찮게 보일 필요가 있다’고 하자 최필립 이사장은 ‘이걸(기자회견) 하게 되면 비꼬는 말이 상당히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최 이사장과 이 본부장 모두 MBC 지분 매각이 대선과 연결돼 해석될 것이란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쪽은 MBC다.”
-최필립 이사장은 올해 초 정수장학회 이사장 사퇴의사를 밝히기도 했다.“올 초에만 해도 대화를 나눴을 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사견을 전제로 ‘최 이사장께 사퇴하시는 것이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말씀드렸다. 최 이사장은 군사정권이 강탈한 장물이라는 데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고 김지태씨 유족이 헌납한 것으로 인식한다. 이미 과거사위원회 등에서 강탈로 확정지었는데도 말이다. 최 이사장은 대화록에서도 알 수 있듯 고령과 상관없이 현안과 사실관계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다.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배경을 모르는 게 아니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MBC는 검찰 고발 계획을 밝혔다.“MBC ‘뉴스데스크’에서 입장을 밝힌 것을 잘 봤다. 곧바로 수사 의뢰를 한다고 하니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고 차분히 대응하겠다. 고발을 주도하고 있는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은 종편 뉴스를 ‘순회 출연’ 하면서 대화록 내용과는 전혀 다른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더라. 미디어 담당 시절부터 취재원이었던 이 본부장과 인연을 쌓아왔는데, 얼마나 다급했으면 저럴까 싶어 솔직히 안타까웠다.”
-도청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대화록 입수경위와 공개시점은. “검찰 수사와 별개로 적절한 시점이 된다면 이 사안에 대해서 밝힐 것이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고 있는 것이다.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솔직히 설명하겠다. 현재 법무팀의 자문변호사와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