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안철수, 최태원 회장 구명운동' 유력 대선주자에 '검증의 칼날'

제26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대전방송 ‘대기업이 독차지한 급식카드 가맹점’ 지역 넘어선 전국적 이슈 ‘호평’

제26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우리 사회에 얼마나 가치 있는 현안이고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도가 중요한 평가지수의 하나인 것은 틀림없지만 ‘선행보도’와 ‘사실보도’(팩트)가 평가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전반적으로 이번 달 출품작 수는 지난달과 비슷했지만 수상기준을 넘어서는 출품작이 많지 않을 정도로 다소 긴장감이 떨어졌다.

평균적인 평가점수도 지난달에 비해 떨어져 심사위원회는 취재보도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심사평가기준을 0.15점(10점 만점 기준) 낮춰 심사에 임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8월 심사에서 논란 끝에 수상작을 내지 못한 ‘한·일 군사정보협정’ 보도와 관련해서는 세계일보와 헤럴드경제의 이의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다시 한 번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수상작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심사위의 결정을 번복할만한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는 데에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취재보도부문에서 CBS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최태원 SK회장 구명 탄원’ 보도는 진보성향의 매체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 원장에게 검증의 칼날을 들이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유력 대선주자인 안 원장에 대해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국일보의 김희중 부속실장의 저축은행 비리의혹 보도는 ‘딱 맞아떨어지는’ 팩트를 특종 보도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에 이론이 없었다. 저축은행 비리 관련기사가 쏟아지면서 관심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의 비리를 발굴해냈다는 점에서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것이다.

한겨레의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 검증 추적’ 기사는 ‘저널리즘의 본질을 보여준 좋은 기사’라는 호평과 더불어 기자가 발로 뛴 것이 아니라 야당 측 자료를 받아서 쓴 흔적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태백비리 의혹은 발품 흔적이 돋보여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서울경제신문의 ‘한국-대만 투자보장협정 맺는다’ 보도는 한·미 FTA나 한·EU FTA 등 주목받는 투자협정은 아니지만 관보 등 기자들이 평소 잘 확인하지 않는 일상적인 것들을 체크하다가 건진 특종이라는 점에서 취재기자의 미덕을 잘 살린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보도되지 않았더라도 정책적으로 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기자상 감으로는 무게가 떨어진다는 반론도 있었다.

뉴스핌의 ‘CD금리 담합설’은 보도 후 공정거래위의 조사가 시작되고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를 잘 드러낸 수작인데다 발로 뛴 품도 잘 드러난 기획기사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는 등 관심을 끌었지만 수상작에 뽑히지 못해 아쉬웠다.

기획보도부문 수상작인 한겨레21의 ‘병원OTL-의료상업화 보고서’는 취재기자가 직접 ‘가짜 환자’로 의료 상업화 현장을 취재하는 등 시도 자체가 참신하고 충실하게 현장점검을 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았다. 반면 취재결과는 시도만큼 알차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만 의료상업화 문제는 우리 언론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영리병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언론의 보도가 양적으로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TJB 대전방송의 ‘대기업이 독차지한 급식카드 가맹점’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결식아동들의 눈칫밥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급식카드를 특정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지역기사를 넘는 전국적인 이슈라는 호평도 받았다. 강원도 등 다른 지역에서 이 같은 사례에 대한 선행보도가 있어 이번 보도가 첫 보도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KBC광주방송의 ‘재해율 0%의 진실’은 사측과 노동조합이 담합해 재해율을 0%로 만들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굴 취재했다는 점에서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강원도민일보 등 5개 지방사가 공동 기획한 ‘상생협력의 지역시대를 열자’는 5개사가 공동 기획한 참신한 시도는 좋았지만 기존에 보도된 지방시대, 지방분권 기획기사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재탕삼탕’이었다는 점에서 수상요건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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