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압록강 도하훈련

제262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 / 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북한·중국 국경지역 특파원에게는 어떤 결기가 필요하다.
외국 매체 기자의 현장 취재가 극도로 제한되고, 수많은 남·북한 인사가 혼재된 공간에서 ‘보이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단기출장자처럼 ‘치고 빠지기’ 식의 활동이 불가능하고, 현지에 상주하며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하는 입장에선 일거수일투족이 부담이다.

이번 보도는 북한에 김정은 지도체제가 들어선 뒤 북·중 관계 설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된 시점에 나왔다.

중국군의 압록강 도하훈련설은 그동안 일본 매체들이 탈북자단체 등을 인용해 몇 차례 보도했으나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중국 당국은 매번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관영 매체들을 통해 이를 부인하는 자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함으로써 상대국이 공격받으면 자동으로 군사 개입한다는 ‘북중 우호협력원조조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증했다.

또 조그만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민감하게 상호 반응하는 북·중 관계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우리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 지난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김정은 지도체제의 등장 등 일련의 굵직한 사건들을 거치면서 남·북 관계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좀처럼 풀지 못하고 있다.

160만명의 조선족 동포가 거주하는 중국 동북3성 지역, 특히 북한과 중국이 국경을 맞댄 접경지에서는 우리 민족과 국가가 처한 엄중하고 냉혹한 현실이 일상에서 펼쳐진다.

‘위험’에 쉽게 뒷걸음질 칠 수 없고, 미력하나마 ‘우리의 눈’으로 현장을 지켜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족함이 많은 작품에 큰 상을 주신 이유 중에는 국내 언론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 동북지역에 파견된 특파원을 격려하고 분발을 바라는 의미도 담겨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보도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이충원 도쿄 특파원을 비롯해 전 세계 30여 곳에서 우리 국민의 알권리 수호를 위해 묵묵히 뛰고 있는 연합뉴스의 동료, 선후배 특파원들과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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