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서울 구청 친인척 채용 비리' 권력층 부정부패 감시·비판 돋보여
제26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기자상 심사위원회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07.11 15:49:00
경인일보 ‘북한 GPS 전파교란 공격’ 심각한 사회안보 상황 지적 ‘호평’권력의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시민의 삶을 지키려는 기자정신은 언론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26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들 중에는 권력의 횡포와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비판하려는 감시견(Watchdog)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들이 많았다.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에 충실하려는 주제의식, 치밀하고 끈질긴 현장취재, 국민의 눈높이에서 밝혀낸 이면의 사실들을 다룬 수작들이 많았다. 그러나 권력의 일방통행과 불통, 국민 무시, 장기화된 언론사 파업의 현실은 언론인들이 과연 제대로 된 감시견의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대해 성찰할 여지가 많으며 언론인들의 분발과 적극적인 취재보도가 필요하다는 심사위원들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CBS의 ‘현대판 음서제 서울 구청 기능직 친인척 채용비리 연속보도’는 권력층의 만연한 부패현상에 대한 꼼꼼한 취재가 이뤄졌으며, 일반인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점에서 부패한 관행을 꼬집은 좋은 기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기존에 나왔던 다른 보도들과 비교할 때 깊이 있는 심층취재 및 후속보도가 이어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지적됐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경인일보의 ‘북한 GPS 전파교란 공격 피해 단독·연속보도’는 심사위원들의 호평 속에 수상작에 선정됐다. 북한의 전파교란에 따른 민간항공기의 GPS 수신장애 피해라는 심각한 사회안보 상황을 단독으로 잘 보도했다. 내용도 꼼꼼하게 취재함으로써 특종보도의 진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남일보는 2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5·18특집-실종 32년, 우리는 그들을 잊었다’ 보도는 잊혀가는 역사를 잘 풀어낸 의미 있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5·18과 관련해 관행적인 보도 속에서 망각하고 있는 부분을 심층 추적한 기획의 참신성이 돋보였고, 32년이 지난 오늘에도 민주주의에 대한 의미를 더욱 키우고 있는 5·18의 현재적 의미와 전망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줬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광주시 산성수돗물 대란 은폐 연속 취재보도’는 그동안 자주 보도되었고 시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지 못했던 수돗물 사건을 의제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시사기획 창 ‘정의사회 구현’ 보도는 그동안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의 행태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와 다소 식상한 느낌이 있지만, 전씨 일가의 수상한 재산내역에 대해 인상적인 정보를 전달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정부당국과 국세청이 전씨에 대해 추징 의지가 없음을 확인시킴으로써 권력층에 약한 정부의 행태를 고발해 공영방송의 존재 의미를 새삼 부각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후속보도를 통해 심층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한겨레의 ‘특집기획-가난한 민주주의’ 보도는 최근 선거에서 계급성에 반하는 투표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잘 조명했으며, 저소득층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이들의 사고방식을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설문대상이 70명에 그쳐 표본수가 엄밀한 검증을 하기는 어려웠다는 점과 함께 새로운 사실을 밝히지 못한 채 통념의 확인에 그쳤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오마이뉴스의 ‘육사출신 현역대위 상관모욕죄 기소 단독보도’는 표현의 자유가 자주 무시되는 한국사회의 상황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표현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약되고 있는 현역 군인에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넓히는 기사라는 평가도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 선정된 SBS의 ‘수수료 실적으로 채용…인턴 울린 증권사’ 보도는 청년들을 착취하는 기업의 악용 현장을 취재함으로써 기업의 관행에 경종을 울렸으며, 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예방하는 측면에서 필요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사안들이 흔하다는 점에서 심층보도 및 사회 전반의 청년층 착취 형태의 관행에 대한 취재로 지평을 넓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선정된 중앙일보의 ‘수원지법 강력범 159명 성장사 추적 리포트’는 심층분석을 통해 범죄자들의 성장사를 추적한 신선한 기획이었으나 결론으로 성장과정에서 제대로 교육이 안된 점이 집중 부각되면서 ‘잘못 기르면 그렇다’라는 평범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양형보고서가 감형을 노린 경우가 많으며 범죄의 본질을 지나치게 개인에게 귀속시켰다는 비판도 받았으나 범죄의 원인을 다시 살피게 한 좋은 보도라는 평가도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 선정된 조선경제i의 ‘독버섯 기획소송 시리즈’는 기사 내용이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기획소송의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기업과 변호사간의 담합구조를 잘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사가 어렵고, 다른 분야의 소송과 함께 심층취재가 이뤄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매일신문의 ‘산사랑 &산사람’은 당초 지역기획 부문에 출품됐으나 기자의 집념, 탄탄한 기획과 꼼꼼한 현장 기록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부문을 바꿔 특별상을 수상했다. 엄청난 분량을 다룬 기자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심사위원들의 배려였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