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GPS 전파교란 공격 피해
제26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경인일보 김명호 기자
경인일보 김명호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07.11 15: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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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일보 김명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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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내 항공사 관계자로부터 흥미로운 사실을 전해 들었다. 국내외를 오가는 항공기들이 인천공항 인근에만 오면 GPS에 이상이 생긴다는 내용이었다.
작은 고장으로도 수백명의 목숨을 잃게 만들 수 있는 항공기 특성상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취재거리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항공기 시스템 오작동쯤으로 생각했지만 취재 결과 북한의 GPS전파 교란 공격에 의한 것이 분명하다는 팩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4월28일 첫 GPS 전파교란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북한의 전파공격이 이뤄지고 있으며, 피해를 당한 국내외 항공기만 수백대에 이른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이런 사실은 경인일보 5월2일자 지면에 처음 보도됐고 그 후 일주일이 넘도록 국내 언론의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북한의 GPS 전파교란은 항공기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나타난 정부 부처의 대응은 화가 날 정도로 안일했다. 항공기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토해양부는 직접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방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구실로, 국방부는 보안상 말해줄 것이 없다며 이번 일을 축소시키는 데에만 급급했다. 특히 국토부는 당초 GPS 교란으로 항공기가 직접 피해를 당한 사례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후속 취재를 통해 국내 민간항공기 3대가 착륙 도중 GPS에 이상을 일으켜 급상승 뒤 재착륙했다는 피해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는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기본적인 의무가 있다. 상대가 북한이든, 아니든 정치적 사상이나 이념이 어떠하든 간에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취재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가 한 말이 기억난다. “이번 건은 별거 아닙니다. 시간 지나면 조용해질 텐데….” 다시 한 번 언론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를 이번 취재에서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