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강력범 159명 성장사 추적 리포트
제261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 / 중앙일보 박민제 기자
중앙일보 박민제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07.11 15: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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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박민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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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팀에 오기 전 2년간 법원 출입을 했다. 매일 같이 쌓이는 수 백 건의 판결문들. 처음에는 분노하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회의가 들었다. 아무리 기사를 써도 억울한 피해자들은 계속 늘었다. 범죄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싶었고 막으려면 뭐가 필요한지를 제시하고 싶었다.
범죄의 근본원인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범죄자를 만나야 했다. 왜 그들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성장과정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야만 했다. 하지만 한두 명이면 몰라도 대규모로 범죄자를 인터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대안을 모색한 끝에 법원에 범죄자들의 성장배경 및 주변정황을 정리해 놓은 양형조사보고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설득한 끝에 수원지방법원에서 익명 처리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어렵게 얻은 자료를 범죄심리학자인 경기대 이수정 교수와 함께 분석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강력범죄자의 66.7%가 가정환경의 문제를 겪었고 67.2%가 원만치 못한 학창시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이들은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고 마지막 선을 넘어 범죄자가 됐다. 결국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를 되살려야 하며 분노를 조절 못하는 이들을 교육시키는 게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기사가 나간 뒤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대안으로 제시한 가정방문 상담 서비스 등을 시행하겠다는 교정·복지기관의 문의가 잇따랐으며 경기도에서는 분노조절 실패로 학교폭력에 이르는 청소년들의 원인과 치료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 시리즈는 끝났지만 이 주제에 대한 취재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마지막으로 기사 취지에 공감해 자료 확보에 결정적 도움을 주시고 조언해주신 서기석 수원지방법원장께 깊이 감사 드리며 수상소감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