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퇴진·YTN 복직 꼭 이뤄야"

현장복귀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


   
 
  ▲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 위원장은 21일간의 단식으로 9kg의 체중이 빠졌다. 그래선지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 사이로도 얼굴 윤곽이 단식 전보다 더 뚜렷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긴 단식과 병원에서의 회복 과정을 통해 스스로 이번 언론 파업에 대해 몇 가지 정리를 한 듯했다. 언론개혁을 위한 언론사 내적 동력의 중요성이 첫 번째고, 언론노동자의 노동자성 각성이 두 번째였다. 몸뿐만 아니라 생각도 싹 정리된 듯 표정이 홀가분해 보였다.

MBC와 YTN 승리, 언론개혁 청문회 쟁취를 위해 결정적인 한 수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그 결정타를 위해서는 물리적인 충돌도 감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22일 오전 녹색병원 병실에서 이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이날 오후 퇴원해 현장으로 복귀했다.

MBC 상황을 이 위원장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 해고를 용납할 수 없는 도발로 인식했다. 그는 “최승호 PD는 사회적인 평판뿐만 아니라 MBC 내부에서도 정신적인 구심이다. 박성제 기자도 귀감이 되는 든든한 후배다. 이들에게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언론 말살행위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재철 MBC 사장과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현 상황을 정략적인 계산으로 방조해온 박근혜 의원을 한 통속으로 묶으며 “비타협적인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의 연쇄 총파업에 대해서는 유례없는 투쟁으로 이미 새 역사를 쓰고 있다고 평가하며 “그래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언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쟁이 도달해야 할 종착점을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MBC에서 김재철을 퇴진시키고 언론장악의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그 힘으로 YTN 해고자를 복직시키는 언론대항쟁을 만들어야 비로소 싸움이 마무리된다. 이 싸움은 역사에 기록되고 후배들에 의해 재조명될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번 파업을 통해 언론노동자들이 확인한 것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언론개혁이라고 하면 방송통신위원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사장 임명권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외적 요인에 집중했지만 중요한 것은 오히려 내적인 역량이라는 것이다. 그는 “언론개혁에서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사장이 와서 인사와 경영권 전횡을 행사하려 해도 이를 견제하고 막아낼 수 있는 내적 견제장치이고 내적 역량”이라며 “사장 임명동의제, 감시체계 등 어떻게 민주화된 시스템을 갖추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쟁을 언론노동자와 타 산업 노동자들의 제대로 된 연대의 시작으로 평가했다. 다른 노동자들이 이미 겪은 손배가압류, 대체인력 투입 등의 노동탄압을 언론노동자가 겪으면서 연대의 조건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우리를 위해 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촛불집회에 가장 많이 연대한 이들은 노동자들이었다”며 “이번 투쟁을 계기로 언론노동자들이 그동안 무지했던 노동이라는 이슈에 더 열려야 하고 노동에 대한 공정보도의 기준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투쟁 속에서 많은 것을 깨우쳤지만 그것이 향후 보도와 제작에 반영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도움 받은 것을 되갚아야 하는 책무가 언론노동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