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경험 책으로 풀어내는 것도 기자의 사명"
'뉴욕이 사랑한 천재들' 펴낸 조성관 주간조선 편집위원
이대호 기자 dhlee@journalist.or.kr | 입력
2012.06.20 15: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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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관 주간조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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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관 주간조선 편집위원은 기자이자 작가다. 최신작 ‘뉴욕이 사랑한 천재들’까지 12권의 책을 펴냈다. 이 가운데 빈, 프라하, 런던을 거쳐 뉴욕에 이른 ‘천재들의 도시’ 시리즈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도시의 한때를 풍미한 천재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그 도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 시리즈는 도시문화기행이란 독특한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세상에 가볼 만한 도시는 많고 천재들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지속가능형이다. 요즘 여행의 흐름은 단순한 관광에서 문화기행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그의 책은 더 많은 여행자의 손에 들릴 것이다.
장기간 끌고 갈 독창적인 아이템에 상업성까지 갖추기란 전업작가들도 쉽지 않은 일. 이런 면에서 그는 분명 기자들이 부러워할 만한 모델 가운데 하나다. 기자로서 미래는 점점 암울해지고 재주라곤 글 쓰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기사 외 한 편의 글도 못쓰고 있는 당신이라면 더욱 그렇다.
“술과 골프를 줄이면 기자는 누구나 뛰어난 작가가 될 수 있다.” 조 편집위원이 작가를 꿈꾸지만 작가가 되지 못하는 대다수의 기자들에게 던지는 충고다. 그리고 1주일에 1시간만이라도 맑은 정신으로 글쓰기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2005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아 빈을 취재하던 중 겪은 신비한 경험으로 ‘천재들의 도시’ 시리즈를 기획하게 됐다. 눈 내리는 빈 거리에서 모차르트의 집으로 걸어가던 중 들려온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멜로디, 도시가 들려준 환청이었다.
“교향악단이 내 앞에서 연주하는 듯했다. 모차르트는 죽었지만 이 도시에서는 죽지 않았다는 느낌에 전율했다. 천재의 삶과 성취를 도시와 연결시켜 쓰자고 결심했다.”
귀국 후 빈의 천재들을 선정하고 인물연구를 했다. 도시와 관련된 팩트를 추출하고 책의 뼈대를 세웠다. 현지 취재는 사비를 털어서 했다. 이렇게 해서 2년만인 2007년 시리즈의 첫 책인 ‘빈이 사랑한 천재들’이 나왔다. 기자로서 익힌 탄탄한 글쓰기 능력에 독서와 정보수집으로 문화·예술·인문학적 소양을 갖췄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
“기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기사에는 50%도 담아내지 못한다. 혼자 간직하기엔 너무 아까운 이 경험들을 책으로 풀어내는 것이 기자의 사명 가운데 하나다.”
그는 회사 일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주말에만 작업한다. 이렇게 1~2년이면 책 한 권이 엮어진다. ‘천재들의 도시’ 시리즈는 현재 네 권까지 나왔고 열 권을 채우는 게 목표다. 다섯 번째 책이 될 바르셀로나를 향해 그는 오늘도 인문학적 상상력의 나래를 펴고 있다.